지난해 12월 29일 미국령 버진아일랜드 세인트크로이 크리스천스테드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이 지미 카터 전 대통령의 별세에 대해 언급하며 말을 멈추고 있다. 크리스천스테드/AP 연합뉴스
조 바이든 전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을 떠난 지 4개월 만에 뼈로 전이된 전립선암 판정을 받았다.
바이든 전 대통령의 개인 대변인은 18일(현지시각) 낸 성명에서 “바이든 전 대통령은 최근 배뇨 관련 증상이 악화해 검사를 받은 결과, 새로운 전립선 결절이 발견됐고 16일 전립선암 진단을 받았다”며 “글리슨 점수 9점(등급 그룹 5)으로 암세포가 이미 뼈로 전이된 상태였다”고 밝혔다. 이어 “암은 공격적인 특성을 띠고 있지만 호르몬 치료에 반응을 보여 적극적인 관리가 가능하다”며 “바이든 전 대통령과 가족은 주치의와 함께 치료 방향을 논의 중”이라고 덧붙였다.
전립선암의 악성도는 글리슨 점수로 나타낸다. 점수가 2~6점이면 예후가 좋은 ‘저위험군’, 글리슨 점수가 7~10점이고 전립선 특이항원(PSA) 혈중 수치가 20 이상이면 예후가 나쁜 ‘고위험군’으로 분류된다. 앞서 바이든 전 대통령 쪽은 지난주 전립선에서 소결절이 발견됐으며, 정밀 검사가 필요하다고 밝힌 바 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전립선암이 미국 남성 100명 중 13명이 평생 진단받을 정도로 흔한 암이라고 본다.
바이든 전 대통령은 지난 1월, 82살로 퇴임해 미국 역사상 최고령 대통령으로 기록됐다. 재임 중에도 그의 건강에 대한 의구심은 끊이지 않았으며, 지난해 대선 토론 이후 인지력 논란이 커지면서 결국 민주당 후보 자리를 당시 부통령이었던 카멀라 해리스에게 넘기고 재선 도전을 포기했다.
시엔엔(CNN) 앵커 제이크 태퍼와 악시오스 기자 알렉스 톰슨은 오는 20일 출간할 저서 ‘오리지널 신’에서 바이든 전 대통령이 지난해 6월 한 모금 행사에서 오랜 친구인 조지 클루니를 알아보지 못하는 등 인지력 저하 정황이 있었으나, 측근들이 이를 오랫동안 은폐해 왔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바이든 전 대통령의 병세 소식이 전해진 뒤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멜라니아와 나는 바이든의 최근 의료 진단 소식을 듣고 슬퍼하고 있다”며 “그와 가족에게 따뜻한 위로를 전하고, 빠르게 회복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간 선거운동 과정에서 바이든의 건강과 인지 능력을 문제 삼아왔다.
카멀라 해리스 전 부통령도 소셜미디어 엑스에 “우리는 이 시기에 바이든 대통령과 질 여사, 그들의 가족을 마음속에 두고 있다”며 “조는 항상 강인함과 낙관주의로 어려움을 이겨낸 인물이며, 이번에도 마찬가지일 것이라 믿는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