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지난해 4월 6일 경기 용인시 수지구 풍덕천사거리에서 총선 지원 유세를 하던 중 대파 헬멧을 들어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커피 한 잔 원가는 120원, 판매가는 8000~1만원”이라고 한 발언을 두고 논란이 커지고 있다. “개인 카페를 폭리 사업장으로 호도했다”고 반발하는 자영업자들이 늘어나자 국민의힘과 개혁신당도 공세 수위를 높였다.
해당 발언은 지난 16일 이 후보가 전북 군산시 유세 과정에서 경기지사 시절 계곡 불법 영업을 막은 행정 경험을 강조하면서 나왔다. 이 후보는 당시 불법 영업소를 카페로 전환했던 사례를 언급하며 “(계곡에서) 닭을 5만원 받으면서 땀 삐질삐질 흘려 1시간 동안 고아서 팔아 봐야 3만원밖에 안 남는데, 커피 한 잔은 8000~1만원을 받을 수 있는데 알아보니 원가가 120원이더라”라고 말했다.
국민의힘도 이 후보의 발언을 일제히 비판했다. 김문수 대선 후보는 이날 SNS에 “자영업자들을 마치 폭리를 취하는 악덕사업자로 보면서 민생 경제를 살린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이 후보는 즉각 사과부터 하라”고 했다.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도 “커피믹스 한 봉지도 120원이 넘는 시대인데 인건비, 임대료, 카드 수수료에 시달리며 하루 12시간씩 서서 일하는 사람들을 폭리 취하는 장사꾼처럼 몰아갔다”며 “이 후보의 발언에 커피로 생계를 이어가는 수많은 자영업자가 가슴을 쳤다”고 썼다. 한동훈 전 대표도 페이스북에 “자영업자 표적으로 포퓰리즘 공격하는 걸 보니, 이제 곧 이재명 민주당은 ‘커피 특검’하고 ‘자영업자 줄탄핵’하겠다”고 했다.
개혁신당도 가세했다. 이준석 대선 후보는 이날 “어렵게 하루하루 생업을 유지하시는 자영업자들 눈에 피눈물 나게 하는 발언을 그렇게 아무렇지도 않게 쉽게 하면 안 된다”며 “이재명이 집권한다면 만들어질 세상은 그렇게 무서운 곡학아세의 세상”이라고 지적했다.
국민의힘 내부에선 민주당이 지난해 4ㆍ10 총선을 앞두고 “대파 한 단에 875원이면 합리적인 가격 같다”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발언을 비판했던 것처럼 대선 기간 동안 이 발언을 활용하자는 제안도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자영업자들을 크게 자극할 수 있는 발언인 만큼 문제 제기를 이어갈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와 관련 민주당은 김용태 비대위원장을 허위사실공표죄로 경찰에 고발한다고 밝혔다.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공명선거법률지원단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김 비대위원장은 본인의 페이스북에 이재명 후보가 '커피 원가가 120원인데, 너무 비싸게 판다'라고 말했다고 썼다”며 “이 후보는 '너무 비싸게 판다'는 말을 한 사실이 없다”고 반박했다. 또 '120원 원가' 발언에 대해선 "이 후보는 경기도지사 재직 당시 커피 한 잔에 들어가는 원두의 원가’를 말한 것이고 그 외의 인건비나 부자재비, 인테리어비 등 제반비용을 말한 것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16일 오후 군산시 구시청광장에서 시민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