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을 흔드는 새 교황 레오 14세./로이터=연합뉴스
8일(현지 시각) 공식 즉위한 제267대 교황 레오 14세가 “우리의 첫 번째 큰 소망은 일치와 교감의 상징인 하나 된 교회가 화해된 세상을 위한 누룩이 되는 것”이라고 밝혔다.
교황 레오 14세는 이날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에서 열린 즉위 미사 강론에서 이같이 말하며 “하나 된 교회가 세상의 평화를 위한 힘이 되기를 원한다”고 했다.
교황은 “우리 시대에는 여전히 불화와 증오, 폭력, 편견, 차이에 대한 두려움, 지구의 자원을 착취하고 가장 가난한 사람들을 소외시키는 경제 패러다임으로 인한 상처가 너무 많다”고 지적했다.
그는 “모두가 함께 걸어야 한다. 작은 울타리 안에 갇혀 있지 말아야 하고, 세상에 대한 우월감을 느끼지도 말아야 한다”면서 “모든 민족의 사회적, 종교적 문화 가치를 존중하며 서로 사랑하자”고 당부했다. 또 미얀마, 우크라이나 증 전쟁 중인 지역들을 언급하며 “전쟁으로 고통 받는 사람들과 모든 희생자들, 가난한 사람들을 기억해야 한다”고 했다.
가난하고 소외된 자에 대한 배려를 강조하고 자본주의 경제체제에 비판적이던 전임자 프란치스코 교황의 핵심 가치를 잇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이날 즉위미사에 앞서 전용 의전차량인 포프모빌을 타고 광장에 나타난 교황은 성 베드로 대성당 중앙 제대 아래의 성 베드로 무덤에 경배한 후 성 베드로 광장으로 행진했다. 광장에 모인 약 10만 명의 인파는 손을 흔드는 교황을 향해 “비바 일 파파(Viva il Papa, 교황 만세)”를 외치며 즉위을 축하했다.
미사가 시작된 후 레오 14세 교황은 초대 교황이자 예수의 첫 번째 제자인 성 베드로를 계승한다는 의미를 담은 어부의 반지와 목자로서의 책무를 의미하는 ‘팔리움(양털로 만든 흰색 전례 복장)’을 착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