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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탈당하며 노골적 선거개입
국힘 무늬만 ‘내란 선긋기’ 비판
윤석열 전 대통령이 지난 3월8일 오후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에서 석방돼 지지자들에게 인사하며 걸어가고 있다. 김영원 기자 [email protected]

윤석열 전 대통령이 17일 국민의힘을 탈당했지만 정치권 안팎에선 ‘선거용 위장탈당’이란 비판이 쏟아졌다. 12·3 내란사태에 대한 반성 없이 대선 승리를 구실로 제 발로 당을 나간 터라, 정작 ‘내란 프레임 탈피’라는 국민의힘의 기대와는 거리가 멀어졌다는 평가다.

윤 전 대통령은 이날 페이스북에 “저는 오늘 국민의힘을 떠난다. 그동안 부족한 저를 믿고 함께 해주신 당원 동지들께 고개 숙여 감사드린다”며 “저는 비록 당을 떠나지만 자유와 주권 수호를 위해 백의종군할 것이다. 동지 여러분께서는 자유 대한민국과 국민의힘을 더욱 뜨겁게 끌어안아 주시기 바란다”고 밝혔다. 김문수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의 지지율 정체가 지속되면서 윤 전 대통령 출당론이 빗발치던 가운데 전격적으로 이뤄진 탈당 선언이었다. 대선 승리를 위한 마중물을 자처한 것이다.

끝까지 윤석열 책임 묻지 않은 국민의힘

하지만 국민의힘이 윤 전 대통령과 ‘절연’한 효과를 누릴 수 있을지 미지수다. 윤 전 대통령을 징계해 출당시킨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위법·위헌적 비상계엄 선포로 당을 위기에 빠뜨린 전직 대통령에 대해 최소한의 책임마저 물을 기회를 국민의힘은 걷어차버린 것이다. 되레 윤 전 대통령에게 ‘명예의 길을 열어준 것’이란 지적(김상욱 의원)이 나온 것도 같은 맥락이다. 실제로 여러 국민의힘 의원들은 윤 전 대통령의 탈당을 ‘결단’으로 추어올렸다.

이는 과거 국정농단 사태로 파면된 박근혜 전 대통령을 제명해 당에서 내보냈던 것에 견줘 가벼운 조처다. 대선 이후긴 했으나 당시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 대표로 박 전 대통령 제명을 주도했던 홍준표 전 대구시장은 “박근혜 정부의 무능력과 무책임으로 한국 보수우파 세력이 허물어진 것에 대해 철저히 반성한다”, “박근혜당이라는 멍에에서 벗어나지 않을 수 없다”고 했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헌법재판소 파면 선고 후 7일만인 지난달 11일 오후 서울 한남동 관저를 떠나며 배웅 나온 지지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일부 친윤계 인사들은 윤 전 대통령 탈당을 계기로 “반윤석열 명분 사라졌다”(김기현 의원) “역전 만루홈런 가능하다”(권성동 원내대표)며 기대 섞인 전망을 내놓고 있으나 여전히 김 후보 캠프의 ‘친윤 색채’는 짙은 상황이다. 캠프의 핵심 인사들 다수가 윤 전 대통령 탄핵을 반대하며 앞장서 비호해왔던 인물이라 당 안팎에서 “어게인, 윤석열이냐”는 반응이 나올 정도다. 윤 전 대통령 내란죄 사건 변호를 맡은 석동현 변호사가 캠프 보직을 맡았다가 직을 내려놓긴 했으나, 친윤계인 장예찬 전 청년최고위원의 복당이 허용되고, 윤 전 대통령 탄핵심판 대리인단으로 활동하며 맹목적 지지를 보내온 김계리 변호사가 입당을 신청하는 등 윤 전 대통령 탈당을 무색게 하는 흐름도 이어지고 있다.

보수논객 정규재 “언제라도 돌아올 태세”

윤 전 대통령이 당 밖에서 친윤계를 통해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윤 전 대통령은 탈당·출당론이 빗발치던 지난 며칠간 가까운 의원들과 탈당 문제를 논의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에도 탈당하며 “김문수에게 힘을 모아 달라. 반드시 투표에 참여해 달라”고 밝히는 등 대선에 적극적으로 개입하는 모습을 보였다. 보수 논객인 정규재 전 한국경제신문 주필은 이날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윤석열은 선거에 도움이 된다니 일단 당원을 버리지만 언제라도 돌아올 태세다. 그는 달라진 것이 없다”며 “저런 식의 탈당이 무슨 선거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는지 모르겠다”고 짚었다.

더불어민주당에선 “선거용 위장탈당”이란 비판이 이어졌다. 황정아 민주당 중앙선대위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내어 “내란수괴와 극우 내란 후보가 결별했다는 알리바이를 만들기 위해 짜고 친 대국민 사기극”이라며 “눈 가리고 아웅 위장 탈당쇼에 속아갈 국민은 없다”고 했다. 박경미 선대위 대변인도 18일 논평에서 “국민의힘은 윤석열의 선거용 위장 탈당쇼를 두고 ‘내란의 강’을 건넜다고 우긴다. 하지만 깊고 심대한 ‘내란의 바다’이지 쉽게 건널 수 있는 ‘내란의 개울’이 아니기에, 여전히 국민의힘은 내란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허우적거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도 17일 페이스북 글에서 “(윤 대통령이) 탈당한다고 비상계엄 원죄를 지울 수 없다. 부정선거 망상에 빠져 이 사단을 일으킨 장본인이 자유, 법치, 주권, 행복, 안보를 운운하는 것이 역겹다”며 “이 사단에 공동책임이 있는 후보가 윤석열과 함께 물러나는 것이 이준석과 이재명의 진검승부의 시작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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