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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 의전차량인 포프모빌에 탑승한 레오 14세 교황이 18일(현지시간) 바티칸 성 베드로 성당에서 즉위미사를 집전하기 위해 이동하며 군중에게 손을 흔들어보이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제267대 교황 레오 14세가 18일(현지시간) 공식 즉위했다. 교황은 이날 미사 강론에서 “지금은 사랑을 위한 때”라며 세계 각국의 분쟁 종식과 평화의 회복을 촉구했다.

레오 14세 교황은 이날 오전 10시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에서 약 25만명의 인파가 지켜보는 가운데 즉위 미사를 집전했다.

포프모빌(교황 의전차량)을 타고 광장에 나타난 교황은 성 베드로 대성당 중앙 제대 아래의 성 베드로 무덤에 경배한 후 성 베드로 광장으로 행진했다. 광장에 모인 인파는 손을 흔드는 교황을 향해 “비바 일 파파(교황 만세라는 뜻의 이탈리아어)”를 외치며 교황이 20년간 사목했던 페루와 출신국가 미국, 바티칸 시국의 국기를 흔들었다. 교황은 포프모빌을 두 번 멈춰 세우고 3명의 아기에게 축복을 내렸다고 로이터통신은 보도했다.

미사가 시작된 후 레오 14세 교황은 초대 교황이자 예수의 첫 번째 제자인 성 베드로를 계승한다는 의미를 담은 ‘어부의 반지’와 목자로서의 책무를 의미하는 ‘팔리움(양털로 만든 흰색 전례 복장)’을 착용했다. 레오 14세 교황은 성가대의 성가를 들으며 두 손을 모아 기도한 뒤, 잠시 반지를 바라보며 고개를 끄덕인 후 하늘을 고개를 들어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교황은 이날 강론에서 “그리스도인이 인류의 화합을 위한 누룩이 되는 교회를 세우자”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는 너무 많은 불화와 증오, 폭력, 편견, 차이에 기인한 두려움, 지구 자원을 착취하고 가장 가난한 이들을 소외시키는 경제 논리가 만든 상처를 보고 있다”며 “우리의 첫 번째 소망이 하나 된 교회, 일치와 친교의 교회, 화해된 세상을 위한 누룩이 되는 교회였으면 한다”고 말했다. 또 “그리스도 안에서 우리는 모두 하나”라며 “평화가 다스리는 새로운 세상을 위해 함께 걸어야 할 길”이라고 했다. 그는 지난 8일 선출 이후 연설과 삼종기도 등에서 우크라이나·가자지구 등 세계 각지에서 벌어지는 전쟁을 끝내고 평화를 되찾아야 한다는 메시지를 꾸준히 내왔다.

그는 전임 교황인 프란치스코의 선종에 깊은 애도를 표하며 “우리는 새로운 베드로의 후계자로, 그리스도교 신앙의 풍부한 유산을 지키면서 동시에 오늘날 세계의 문제와 불안에 직면할 목자를 선출하려는 열망을 하느님의 손에 맡겼다”라며 “나는 아무 공로 없이 선출됐지만, 이제 두렵고 떨리는 마음으로 형제로서 여러분에게 다가간다”라고 했다. 이어 교황은 “그리스도께서 반석이시라면, 베드로는 자신에게 맡겨진 이들을 지배하려는 독재자가 되려는 유혹에 굴복하지 말고 양들을 돌봐야 한다”며 “그는 형제들의 믿음에 봉사하며 함께 걸어가도록 부름을 받았다”라고 했다.

이날 즉위미사에서는 미국·페루의 대표자들이 외국 대표단 좌석의 가장 앞줄에 자리했다. 미국에서는 J D 밴스 부통령과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이, 페루에서는 디나 볼루아르테 대통령 등이 참석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 등 주요국 정상과 찰스 3세 영국 국왕 동생인 에드워드 왕자 등 각국 왕가에서도 바티칸을 찾았다. 러시아에서는 올가 류비모바 문화장관이 왔고 한국에서는 염수정 추기경,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등이 참석했다.

새 교황의 즉위를 직접 지켜본 신도들은 설렘과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미국 네브래스카주에서 온 이선 메닝은 “로마는 늘 가톨릭 신자에게 고향 같지만, 우리 중 한 명이 성 베드로의 보좌에 오르는 모습을 보니 예수님이 더 가까이 다가오신 것 같다”고 AP통신에 말했다. 교황의 고향인 미국 시카고 미식축구팀인 시카고 베어스의 모자를 쓴 개리 후댁은 “교황을 보게 될 거라고는 생각도 못 했다”며 “정말 보물 같은 경험이었다”고 했다.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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