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에 힘 모아달라" 후보 선출 2주 만에 탈당
윤석열 전 대통령이 지난해 5월 27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제9차 한일중 정상회의 공동기자회견을 마치고 이동하고 있다. 뉴시스
윤석열 전 대통령이 17일 국민의힘을 전격 탈당했다.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5·3 전당대회에서 선출된 지 2주 만이다. 후보 선출 직후부터 윤 전 대통령과 관계를 끊으라는 요구가 나왔던 점을 고려하면 한참 늦었다. 국민의힘은 윤 전 대통령 거취 문제를 일단락 짓고 반격의 물꼬를 텄다고 자평했다.
그는 페이스북에 "저는 오늘 국민의힘을 떠난다"고 올렸다. 탈당계도 함께 제출했다. 그러면서 김 후보 지지 의사를 밝혔다. 윤 전 대통령은 "김 후보에게 힘을 모아 달라. 반드시 투표에 참여해 달라"며 "제가 대선 승리를 김 후보 본인 못지않게 열망하는 것도 이번 대선에 대한민국의 운명이 걸려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마지막까지도 국민을 향한 사과나 반성은 전혀 없었다.
윤 전 대통령은 탈당에 따른 지지층 이탈을 우려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이 15일 취임과 동시에 "정중하게 탈당을 권고드리겠다"고 요청하는 등 당내 압박과 잡음이 커지던 상황이었다. 탈당 직후 김 후보는 "그 뜻을 존중한다"고 했고, 김 비대위원장은 "탄핵의 강을 넘어 대한민국 국민 통합을 이룰 수 있게 하겠다"고 강조했다.
1987년 민주화 이후 역대 대통령들은 대부분 탈당이나 제명을 통해 당적을 정리했다. 특히 임기 말 지지율이 낮았던 노태우 김영삼 김대중 노무현 전 대통령은 집권여당의 요구에 쫓기듯 당을 떠났다. 윤 전 대통령은 불법계엄과 탄핵의 당사자이자 대선의 원인 제공자인 만큼 당에 남아있을 명분이 없었다.
국민의힘은 내부 단합에 주력했다. 김 후보는 18일 특사단을 미국에 보내 경선 주자였던 홍준표 전 대구시장의 선대위 합류를 타진했다. 윤 전 대통령 부부와의 절연을 포함해 3가지 조건을 내걸어온 한동훈 전 대표는 20일 부산에서 첫 지원 유세에 나선다. 국민의힘은 그간 윤 전 대통령 거취 문제에 발목이 잡혀 김 후보의 부정적 이미지가 부각됐다는 판단이다. 이에 남은 대선 기간 개헌과 경제를 비롯해 차별화된 정책 이슈로 승부수를 던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