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8월 국회에서 만난 허은아 당시 개혁신당 대표(왼쪽)와 이재명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표. 뉴시스
이준석 대선 후보 측과의 갈등 끝에 개혁신당을 탈당한 허은아 전 대표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중도보수 확장 시도를 주의 깊게 지켜보고 있다”고 밝혔다.
18일 정치권에 따르면 허 전 대표는 전날 페이스북에 올린 ‘지금의 국민의힘, 과연 보수입니까’라는 제목의 글에서 “이 후보의 중도보수론이 단지 선거용 수사에 그치지 않고, 시대를 읽고 국민을 향하는 정치적 진심이길 바란다”며 이같이 말했다.
허 전 대표의 메시지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국민의힘 탈당을 비판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그는 “국민의힘은 필요할 때는 대통령을 방패로 삼고 부담스러워지면 거리두기를 해 왔다”며 “한 정당에서 두 대통령이 강제 출당과 자진 탈당으로 떠난 지금, 우리는 보수를 다시 묻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금은 권력 중심의 보수가 아니라 공동체와 책임, 상식을 회복하는 보수가 필요하다. 정치적 책임의 실종이라는 악순환에 빠진 지금의 국민의힘은 더는 보수라 할 수 없다”면서 “제가 꿈꿔온 건강한 보수의 회복을 구체적으로 설계하겠다”고 덧붙였다.
허은아 전 개혁신당 대표. 뉴시스
허 전 대표의 이 같은 입장을 두고 정치권 일각에서는 민주당 합류 가능성이 제기되기도 했다. 앞서 국민의힘을 탈당한 김상욱 의원이 이 후보를 공개 지지한 데 이어 이날 민주당에 입당했고,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 소속이었던 김용남 전 의원도 전날 이 후보 광주 유세에 참여해 지지 선언을 했다.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관계자는 허 전 대표 메시지와 관련해 “기대감을 갖고 허 전 대표의 행보를 주시하고 있다”고 연합뉴스에 전했다. 민주당은 ‘내란 종식’에 뜻을 같이한다면 누구와도 손잡을 수 있다며 외연 확장을 위한 보수 인사 영입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허 전 대표는 2020년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 비례대표로 국회에 입성한 이후 2023년 이준석 후보의 측근 그룹이었던 ‘천아용인’(천하람·허은아·김용태·이기인)으로 전당대회 최고위원 선거에 출마했다 고배를 마셨다. 이듬해 국민의힘을 탈당한 뒤 개혁신당에 합류해 대표로 선출됐지만 이 후보와 갈등을 빚은 끝에 올해 1월 당원소환 투표로 대표직을 잃고 탈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