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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침체에도 장난감·버블티·장신구 기업 활황
팝마트 매장 전경. 팝마트 누리집 갈무리

“중국의 새로운 소비자들은 기성세대가 사치스럽다고 여기는 모든 것에 기꺼이 돈을 쓴다.”

중국 광둥성 선전시의 제이엠(JM)인베스트먼트 리쇼우창 펀드매니저는 최근 중국의 젊은 소비자들의 구매 행태를 이렇게 분석했다. 16일 블룸버그 통신은 중국에서 Z세대(1995~2010년 출생)인 2억5천만명의 소비자가 경제 전반의 내수 침체 분위기와 달리 ‘감정 소비’에 아낌없이 돈을 쓰고 있다고 보도했다. ‘감정 소비’는 감정적 만족과 경험을 중시하는 소비를 일컫는다. 소비 대상은 장난감부터 장신구, 음료 등을 비롯해 여행 등 다양한 영역으로 확장하고 있다. 리쇼우창 펀드매니저는 “새로운 소비자는 자기만족을 추구하며 취미에 몰두하고, 가격에는 덜 민감하면서 감정적 연결과 즐거움을 주는 것에 소비한다”고 설명했다.

중국의 Z세대 소비자들은 일상생활에선 절약하면서, 취미 관련 소비에는 과감한 소비를 한다. 전자상거래 분야 종사자인 류메이쉬안은 블룸버그에 “(버블티 브랜드) 차지에서 쿠폰을 써서 저렴한 음료를 사지만, 케이(K)팝 스타의 트레이딩 카드(수집 목적으로 교환하는 포토 카드)에는 9600달러(약 1300만원)을 썼다”고 밝혔다. 선전의 20세 대학생 줘샤오도우는 한 대에 수백달러에 이르는 포뮬러원(F1) 미니카 수집에 빠져 식비를 줄였다고 했다.

감정 소비 열풍에 몇몇 기업은 경기 침체에도 활황 중이다. 아트 토이 기업인 팝마트, 음료 브랜드 미쉐, 중국 전통 문양을 활용한 디자인으로 인기 높은 라오푸황진이 대표적이다. 지난해 팝마트의 매출은 전년보다 106.9% 증가한 130억4000만위안(약 2조5150억원)을 기록했고, 올해 1분기에도 165%가량 성장했다. 팝마트와 미쉐, 라오푸황진의 주가는 매출 상승에 힘입어 올해 들어 2배 이상 상승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팝마트는 지난해 말까지 미국의 유명 장난감 기업 마텔이나 해즈브로보다 시가 총액이 작았지만, 이제는 이 둘을 합친 것을 넘었다. 컨설팅업체 차이나스키니 마크 태너 대표는 “이들 기업은 시장의 분위기를 잘 읽고 트렌드에 적응했다며, 인기는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고 했다.

중국의 젊은 소비자를 공략한 기업들은 주식시장으로 향하고 있다. 라오푸황진이 상장 뒤 주가가 15배 이상 오른 것이 자극제가 되고 있다. 트레이딩 카드 등을 파는 카유, 인기 패스트푸드 체인점인 위지엔샤오미엔 등은 홍콩증시에 상장 심사를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블룸버그는 “새로운 소비 열풍은 중국의 수출 주도형 성장 모델이 미·중 무역 긴장으로 위협받는 가운데, 소비 진작과 내수 확대를 최우선 과제로 삼으면서 경제 모델 전환을 시도하는 중국에 희망의 단서를 제공하고 있다”고 해석했다.

베이징/이정연 특파원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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