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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 비중 80%... 해외서 승부
미국·유럽 현지 유통망 입성
환율 상승도 호실적에 일조
하반기 2공장 가동… 생산능력 36%↑
증권가선 목표주가 ‘170만원’ 등장

삼양식품이 올해 1분기 매출액 5000억원, 영업이익률 25%를 돌파하는 등 호실적을 기록하면서, 그 배경에 대해서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20%가 넘는 영업이익률은 식품업계에서 보기 드문 수치다.

대표 브랜드 ‘불닭볶음면’을 앞세운 삼양식품은 외국에 생산 공장은 없다. 하지만 제품 10개 중 8개가 외국에서 판매될 만큼 수출 비중이 높았다. 환율 상승(원화 약세)도 수출 비중이 높은 삼양식품에 유리하게 작용했다. 공격적인 글로벌 유통망 확대 전략이 성과를 냈다는 분석이 나온다.

뉴욕 타임스퀘어에 송출되고 있는 '스플래시 불닭(Splash Buldak)' 광고 영상. /삼양라운드스퀘어 제공

16일 식품 업계에 따르면 삼양식품은 올해 1분기 실적으로 매출 5290억원, 영업이익 134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1분기와 비교해 매출은 37.1%, 영업이익은 67.2% 증가한 수치다. 특히 영업이익은 증권가 컨센서스(1045억원)를 28.2% 상회하며 어닝 서프라이즈(깜짝 실적)를 기록했다.

호실적을 견인한 것은 수출이다. 삼양식품의 1분기 해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7% 증가한 4240억원을 기록했고, 전체 매출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도 80%에 달했다. 미국, 중국, 유럽 등 해외 법인을 중심으로 전 지역에서 고른 성장세가 지속된 영향이다. 1분기 매출액 증가율(37%)은 물류비·유통 수수료 등 판관비 증가율(33%)을 넘어서며 ‘규모의 경제’ 효과도 커졌다.

올 1분기 미국 법인은 전년 동기 대비 62% 증가한 매출 9100만달러(약 1273억원)를 기록했다. 과거 편의점이나 아시안마트 등에 국한됐던 판매처가 미국 주류 유통 채널로 확대된 덕이다. 불닭볶음면은 현재 미국 내 월마트 10곳 중 9곳, 코스트코 2곳 중 1곳에 입점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양식품은 미국 전역에서 ‘불닭(Buldak)’ 브랜드 홍보에 공을 들이고 있다. 일례로 이 회사는 지난 4월 캘리포니아 인디오에서 열린 대규모 행사 ‘코첼라 밸리 뮤직 앤드 아츠 페스티벌’과 공식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제품 이색 페어링 시식과 QR연계 디지털 체험 프로모션을 전개했다. 행사 기간 불닭 브랜드 부스는 관람객 발길이 이어졌고, 온라인에서도 관련 브랜드 콘텐츠는 누적 조회수 7억5000만회 이상을 기록하며 화제를 모았다.

불닭의 인기는 중국과 유럽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올해 1분기 삼양식품 중국 법인 삼양식품상해유한공사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2% 늘어난 6억1000만위안(약 1184억원)을 기록했다. 불닭볶음면은 중국에서 ‘훠지멘’(火鷄麵)이라는 이름으로 판매된다.

현지 인기가 높아지자, 삼양식품은 지난해 말 중국 자싱시에 공장을 설립하겠다고 밝혔다. 오는 2027년 1월 준공될 중국 공장은 지난 1984년 미국 LA 공장(1998년 매각) 이후 40년 만의 첫 해외 공장으로, 중국 내수용 제품을 생산할 예정이다.

유럽에서도 불닭은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해 7월 설립된 유럽 법인은 권역 내 대표적인 대형 유통채널인 알버트하인(Albert Heijn), 레베(REWE) 등에 입점을 본격화하며 1분기 1600만유로(약 25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불닭은 네덜란드, 독일, 이탈리아, 프랑스 등의 주요 국가의 유통 채널에 속속들이 진출하고 있다.

삼양식품 밀양공장에서 엑스선(X-ray)을 통해 불량 제품을 검출한 뒤 제품을 포장하고 있다. /삼양식품 제공

올해 1분기 환율 상승에 따른 원화 약세도 삼양식품 호실적의 배경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통상 식품 기업들은 해외에서 원재료를 수입한 뒤 가공해 판매하기 때문에, 원화 가치가 상대적으로 낮아지면 수익성이 하락한다. 그러나 삼양식품처럼 매출액 대부분이 해외에서 발생한다면, 달러 등 외화로 집계된 수출액을 원화로 환산할 때 매출과 영업이익이 상승하는 효과가 생긴다.

한유정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1분기 매출에서 환 효과는 미국 113억원, 중국 90억원, 유럽 14억원, 일본·인도네시아 -5억원 등 총 211억원으로 추정된다”며 “원화 약세로 인한 원재료비 손실 등은 101억원으로 계산되며, 최종적으로 영업이익에서의 환 효과는 110억원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삼양식품은 급증한 해외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지난 2023년부터 밀양 2공장 증설에 돌입했다. 2공장은 이달 말 준공, 6월 시험 생산을 거쳐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가동될 예정이다. 이 경우 삼양식품의 연간 생산 능력은 라면 19억4000만개에서 26억3000만개로 약 36%(6억9000만개) 커진다.

오는 7월 중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상호 관세(세율 25%) 부과가 예정돼 있지만, 삼양식품이 입는 타격은 크지 않다는 전망도 나온다. 김진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상호 관세가 부과돼도 올해 연간 영업이익에 미치는 영향은 무관세 시나리오 대비 3.8% 줄어드는 수준일 것”이라며 “상호 관세는 ‘불닭’ 제품의 브랜드파워와 견조한 글로벌 수요를 고려할 때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증권가는 일제히 삼양식품 목표주가를 올리고 있다. 한화투자증권은 이날 목표주가를 170만원으로 제시하며 “비교 불가능한 성장과 수익성을 보여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다른 증권사들도 일제히 목표주가를 올려 잡았다. ▲IBK투자증권 145만원 ▲유안타증권 131만원 ▲한국투자증권·NH투자증권 130만원 ▲KB증권·신한투자증권·LS증권 125만원 등을 각각 목표주가로 제시했다.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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