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동탄신도시에서 사실혼 관계 남성에게 살해당한 여성이 경찰에 6백 장에 이르는 피해사실 관련 자료를 제출하고, 구속수사를 해달라고 강력하게 요청했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여성은 세 차례나 신고를 하고 거주지까지 옮겼지만, 결국 납치돼 잔혹하게 살해됐습니다.
백승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 리포트 ▶
경기 화성 동탄신도시의 한 오피스텔입니다.
가정폭력을 피해 집을 빠져나온 30대 여성은 지인의 오피스텔에 지난 3월부터 머물렀습니다.
지난해 9월과 올해 2월, 지난 3월까지 세 차례 가정폭력을 신고하고, 사실혼 관계인 남성을 피하려 한 겁니다.
하지만, 남성은 오피스텔 주소를 알아내 여성을 납치했습니다.
지난 12일 오전 7시, 오피스텔을 찾아가 공동현관문 비밀번호를 누르고 건물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오전 10시 19분쯤 문밖을 나선 여성을 제압해 렌터카에 강제로 태웠습니다.
테이프로 입을 막고, 손을 묶은 뒤 두건까지 씌우고 함께 살던 아파트까지 6km를 끌고 갔습니다.
오전 10시 41분, 여성이 차에서 내려 달아나자 뒤쫓아가 아파트 통행로에서 여성에게 흉기를 휘둘러 살해한 뒤 남성도 목숨을 끊었습니다.
살해된 여성은 지난달 4일에도 남성을 폭행 강요 등의 혐의로 고소했고, 지난달 17일엔 1년간의 피해 사례를 녹음한 녹취록 등 6백 장 분량의 자료를 제출하며 남성을 구속 수사해달라고 강력하게 요청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그런데도 경찰은 10여 일에 넘게 관련 서류도 만들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3차례의 가정폭력 신고에 별도의 고소와 증거 제출이 이어졌지만 죽음을 막지 못한 겁니다.
경기 화성동탄경찰서는 "내부적으로 구속영장 신청이 필요하다고 보고 검토하고 있었다"면서 "자료가 6백 장이 넘어 살펴볼 시간이 필요했다"고 해명했습니다.
또 피해자가 고소한 이후 매주 안전 여부를 전화로 확인했다고 말했습니다.
경기남부경찰청은 화성동탄서의 조치가 문제가 있다고 보고 수사 감찰에 착수했습니다.
MBC뉴스 백승우입니다.
영상취재: 윤병순 / 영상편집: 배우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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