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순방 2번째 방문국 카타르와
1조2000억 달러 ‘안보·경제 패키지’
보잉 항공기, 양자컴퓨팅 투자 포함
카타르, F15 공중호위·테슬라로 지상호위
트럼프 방문에 극진한 환대 연출
1조2000억 달러 ‘안보·경제 패키지’
보잉 항공기, 양자컴퓨팅 투자 포함
카타르, F15 공중호위·테슬라로 지상호위
트럼프 방문에 극진한 환대 연출
중동 순방 중인 도널드 트럼프(맨 왼쪽) 미국 대통령이 14일 카타르 토하의 루살리궁에서 셰이크 타밈 빈 하마드 알사니(가운데) 카타르 군주와 나란히 서있다.AP연합뉴스
[서울경제]
중동 순방 중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사우디아라비아에 이어 카타르에서도 대규모 수출 및 투자유치 거래를 체결했다. 안보 지원 및 협력 대가로 걸프 지역 부국에서 거액의 '오일 머니'를 받는 '안보-경제 패키지 거래'를 잇따라 성사시켰다.
백악관은 14일(현지 시간) 보도자료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이 카타르에서 최소 1조2000억 달러(약 1678조원) 가치의 경제교류를 창출하는 합의에 서명했다고 발표했다. 세부적으로 보잉과 GE에어로스페이스는 카타르항공과 960억 달러 규모의 계약을 체결했다고 백악관은 전했다. 미국산 보잉 787 드림라이너와, GE에어로스페이스 엔진에 의해 구동되는 보잉 777X 등 항공기 210대를 카타르가 구매하는 계약이다. 백악관은 "이 역사적인 계약은 미국에 연간 15만4000개의 일자리를 지원할 것이며, 생산과 인도의 전 과정에 걸쳐 미국에 100만개 이상의 일자리를 지원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항공 관련 이날 카타르 수도 도하에서 셰이크 타밈 빈 하마드 알사니 카타르 군주(에미르)와 정상회담한 뒤 바드르 무함마드 알미르 카타르항공 최고경영자(CEO)와 켈리 오트버그 보잉 CEO의 서명식을 지켜봤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만 금액에 대해 백악관이 발표한 금액의 두배 수준인 "2000억달러(약 280조원)"라고 표현했다. 그는 "2000억 달러가 넘는 정말 대단한, 기록적인 계약"이라며 "보잉에 축하를 보낸다"라고 말했다. 이어 "보잉 역사상 최대 규모의 항공기 주문"이라며 "꽤 좋은 계약"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미국의 에너지 전문 엔지니어링 기업 맥더모트는 ‘카타르 에너지’와 핵심 에너지 인프라 구축 관련 파트너십을 체결해 85억 달러 규모의 7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고, 솔루션 공급업체 파슨스는 970억 달러 규모의 30개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수주했다고 백악관은 소개했다.
양자 컴퓨터 분야에서 10억 달러 규모의 투자도 이끌어냈다. 양자컴퓨팅 기업 퀀티넘은 카타르 기업 알 라반 캐피털로부터 미국의 최첨단 양자 컴퓨팅 기술과 인력 개발 부문에 최대 10억 달러의 투자를 받는 계약을 체결했다. 미국 방산업체 레이시온과 제너럴 아토믹스는 각각 드론 방어 역량 강화, 무인 군용기(MQ-9B)를 공급하는 내용으로 10억 달러, 20억 달러 규모의 계약을 체결했다. 백악관은 “오늘의 합의는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카타르 안보 협력 관계에 대한 카타르의 방위 분야 투자를 가속해 역내 억지력을 강화하고 미국 산업계가 혜택을 보게 하려는 의도를 보여준다”고 밝혔다.
미국과 카타르는 안보 파트너십 강화를 위한 의향서에도 서명했다. 이 의향서는 방공과 해상 안보 관련 카타르의 미래 안보 역량을 미국이 지원하는 내용 등을 담고 있으며 잠재적으로 380억 달러 규모의 투자를 계획을 담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4일(현지 시간) 중동 순방 2번째 방문국으로 카타르에 도착해 군주의 업무 공간인 아미리 디완까지 이동하는 동안 카타르 경찰이 빨간 테슬라 사이버트럭 2대가 포함된 차량으로 트럼프 대통령 전용차량을 호위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부터 16일까지 집권 2기 취임 후 첫 외국 방문길에 올라 중동을 순방 중이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첫 방문국 사우디아라비아를 떠나 대통령 전용기 옆으로 카타르 공군 소속 F-15 전투기의 호위를 받으며 카타르로 이동했다. 공항에서는 셰이크 타밈 하마드 알 타니 카타르 군주(Emir)가 직접 나와 빨간색 카페트 위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맞이했다. 도착 이후 이동하는 길에는 빨간 테슬라 사이버트럭 2대가 포함된 차량 행렬의 호위를 받았다. CNN은 “리얼리티 TV쇼 스타 출신인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방문을 연출하는데 예민하게 신경을 쓰는데, 카타르 측은 그를 환영하기 위해 온갖 노력을 기울였다”며 “사이버트럭 호위는 트럼프 대통령의 최측근인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를 염두에 둔 것”이라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카타르 군주를 “친구”라고 부르면서 “이제 우리는 가장 높은 역량으로 협력할 수 있다”고 화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나는 카타르가 러시아-우크라이나 등 다른 지역에서 우리를 돕는 데 매우 적극적으로 관여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아마 오늘과 내일(15일), 솔직히 금요일(16일)에도 매우 좋은 소식이 나올 것 같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