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명구 조지연 이용 등 '친윤' 핵심 인사 포진
尹 친구 석동현 합류… "절연도 모자랄 판에"
尹 친구 석동현 합류… "절연도 모자랄 판에"
윤석열 전 대통령이 지난해 8월 30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에게 임명장을 수여한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 사진기자단
"'어게인(Again) 윤석열'이냐. 탄핵의 강을 건너도 모자랄 판에 왜 거꾸로 가는 거냐." (국민의힘 관계자)
김문수 대선 후보 선거대책위원회 면면을 놓고 국민의힘에선 '윤석열 캠프 시즌2'라는 자조 섞인 평가가 나오고 있다. 실제 선대위에 합류한 인사 면면부터 심지어 그들이 맡은 역할까지 3년 전 윤석열 전 대통령 대선 캠프와 데칼코마니다. 윤 전 대통령과 절연론이 우선과제로 떠오른 상황에서 선대위 인선은 정반대로 흐르며, 새로운 인물 수혈까지 가로막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당장 캠프의 핵심으로 꼽히는 △일정 △메시지 △수행을 맡은 인물이 지난 대선과 판박이다. 14일 국민의힘에 따르면, 김 후보 캠프의 일정단장은 강명구 의원이, 메시지단장은 조지연 의원이, 수행단장과 부단장은 각각 이만희 의원과 이용 전 의원이 맡고 있다. 이만희 의원은 3년 전 윤석열 당시 대선 후보의 '수행단장'이었다. '윤석열 호위무사'로 불린 이용 전 의원의 경우 '수행실장'에서 '수행부단장'으로 이름만 바꿨을 뿐, 하는 일은 동일하다.
강 의원과 조 의원은 지난 대선 당시 캠프 내에서 별도의 타이틀을 달지 않았지만, 각각 일정과 메시지 등 핵심적 역할을 도맡았었다. 이번에도 그 업무의 연속성을 살린 것이다. 또 다른 당 관계자는 "대선의 중심은 후보이고, 후보의 일정과 메시지가 사실상 선거운동의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며 "능력이 검증됐다고 하지만, 국민들이 어찌 받아들일지는 모르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화룡점정'은 윤 전 대통령 40년 지기로 알려진 석동현 변호사의 합류다. 탄핵 반대(탄반) 전면에 나서온 석 변호사는 전날 선대위 시민사회특별위원장 자리에 임명됐다. 석 변호사는 아스팔트 강성 보수 색채가 강한 인물이기도 하다. 지난 총선 당시 국민의힘 공천에서 고배를 마시자,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가 주도하는 자유통일당으로 넘어가 비례대표 2번을 받아 출마한 이력이 있다. 김 후보와 전광훈 목사 연대설의 불씨를 지워내지 못하는 배경이다.
한 재선 의원은 "지역에서 열심히 선거운동을 하더라도, 저런 인선 소식에 무너지는 것"이라며 "바닥에서 달라지겠다고 아무리 노력한들 한순간 물거품이 되지 않느냐"고 한숨을 내쉬었다. 윤 전 대통령 그림자에 발목 잡힌 상황을 개탄하다보니, 자조 섞인 농담마저 나오는 상황이다. 김 후보는 전날 대구의 한 반려동물 전문병원을 찾아 주인에게 버려진 뒤 동상에 걸려 다리를 절단한 유기견 '치토리'의 사연을 들었는데, 윤 전 대통령 반려견 '토리'가 연상된다는 말이 나왔다.
친윤 의원들의 전면 포진에 알력 다툼도 가시화하는 분위기다. 보수 진영의 최대 외곽조직으로 통하는 이영수 새로운미래를준비하는모임 회장의 캠프 보이콧이 대표적이다. 국민의힘 대표적 조직통으로 꼽히는 이 회장은 "선거를 치러본 경험도 없는 인사들이 조직을 좌지우지하려 한다"며 "극단적 정치 성향을 가진 사람들도 많아서 함께할 수 없겠다고 판단했다"며 캠프에 합류하지 않기로 했다. 김 후보의 경기지사 시절부터 함께 일한 원년 멤버들과 친윤 의원들 사이에 기싸움도 여전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덕수 전 총리 단일화를 밀어붙이며 김 후보를 뽑아내려 할 때는 언제고, 이제와서 뒤늦게 숟가락을 얹으려 한다는 불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