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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반, 3월부터 오너일가 및 특수관계자 지분 매입 노려
산업은행 지분도 언젠가 시장에 나올 것으로 판단
조원태 회장 우호지분 포함시 45.5%지만 개인 지분 적어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지난 3월 서울 강서구 대한항공 본사에서 열린 신규 CI 공개 기자간담회에 참석,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스1

이 기사는 2025년 5월 13일 17시 37분 조선비즈 머니무브(MM) 사이트에 표출됐습니다.

호반그룹이 LS에 이어 한진칼 지분율까지 끌어올린 가운데, 호반 측이 연초부터 지분을 확대하기 위한 준비 작업을 한 정황이 포착됐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의 어머니인 이명희 정석기업 고문은 주기적으로 한진칼 지분을 매도해 왔는데, 이 고문이 보유 중인 지분을 매수할 수 있을지 가능성을 타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호반은 한진칼 지분을 늘리기 위해 재무적투자자(FI)들과도 접촉한 것으로 전해진다(관련 기사☞LS·한진칼, 호반이 주주로 깜짝 등장한 두 회사의 공통점). 만약 한진칼 지분 대량 보유자가 지분을 매각한다면, 호반은 비교적 수월하게 많은 지분을 확보할 수 있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산업은행이 한진칼 지분을 10% 넘게 갖고 있는 것도 호반 입장에서 나쁠 게 없다고 해석한다. 대한항공이 유일무이한 국적기인 만큼 산은이 보유 지분을 계속 갖고 있을 수도 있지만, 반대로 제3자에게 매각할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누가 지분을 사가느냐에 따라 조 회장의 백기사 지분이 줄어들 수도 있다.

호반건설, 이명희 고문 측 지분 매수 원했다?... 회사 측 “사실 아냐”
1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주)호반과 호반호텔앤리조트는 한진칼 지분을 각각 0.05%, 0.96%씩 장내매수했다고 전날 공시했다. 기존에 호반건설과 호반호텔앤리조트가 11.5%, 5.85%씩 갖고 있었기 때문에 이번 매수로 인해 호반 측 지분율이 총 18.46%로 높아지게 됐다.

호반과 최대주주 조 회장 측 지분(19.96%)의 격차는 기존 2.5%포인트에서 1.5%포인트로 줄어든 상황이다. 대주주를 바짝 추격하고 있는 만큼, 이제는 작은 변수에도 지분율이 역전될 가능성이 있다. 바꿔 말하면 조 회장과 호반 모두 0.1%가 아쉬운 상황이 된 것이다. 시장에서도 이런 가능성을 감지했고, 이날 한진칼 주가는 상한가로 직행했다.

호반그룹은 단순 투자 목적으로 지분을 매입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지만, 이미 3월 초부터 물밑에서는 경영권 분쟁 시나리오까지 고민해 온 것으로 확인됐다.

호반그룹이 기대하는 것은 이 고문 물량으로 알려졌다. 이 고문은 현재 한진칼 지분 2.09%를 갖고 있다. 작년 8월과 9월 36만7535주를 블록딜(시간 외 대량매매)로 처분하며 지분율이 2.68%에서 2.09%로 낮아졌다. 누구에게 팔았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이 고문의 친정, 즉 조 회장 외가 쪽에서 보유 중이던 지분이 블록딜 방식으로 누군가에게 매각됐다는 얘기도 나오지만, 조 회장 외가 쪽은 최대주주의 특수관계인으로 묶이지 않아 지분 보유 및 처분 여부가 확인되지 않는다.

이에 대해 호반건설은 사실이 아니라고 주장한다. 호반건설 관계자는 “조 회장 일가의 지분을 확보할 거라면 왜 굳이 작년 3월부터 꾸준히 주식을 장내매수했겠느냐”고 반박했다.

이 고문이 아들의 경영권을 흔들고자 호반에 주식을 매도하는 것도 현실성은 낮다. 어머니 이 고문은 지난 2019년 아들 조 회장과 장녀 조승연(개명 전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경영권 분쟁을 시작할 당시 조 전 부사장 쪽을 지지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었다. 이후 조 전 부사장이 사모펀드 KCGI 등과 연대하자 조 회장을 지지한다는 입장문을 발표했다. 현재는 이 고문과 차녀 조현민 진에어 부사장 모두 조 회장과 ‘의결권 공동 행사’에 합의한 상태다.

산은 지분 10.6% 시장에 나올까… 판다면 누가 살지도 관건
한진칼에 산업은행이 주요 주주로 있다는 점도 변수 중 하나다.

산업은행은 2020년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한진칼을 도와 자본을 댔다. 한진칼에 돈이 부족했고, KCGI·반도건설·조현아 ‘3자연합’과의 경영권 다툼이 치열한 상황이었기에 조 회장의 경영권을 안정시킬 필요성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에 산은은 제3자배정 유상증자 방식으로 5000억원을 투입해 지분 10.6%를 확보했으며 조 회장과 지분 공동 보유 계약을 맺고 사실상 우군으로 합류했다.

산은이 지분 10.6%를 언제 어떻게 처분할지는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 일각에서는 산은이 해당 지분을 반영구적으로 보유할 가능성도 있다고 본다. 이제 대한항공이 국내 유일 국적기 항공사인 만큼, 지분을 계속 갖고 있을 만한 당위성이 있다는 것이다.

과거 산은 고위 관계자는 “해외에서도 국책은행이나 정부가 국적기 항공사 지분을 직접 보유하고 있는 사례가 많다”고 말한 바 있다.

실제로 네덜란드 정부는 자국의 대표 항공사인 KLM의 모회사 에어프랑스-KLM 그룹의 지분 9.3%를 보유 중이다. 이탈리아 정부는 2020년 파산한 알리탈리아를 대신해 국영 항공사 ITA에어웨이즈를 설립하고 지분 59%를 보유 중이다.

다른 한편에서는 정부 정책금융기관인 산은이 민간 기업에 대한 투자를 언젠가는 정리하는 게 원칙이라며, 대한항공-아시아나의 합병 이후 적당한 시기에 지분을 매각할 것이라는 예상을 내놓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 경우 산은이 지분을 누구에게 매각하느냐가 중요할 텐데, 호반이 강력한 2대주주로 있는 한 새로운 전략적투자자(SI)가 들어오긴 힘들 것이고 재무적투자자(FI)가 들어와 지분을 들고 있다가 조 회장이나 호반에 비싸게 되파는 방안을 고려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상열 호반건설 회장. /뉴스1

조원태 개인 지분 5.78% 불과… 델타 14.9%는 백기사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조 회장은 보유 주식 207만5000주를 담보로 705억원을 대출받은 상태다. 보유 지분의 절반 이상을 담보로 제공할 정도로 자금 여력이 많지 않아 추가로 지분을 확보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조 회장 개인이 갖고 있는 지분은 5.78%에 불과하다.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 지분 19.96%는 어머니 이 고문(2.09%)과 과거 경영권 분쟁 때 오빠 조 회장의 편을 들었던 조현민(5.73%) 부사장, 정석인하학원(1.9%), 일우재단(0.14%), 정석물류학술재단(0.95%), 대한항공 임직원 자가보험(2.27%), 대한항공 사우회(1.09%) 지분까지 모두 포함한 수치다.

다만 업계에서는 미국 델타항공이 보유한 지분 14.9%도 조 회장의 확실한 우호 지분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델타항공과 산은을 사실상 조 회장의 백기사로 보면, 현재로서 조 회장 및 백기사 지분은 총 45.55%에 육박한다.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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