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에 도착해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의 환대를 받으며 걸어가고 있다. AP연합뉴스
13일(현지시간) 중동 순방길에 오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사우디아라비아에 도착해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의 극진한 환대를 받았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 사우디 수도 리야드의 킹 칼리드 국제공항에 도착해 빈 살만 왕세자의 영접을 받았다.
트럼프 대통령 맞이는 사우디 착륙 30분 전부터 시작됐다. 사우디 공군 F-15 전투기는 3대씩 트럼프 대통령 전용기(에어포스원) 양옆을 근접 에스코트했다. 공항에 내린 에어포스원 계단에서부터는 보라색 카펫이 깔렸다. 사우디 왕실은 2021년부터 고위 인사를 맞이할 때 통상적으로 쓰이는 붉은색 카펫 대신 보라색 카펫을 제공한다.
13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탄 전용차 ‘더 비스트’를 사우디아라비아 의장대가 호위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빈 살만 왕세자는 웃으면서 두 손을 내밀어 트럼프 대통령을 맞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왼손을 왕세자 어깨 쪽에 올리며 친분을 과시했다. 빈 살만 왕세자가 직접 공항에 나와 예우한 것은 3년 전 조 바이든 전임 미국 대통령 방문 때와는 사뭇 다른 모습이라고 AP통신은 전했다.
2017년 사우디의 반체제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암살 배후로 빈 살만 왕세자를 지목해 오랫동안 그와 껄끄러운 사이였던 바이든 전 대통령은 2022년 사우디를 방문해 관계 재설정에 나섰다. 당시 공항엔 왕세자보다 격이 낮은 칼리드 알파이살 메카주 주지사가 나왔다. 바이든 전 대통령은 왕궁에 도착한 후 빈 살만 왕세자와 ‘주먹 인사’를 나눠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빈 살만 왕세자와 인사를 나눈 후 공항 안 건물로 이동해 사우디 전통식 아랍 커피를 대접받았다. 사우디 왕궁에선 또 한 번 ‘커피 의식’을 치렀다. 트럼프 대통령의 전용차 ‘더 비스트’는 이번엔 아라비아 말들의 에스코트를 받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의 왕궁에서 모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와 회담하고 있다. AP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은 이후 빈 살만 왕세자와 오찬을 했으며,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스티븐 슈워츠먼 블랙스톤 CEO, 래리 핑크 블랙록 CEO 등도 함께했다. 동행한 미국 주요 기업인들도 대거 참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빈 살만 왕세자와 회담에 앞서 “우리는 서로를 정말 좋아한다고 생각한다”라며 사우디가 4년 동안 미국에 6000억달러(약 849조원)를 투자하겠다고 약속했기 때문에 첫 해외 순방지로 택했다고 말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사우디에 투자액을 1조달러로 늘릴 것을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