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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가 성남시장이던 시절(2015년)과, 현재(2025년) 모습. 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온화한 지도자’로 이미지 변신을 꾀하고 있다.

변신 전략 중 두드러진 건 의상이다. 이 후보는 출마 선언부터 줄곧 니트 패션을 즐겨 입고 있다. 12일간 진행했던 ‘경청투어’에서도 이 후보는 회색과 베이지색 니트 카디건에 면바지 차림을 고수했다. “통합과 화합”을 강조한 만큼, 민주당의 상징인 파란색은 덜 부각하는 모습이었다. 12일 출정식에서도 이 후보는 빨간색과 파란색이 어우러진 운동화를 신었다.

이 후보는 정장 차림에서도 부드러운 이미지를 부각하고 있다고 한다. 이 후보 의상을 담당한 업체 대표는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곡선미를 강조한 어깨라인과 채도가 높은 색으로 정장을 제작해 부드러운 이미지를 주려고 한다”고 말했다. 과거 쓰던 네모난 안경도 동그란 안경으로 바꾸었다.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가 유세 중 무대 뒤에서 지지자에게 사인해주는 모습. 강보현 기자
2022년 대선 당시 이 후보는 다소 강한 캐릭터였다. 소년공에서 시작한 정치 아웃사이더, 거칠지만 ‘사이다 발언’ 정치인의 이미지를 부각했다. 최근 변모의 배경에는 “대선이 유리한 상황에서 ‘국민 모두의 지도자’라는 인식을 심어주려는 것”(친명 의원)이라는 평가가 있다.

유세 중 나오는 농담에서도 이미지 변신은 묻어나고 있다. 이 후보는 지난 10일 경남 유세에서 김영삼 전 대통령(YS) 어록을 언급하면서 “정치는 말이야, 우리가 잘한다고 되는 게 아니야. 가만히 있으면 상대방이 자빠져”라는 YS 성대모사를 했다. 7일 전북 유세에서는 한 지지자가 홍삼 즙을 건네자 “이거 받으면 또 재판 가야 해요, 이거는 아마 징역 5년”이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손 하트도 수시로 발사 중이다. 지지자들에게 사인을 해주는 모습도 종종 포착된다. 선대위 핵심 관계자는 “만들어진 악마화 이미지가 강해 유쾌한 모습을 잘 드러내면 좋겠다고 주변에선 지속해서 조언한다”고 했다.

모경종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유튜브 '델리민주'에 출연해 이 후보에 대해 설명하는 모습. 유튜브 델리민주
이 후보 측근들은 당 공식 유튜브 채널 ‘델리민주’를 통해 일제히 이 후보의 소탈함을 설파 중이다. 12일 처음 방송한 ‘이재명 덕질 함께해요’라는 콘텐트에선 이 후보 수행비서관 출신인 모경종 의원이 나와 이 후보가 길고양이를 만지거나, 휴게소에서 라면을 먹는 영상을 공개했다. “리얼 이재명스명스한 상황”이라고 부연하면서다. 모 의원은 이 후보가 우산을 든 모습을 공개하며 “후보님이 우산을 씌워드리겠다고 해도 진짜 안 쓰세요. 나 혼자 쓴다고 도망가세요”라며 “얼마나 소탈한 모습이에요”라고 말했다.

138만 구독자를 보유한 ‘이재명 TV’는 이 후보의 무대 뒤 모습을 보여주는 콘텐트를 제공하고 있다. ‘국내 정치인 최초 골드버튼 언박싱’ ‘비하인드 잼-3년 만에 프로필 촬영하던 날’ 등에선 정치인이 아닌 ‘유튜버 이재명’의 모습을 조명하고 있다. 쇼츠(Shorts) 대표 사진은 이 후보가 웃거나 아기를 안고 있는 사진으로 꾸몄다. 재명을 줄인 ‘잼’이라는 별명을 붙여 “홍준표 귀엽다는 잼” “OX 퀴즈 했잼” 등 짧게 소비할 수 있는 영상도 만들었다.

이재명 대선 후보 공식 광고. 유튜브 '이재명TV'
대통령 후보 공식 광고에서도 과거 ‘사이다 이재명’을 지웠다. 강한 모습을 제거하고 ‘월-금 재명’이라는 귀여운 캐릭터를 만들어 매일매일 다가가는 친근감 있는 이미지를 부각했다. 김영호 선대위 홍보본부장은 통화에서 “이 후보가 1964년생으로 생각보다 젊은데, 정치를 오래 해 나이가 많다고 인식하는 유권자가 많다”며 “정책적 성과를 낸 행정가로서는 모두 알고 있으니 신선한 이미지를 주는 데 이번에는 집중했다”고 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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