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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철, 알레르기결막염 환자 33% ↑
소금물로 눈 씻기는 결막 손상 유발
인공눈물 자주 쓰면 오히려 해로워
게티이미지뱅크


“좋은 날씨에 나들이도 못 나가고 계속 집에만 있었네요.”

충북 청주에 사는 A씨(43)는 이달 초 ‘황금연휴’에도 ‘집 콕’으로 시간을 보냈다. 초교 2학년인 자녀가 알레르기 결막염을 앓고 있어서다. 냉찜질을 하면 눈이 가려운 증상이 호전되지만, 그때뿐이다. 그는 “눈을 비비면 각막이 손상될 우려가 있고, 처방받은 안약도 하루 사용권장 횟수가 정해져 있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라며 “꽃가루 등이 날리는 이 시기가 빨리 지나가기만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꽃이 피고 날씨가 화창한 봄은 역설적으로 눈 건강에 적신호가 켜지는 시기이기도 하다. 미세먼지와 황사의 공습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데다, 꽃가루까지 날리며 눈을 자극하기 때문이다. 눈이 가렵고 충혈되는 증상이 나타난다면 봄철에 빈번하게 발생하는 안질환인 알레르기 결막염일 수 있으니 적절한 치료가 필요하다.

결막염은 눈에 생기는 질환으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지난해 3~5월 결막염 진료를 본 환자 수(55만5,952명)는 겨울(2023년 12월~2024년 2월 41만6,933명)보다 약 33% 증가했다. 이 중 알레르기 결막염은 안구를 외부에서 감싸고 있는 조직인 결막에 알레르기 유발 물질이 접촉하면서 발생한다. 백진욱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안과 교수는 “결막은 단단한 보호막이 아니라 매우 민감한 면역 센서”라며 “눈 가려움과 충혈, 눈물, 이물감 같은 증상이 반복되면 알레르기 결막염을 의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봄철에 주로 나타나는 계절성 알레르기 결막염은 황사와 미세먼지, 꽃가루 등에 의해 발병하는 반면, 통년성 알레르기 결막염은 집먼지진드기와 곰팡이, 동물의 비듬‧털 등 실내 환경 요인에 의해 사계절 내내 증상이 지속된다. 통년성 알레르기 환자 10명 중 8명 안팎은 봄과 같은 특정 계절에 증상이 더욱 악화하기 때문에 이들에게 봄은 마냥 설레는 계절이라고 할 수가 없다.

알레르기 결막염 증상 해소를 위해 눈을 소금물로 씻으면 된다는 민간요법은 눈에 있는 항균 성분까지 씻겨내는 데다, 증세를 더욱 나쁘게 만들 수 있어 금해야 한다. 백 교수는 “소금물로 눈을 씻는 민간요법은 결막 손상을 유발하고, 눈을 반복적으로 비비는 것도 염증을 악화시킬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알레르기 결막염 치료에 널리 쓰이는 것은 항히스타민제다. 알레르기‧염증 반응에 관여하는 히스타민의 작용을 차단해 가려움과 충혈, 부종 등의 증상을 완화할 수 있다. 증상이 반복되거나 장기적인 관리가 필요한 경우에는 비만세포(백혈구 일종) 안정제를 함께 쓴다. 해당 약제는 히스타민 등 알레르기‧염증 유발 물질의 분비를 막아 증상 발현을 억제한다. 증상이 심한 환자에겐 스테로이드 점안제를 쓸 수 있으나 임의대로 사용횟수를 늘리거나 장기간 쓰는 것은 멀리해야 한다. 스테로이드 점안제를 오랜 기간 쓸 경우 안압 상승 등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어서다.

김안과병원 각막센터 고경민 전문의는 “봄철에는 미세먼지, 꽃가루 등으로 인한 외부 자극이 증가하는 만큼 평소 눈 보호를 위한 습관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꽃가루가 많이 날리는 날에는 외출 시 안경이나 선글라스를 착용하고, 귀가 후에는 세안과 샤워로 눈 주변의 항원을 깨끗이 제거하는 게 좋다는 뜻이다. 침구류와 커튼도 주기적으로 세탁해야 한다.

봄철 건조한 날씨와 미세먼지로 안구건조증이 나타나거나, 더 심해질 수도 있다. 안구건조증의 증상은 다양하다. 모래가 굴러가는 것 같은 이물감, 눈이 타는 것 같은 작열감, 가려움, 침침함 등이 있다. 눈물이 갑자기 더 많이 흐르는 것도 안구건조증 증상이다. 안구건조증으로 자극을 받은 눈이 반사적으로 눈물량을 급격히 늘리면서 이런 증세가 나타난다.

안구건조증이 발병했다면 콘택트렌즈 중 소프트렌즈 착용은 멀리하는 것이 좋다. 대한안과의사회에 따르면, 소프트렌즈는 고유의 함수율을 유지하기 위해 끊임없이 눈물을 흡수하는 탓에 안구건조증이 더욱 악화할 수 있다. 함수율은 렌즈가 머금고 있는 수분의 양을 나타내는 지표다. 고함수 렌즈는 수분을 많이 머금고 있어 처음 착용할 때 착용감이 좋은 대신, 눈의 수분을 앗아가기 때문에 착용 시간이 길어질수록 건조함이 더 크게 느껴진다. 반면 하드렌즈는 자체 함수율이 없기 때문에 안구건조증을 유발하지 않는다.

안구건조증 증세 완화를 위해 널리 쓰이는 인공눈물도 많이 쓰면 오히려 ‘독’이다. 보존제가 들어있지 않은 일회용 인공 눈물이어도 하루에 6회 이상 사용하는 것은 눈물 속에 존재하는 유익한 효소나 성분을 희석시키고, 결막‧각막‧눈물막 등으로 이뤄진 안표면을 손상시킨다. 건조증 증세가 악화할 수 있다는 얘기다. 고 전문의는 “인공눈물 선택 시에는 보존제 유무와 점도, 성분 등을 고려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점도가 높은 인공눈물은 눈물막 유지시간을 길게 해 안구 건조 증상 완화에 도움이 되나, 시야가 흐릿해지는 단점이 있다.

안구건조증을 적절한 치료 없이 방치하면 각막에 이물이 생성된다. 최악의 경우 각막혼탁으로 영구적인 시력 저하도 초래할 수 있다. 각막혼탁은 눈의 앞부분을 덮고 있는 투명한 각막이 불투명해지는 것을 말한다.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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