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가 12일 대구 서문시장에서 시민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김문수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가 12·3 비상계엄에 대해 “진심으로 계엄으로 인해 고통을 겪고 있는 국민들께 죄송스럽게 생각한다”고 12일 말했다. 이날 하루 ‘불법 비상계엄 선포에 대한 사과를 할 생각이 없냐’는 질문이 세차례 나온 끝에 나온 답변이다.
김 후보가 처음으로 계엄에 대해 공식 사과를 한 것이란 해석이 나왔지만, 선대위 쪽에선 얼마 지나지 않아 “계엄보다는 (계엄 이후 초래된) 고통을 겪는 국민께 사과하는 데 방점이 찍혀 있다”고 설명했다.
김 후보는 이날 저녁 채널에이(A)와 한 인터뷰에서 ‘계엄에 공식 사과할 생각은 없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윤석열 전 대통령이) 계엄을 한 부분에 대해 국민이 굉장히 어려워한다. 경제라든지, 국내 정치도 어렵지만 수출, 외교관계에 많은 어려움이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어 “(비상계엄 선포 직전 국무회의에) 참석도 하지 않았지만 만약 갔더라도 계엄에 찬성하지도 않았을 것”이라며 “민주주의는 대화와 타협과 인내로 이뤄지는 것이지 계엄으로 이뤄진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도 했다.
김 후보의 이런 발언은 앞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에 내정된 김용태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이 이날 오전 “국민의힘이 배출한 대통령의 계엄이 잘못됐다는 것, 그리고 당 스스로 대통령의 잘못된 행동에 마땅한 책임을 지우지 못한 것, 이런 계엄이 일어나기 전에 대통령과 진정한 협치의 정치를 이루지 못했다는 것을 과오로서 인정해야 한다”며 “보수 정치인으로서 뼈아프게 반성하며 사과한다”고 말한 이후에 나왔다. 김 후보는 김 내정의 이 발언에 대해 “그 부분은 앞으로 잘 논의해서 입장을 발표하겠다”고만 했던 터라, 당 안팎에선 김 후보가 이날 저녁 인터뷰를 통해 처음으로 계엄에 대해 공식 사과한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하지만 선대위 관계자는 곧장 “계엄 자체보다는 (계엄 이후 초래된) 국민 불편에 사과의 방점이 있다”고 바로잡았다. 이 관계자는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만큼 이 문제에 대해 정리하고 대통합을 위해 나아가야 하지 않겠냐”면서도 “첫 사과라고 표현하는 건 양날의 검”이라고 말했다. 사실상 탄핵 반대 지지층과 비상계엄을 반대하고 탄핵 찬성 쪽 여론이 높은 중도층 사이에서 입장을 정하지 못하고 오락가락하는 모습을 보인 것이다.
한편, 김 후보는 이 인터뷰에서 이준석 개혁신당 대통령 후보와 단일화와 관련해 “이 후보는 우리 당 대표까지 지내신 분이고, 우리 당과 정책이 하나도 다르지 않다”며 “이 후보와 반드시 하나가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후보는 여전히 국민의힘과의 단일화는 없다는 입장이 완고하다. 그는 이날 서울 연세대학교 학생들과 만난 뒤 기자들과 만나 “개혁신당은 김 후보의 이념적 성향과 호환되지 않은 가치관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저녁 서울 광화문 청계광장에서 한 대통령선거 출정식에선 “이번주 우리의 목표치는 이재명이라는 거인을 쓰러뜨리러 가기 전, 이미 대선 승리를 포기한 저 국민의힘 후보가 더는 선거에서 영향력을 발휘하기 어렵게 누르는 것”이라고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