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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에 대한 불안, 고립과 무기력함 증가시켜”
‘있는 그대로 귀한 존재’라는 믿음 필요해
“요즘 청년들은 사랑을 꿈꾸지만, 사랑이 시작되기도 전에 불안에 가로막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관계가 틀어지면 나는 어떻게 될까, 이 사람마저 떠나면 무가치한 존재가 되는 건 아닐까. 이런 감정이 반복되면 결국 사랑을 포기하게 됩니다.”

이광민 마인드랩 공간 정신건강의학과의원 원장의 말이다.
이광민 마인드랩 공간 정신건강의학과의원 원장이 최근 서울 강남에 위치한 자신의 병원에서 청년세대의 관계와 사랑, 불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우정민PD

그는 청년들의 마음을 가까이서 들여다보는 정신과 전문의로서 수년간 수많은 20~30대 청년들을 상담해 왔다. 최근엔 부부관계 회복을 돕는 예능 프로그램 ‘이혼숙려캠프’(JTBC)에서 공감을 바탕으로 현실적 조언을 전하고 있다.

최근 서울 강남의 마인드랩 공간에서 만난 이 원장은 지난 몇 년 사이 연애와 결혼, 인간관계에 관한 불안을 호소하는 청년들이 눈에 띄게 늘었다고 했다. 겉으로 보기에는 바쁘게 살아가는 것 같지만, 청년들의 내면은 점점 고립되고 있다는 게 그의 분석이다. 친구는 많지만 진짜 대화할 사람은 없고, 온라인에서는 소통하지만 오프라인에서는 침묵하는 시대. 이런 환경 속에서 청년들이 스스로를 더 작고, 무기력하게 느낀다는 것이다.

“특히 SNS 알고리즘 속에서 소비되는 연애 콘텐츠들은 더 큰 왜곡을 낳습니다. 이상적인 사랑의 이미지, 자극적인 감정 표현, 화려한 관계들이 반복되면서 현실의 사랑은 초라해 보이죠. 게다가 사회적으로 인정받고 싶은 욕구가 강하다보니 자신이 쌓아올린 결과물들이 결혼과 출산으로 인해 희생당하거나 훼손당하는 것을 용납할 수 없는 겁니다.”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해 챗GPT로 공감을 얻고 위로를 받는 현실에 대해서도 우려와 조언을 전했다. 이 원장은 “사람을 만나 관계 맺는 과정에서 상처받을 것이 두려워서 AI를 자신에게 상처주지 않는 존재로 학습시키고 듣고 싶은 이야기만 해주는 것에 만족하는 것은 상처와 좌절을 통해 경험치를 높일 기회를 스스로 포기하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내가 비록 고달프고 마음을 다치더라도 누군가와 사랑을 주고받을 때 오히려 삶이 풍요로워지는 경험을 실제로 해본다면 더 적극적으로 관계 맺기에 나설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이 시대 청년들에게 필요한 것은 연애 기술이나 자기계발이 아니라 ‘내가 있는 그대로 귀한 존재’라는 믿음이라고 강조한다. 하나님의 사랑을 경험하지 못한 사람은 결국 타인을 통해 자기 결핍을 채우려 하지만 하나님으로부터 오는 ‘무조건적인 수용감’을 경험한 사람은 타인을 통제하려 하지 않고, 함께 걸어가는 동행자로 대한다는 것이다.

청년세대를 위한 교회 공동체에 대해서도 솔직한 의견을 전했다. “많은 교회들이 청년을 사역의 동력으로만 바라보는 경우가 있다”며 “청년들은 결과를 내기 위해 일하는 인력이 아니라, 보호받고 위로받아야 할 한 사람의 인격체이며 교회 공동체 안에 실패해도 괜찮고, 실수해도 수용받을 수 있는 준비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고조할아버지 때부터 3대째 목회자 가문에서 자란 이 원장은 “불안한 시대에 흔들리는 마음으로 살아가는 이들이 많지만 그 마음을 붙잡아줄 무언가가 있다면 용기 내어 도전할 수 있다”고 제언한다.

그는 오는 24일 안산제일교회(허요한 목사)에서 열리는 크리스천 청년들의 영적 축제 갓플렉스의 메신저로 나선다. 현장에선 흔들리는 청년들의 마음을 붙잡아 줄 메시지와 찬양, 기독교 굿즈와 체험 부스 등 다양한 프로그램들이 마련될 예정이다.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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