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월에선 해마다 4월 말이면 단종제를 지낸다.
대표적인 향토문화제다.
그 제를 앞두고 여협 소속 단체장들은
물통과 걸레, 청소도구를 이고 지고
단종릉 산길을 오른다.
석물과 석상에 낀 이끼를 닦고,
능 주변 잡초를 하나하나 뽑는다.
그리고 다시 청령포 단종어소로 가
또 한 번 쓸고 닦는 대청소.
근골격계 질환으로 삐그덕거리는 어르신들이 태반이지만
누가 시켜서 하는 일도 아니고
보여주기 위한 봉사도 아니다.
해마다 단종제를 앞두고
마땅히 해야 할 일처럼
그저 물통 들고 산을 오를 뿐이다.
나는 작년, 영월살이 20여 년 만에 처음으로
청소를 핑계로 출입이 제한된 능 안에 들어가 봤다.
분홍빛 산자고가 얼마나 고요하고 단정하게 피어 있던지.
사람 발길 없는 자리에 무리지어 핀 그 모습에
나 혼자 들떠 있었는데,
일흔이 넘은 어느 회장님은
품에서 제주 한 병을 꺼내 조용히 붓고 계셨다.
그 순간 알았다.
이곳 사람들 가슴엔 단종이 아직도 현재형이라는 걸.
우리 부부를 중신했던 분의 말에 따르면
예전 단종제는 지금처럼 ‘행사’라기보다
마을의 큰 제사였다고 한다.
영월 방방골골에 살던 어르신들이
하룻밤 묵을 요량으로
이불 보따리를 둘둘 말아 메고
능 아래로 모여들었다고.
제에 참관하고,
읍내 친척들과 밤늦도록 이야기를 나누고,
다음 날 제삿밥 한 그릇 나눠 먹고
다시 제 자리로 돌아갔다고.
누가 부른 것도,
누가 시킨 것도 아닌데
그 길을 마다하지 않았던 마음.
왕의 제사가 아니라
열일곱 소년의 제사라 여겼기 때문이지 않았을까.
그 시절 단종제는
축제가 아니라
마을 전체가 치르는 집안 제사였다.
그래서 영월은
왕을 품는 고을이다.
올해도 우리는 다시 그 산길을 오를 것이다.
청소하러 가는 발걸음이
작년과는 조금 다르게 느껴질 것 같다.
나는 고졸한 능 위에
산자고가 얼마나 더 피었을지 궁금할 테고,
그분은 여전히 열일곱 소년을 먼저 떠올리실까.
영월은 그런 동네다.
- 영월숙소 내마음의 외갓집 (@herbinn1)

단종 (이홍위)
할아버지는 그 유명한 세종,
세종의 장남인 엄친아 그 자체였던 그 문종의 아들,
조선 왕조 역대 국왕 중 가장 완벽한 정통성을 가진 인물
단종의 생애는 민중들의 동정을 받았고, 수양대군 일당이 얼마나 민중들에게 미움을 받았는지를 시사하는 예이기도 하다.
숙종때 단종 복위를 논하면서도 "단종의 일을 안타깝게 여기지 않는 백성이 없다." 라는 말이 나오는 것을 보면 이러한 단종에 대한 동정심은 사림과 백성을 막론하고 광범위한 여론이었던 것으로 생각된다.
지금도 영월에서는 해마다 단종의 제사를 지낸다.

그리고 2026년인 지금 영화 '왕과 사는 남자'의 흥행으로 인하여
단종이 다시금 불리고 있다.
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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