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랭크모어

1~3단부 조립 끝나…27일 발사 준비 완료
곳곳 고비…발사대 이송 때 강풍 안 불어야
발사 뒤 ‘위성 덮개’ 페어링 정상 분리 관건
큐브위성 내보낼 사출관 잘 작동할지도 촉각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에서 오는 27일 발사될 누리호가 고도 201㎞에서 ‘페어링’을 분리하는 모습을 예상한 컴퓨터 그래픽. 페어링이 정상 분리돼야 위성도 제 궤도에 투입할 수 있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제공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에서 오는 27일 발사될 누리호가 고도 201㎞에서 ‘페어링’을 분리하는 모습을 예상한 컴퓨터 그래픽. 페어링이 정상 분리돼야 위성도 제 궤도에 투입할 수 있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제공


지난 19일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 조립동에서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연구진 등이 누리호 1~3단을 완전히 이어 붙이는 작업을 실시하고 있다. 우주항공청 제공
지난 19일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 조립동에서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연구진 등이 누리호 1~3단을 완전히 이어 붙이는 작업을 실시하고 있다. 우주항공청 제공


한국이 독자 개발한 발사체 누리호의 4번째 우주행이 마침내 오는 27일 실시된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 등 관련 연구진은 1~3단으로 나뉜 누리호 기체를 일렬로 이어 붙이는 전체 조립 작업을 지난주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에서 마쳤다.

세 조각으로 나뉘어 있던 누리호가 길이 47m, 즉 아파트 16층 높이와 맞먹는 거대한 덩치의 ‘완전체’가 된 것이다. 각종 부품과 위성 탑재 역시 끝난 만큼 누리호는 지구 중력을 뿌리치고 우주로 날아오를 ‘결전의 날’만을 기다리고 있다.

누리호 4차 발사를 진두지휘하는 박종찬 항우연 한국형발사체고도화사업단장은 “4번째 발사인데도 여전히 발사체 제작과 발사 준비 작업은 어렵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누리호에 들어가는 부품 수십만개가 예정대로 움직이고, 각종 발사 통제 절차가 오차 없이 굴러가는 것은 만만한 일이 아니다. 누리호 4차 발사에 ‘성공 도장’을 찍기 위한 고비는 무엇일까.

고비 하나 ‘이송’

누리호를 우주로 쏘기 위해 가장 먼저 주시해야 할 일은 ‘이송’이다. 대형 물류창고처럼 생긴 나로우주센터 내 조립동에서 누리호를 꺼내 발사대로 옮기는 일이다. 이송 시작 시점은 발사 이틀 전인 오는 25일 오전 7시50분이다.

이송 때 누리호는 무진동 차량에 실린다. 바다 위를 운항하는 바지선처럼 화물 운송에 특화된 차량이다. 차체에는 지붕이 없다. 바퀴 달린 판자처럼 널찍하다.

무진동 차량 속도는 시속 1.5㎞다. 사람이 도보로 산책하는 빠르기의 3분의 1이다. 안전을 확보하려고 느림보 주행을 하는 것이다. 조립동과 발사대 거리는 1.8㎞이기 때문에 이송이 끝나려면 1시간 남짓이 걸린다.

문제는 날씨다. 실제로 날씨 때문에 이송에 지장이 생긴 적이 있다. 2차 발사를 위해 누리호 이송이 예정됐던 2022년 6월14일 나로우주센터에 강풍이 지속해서 불었다. 사람이 우산이나 양산을 받치고 있기 힘든 초속 약 10m 바람이었다.

누리호를 발사대에 옮겨 똑바로 세우고 나면 연구진이 막바지 점검을 위해 발사대 위에 세워진 높이 48m짜리 ‘엄빌리컬 타워’에 직접 올라가야 한다. 이런 높은 곳에서 사람이 강풍을 만나면 안전사고가 일어날 가능성이 커진다. 이 때문에 당시 누리호 이송 날짜는 하루 늦춰졌다. 발사일 역시 연쇄적으로 미뤄졌다. 이번에도 항우연 연구진은 이송 당일 기상에 촉각을 곤두세울 것으로 보인다.

고비 둘 ‘분리’

발사대로 이송된 누리호에서는 발사 4시간 전인 26일 밤 9시쯤부터 연료(케로신)와 산화제(액체산소)를 동체에 넣기 위한 절차가 실시된다. 연료와 산화제 주입이 끝나면 발사 10분 전부터는 발사통제 컴퓨터가 자동 카운트다운을 시작한다. 여기서 별 문제가 발견되지 않으면 누리호는 27일 0시54분 우주로 날아오른다.

누리호가 이륙하면 이제 관건은 ‘분리’다. 분리돼야 할 부품 이름은 ‘페어링’이다. 페어링은 누리호 머리 부위인 3단 맨 앞을 덮은 금속 소재 지붕이다. 발사체가 고속 상승할 때 공기와의 마찰열 등에서 위성을 보호한다.

대기가 얇아져 더는 보호 기능이 필요하지 않은 발사 뒤 234초(고도 201㎞)에 수박이 잘리듯 두 쪽으로 갈라져 우주 공간에 버려질 예정이다.

만약 페어링 분리가 안 되면 큰일이다. 누리호 전신 격인 한국의 첫 번째 우주 발사체 ‘나로호’ 1차 발사(2009년 8월) 때 그런 일이 있었다. 페어링 두 쪽 가운데 한쪽이 분리되지 않았다. 페어링 무게가 더해지면서 나로호는 예정된 속도를 내지 못했고, 이 때문에 위성 역시 제 궤도에 들어가지 못했다. 4차 누리호 발사에서도 페어링 정상 분리는 꼭 통과해야 할 관문이다.

연료를 소진한 누리호 몸통이 우주에서 차례로 떨어져 나가는 ‘단 분리’도 중요하다. 누리호 1단과 2단 분리는 이륙 후 125초(고도 63㎞), 2단과 3단 분리는 272초(고도 257㎞)에 예정돼 있다. 기계적인 이유로 단 분리가 안 되거나 늦어지면 누리호에 탑재된 위성은 예정된 궤도에 투입되기 어렵다.

고비 셋 ‘사출’

발사 807초 뒤, 3단부만 남은 채 고도 600㎞까지 치고 올라간 누리호는 마침내 위성을 지구 궤도에 투입한다.

누리호는 가장 처음 식당용 대형 냉장고만 한 차세대 중형위성 3호를 떼어낸다. 그 뒤 작게는 사과 2~3개, 크게는 ‘007 가방’만 한 큐브위성(초소형 위성) 12기를 차례로 지구 궤도로 쏘듯이 내보낸다. 바로 ‘사출’이라는 과정이다. 누리호 3단부에 장착된 사출관이라는 작은 터널 안에 들어가 있는 큐브위성을 지구 궤도로 밀어내는 일이다.

사출도 예의주시해야 한다. 2023년 누리호 3차 발사 때에는 일부 사출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다. ‘도요샛’이라는 이름의 큐브위성 무리 4기 가운데 1기가 사출관에서 나오지 못한 것이다. 기술 문제로 사출관 문이 열리지 않았다.

이번 4차 누리호에 실린 큐브위성(총 12기)은 역대 누리호 가운데 가장 많다. 사출 과정에서 예기치 못한 일이 일어날 확률도 높은 셈이다. 큐브위성 사출이 모두 끝나고 누리호 비행 임무가 종료되는 발사 뒤 1284초까지는 마음을 놓을 수 없는 셈이다.

박 단장은 “지난 9월 누리호 동체에 연료와 산화제를 넣었다가 빼는 ‘추진제 충전·배출 사전시험(WDR)’을 실시해 각종 부품의 정상 작동 여부를 확인했다”며 “처음 실행되는 야간 발사를 고려해 조명 시설을 추가하고 발사대에서 한밤중 작업 환경을 고려한 훈련도 했다”고 밝혔다. 박 단장은 “단 한 번 발사로 4차 누리호의 성공과 실패가 결정되는 만큼 발사 준비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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