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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식품업계에 도입된 중량 표시 의무 제도
치킨 등 즉석조리 음식 분야 확대 적용 검토
교촌치킨의 용량 축소가 쏘아 올린 공
프랜차이즈 업계 “업장 현장 혼선 클 것, 도입 어려워”

이 기사는 2025년 11월 12일 오전 5시 22분 조선비즈RM리포트 사이트에 표출됐습니다.

송종화 교촌에프앤비 대표가 10월 14일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열린 2025년도 공정거래위원회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민영빈 기자
송종화 교촌에프앤비 대표가 10월 14일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열린 2025년도 공정거래위원회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민영빈 기자

정부가 식품 중량 표시 의무 제도를 즉석조리 음식 분야에도 확대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하자 치킨 프랜차이즈 업체들이 난색을 표하고 있다. 중량 표시 의무 제도란 소비자에게 판매하는 제품의 최소 판매 단위 용기에 내용물의 실제 중량이나 개수를 정확하게 표시하도록 하는 법적 규정이다.

이는 교촌치킨이 가격은 유지한 채 순살 메뉴의 중량을 줄이는 방식으로 이익을 높이려고 했던 사실에 대한 따른 조치다. 지난달 14일 교촌치킨을 운영하는 교촌애프앤비의 송종화 대표는 순살치킨 중량 축소와 원재료 변경 사실을 소비자에게 충분히 고지하지 않은 사실에 대해 사과한 바 있다.

1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치킨 프랜차이즈 업체들은 중량 표시 의무 제도가 도입될 경우 가맹점 현장에서 혼선이 빚어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프랜차이즈 본사가 일정 크기와 품질의 닭고기를 공급하지만 조리하는 과정에서 중량이 줄어들 가능성이 커서다. 한 치킨 프랜차이즈 관계자는 “수분 증발 등의 문제로 중량이 줄었을 때 업주가 현장에서 대응할 방안이 없다”며 “만약 모자란 중량만큼 너겟을 추가한다면 비용 상승이 불가피하다”고 했다.

이는 농림축산식품부와 공정거래위원회,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이달 말까지 치킨 슈링크플레이션(제품 가격은 그대로 두고 용량이나 크기를 줄여 사실상 가격을 올리는 효과를 내는 현상)과 관련한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해 시행하겠다고 밝힌 데 따른 반응이다.

치킨 프랜차이즈만 긴장하는 건 아니다. 떡볶이 등 즉석 조리식품 프랜차이즈사 전반에 해당한다. 한 떡볶이 프랜차이즈 관계자는 “SPC그룹의 배스킨라빈스는 일찌감치 중량 표시를 하고 있다. 이와 관련한 민원 등이 있었나 내부적으로 조사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떡볶이처럼 국물이 포함된 즉석조리식품은 현실적으로 규정을 맞춰 운영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프랜차이즈에 대한 중량 표기 의무화 움직임은 교촌치킨이 순살 메뉴의 중량을 700g에서 500g으로 줄이고, 원재료를 닭다리살에서 닭가슴살 혼재로 바꾸겠다고 밝히면서 시작됐다. 단가가 더 낮은 닭가슴살을 쓰겠다는 점이나 중량을 줄이겠다는 점 자체가 꼼수를 써서 가격을 올리겠다는 행위라는 비판이 나왔다. 결국 교촌에프앤비는 중량을 원래대로 복구했고 10월 국정감사에서 송종화 교촌에프앤비 대표가 사과했다.

서울 시내 한 교촌치킨 매장. /뉴스1
서울 시내 한 교촌치킨 매장. /뉴스1

제과·빙과·라면 등에는 이미 올해부터 중량 표기 의무 제도가 도입됐다. 식약처는 올해부터 내용량이 종전보다 감소한 날 제품 내용량과 내용량 변경 사실을 포장에 표시하고, 최소 3개월 이상 유지하도록 했다. 100g인 제품 용량이 80g으로 줄었다면 포장지에 ‘내용량 변경 제품 100g→80g’, ‘내용량 20% 감소’, ‘내용량 80g(이전 내용량 100g)’ 등의 방식으로 표시해야 한다.

프랜차이즈 업계에서는 슈링크플레이션이 소비자 권익 보호와 상충하는 문제긴 하지만, 중량 변경을 포함한 소비자 가격 인상을 최후의 수단으로 고려한다는 점에서 최근 움직임이 과도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 프랜차이즈 업체 관계자는 “가격을 올린다는 건 소비자에게 외면받을 수도 있다는 뜻”이라며 “치킨이나, 피자, 햄버거 등은 소비 대체가 쉽고 어느 한 기업이 독점하는 구조가 아니기 때문에 가격 인상이나 중량 변경을 쉽게 결정하진 않는다”고 했다.

소비자단체는 소비자 알 권리 보호 등의 차원에서 환영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한국소비자원은 지난해부터 슈링크플레이션 실태를 정기적으로 점검하고 있는데, 지난해에만 57개 제품이 용량을 줄여 사실상 단위가격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소비자에게 정확히 가격과 중량을 알리고 설득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브랜드 신뢰를 지키는 길이라는 점을 기업들이 알 때가 됐다”고 했다.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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