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릿지 회수 성과, 전체 성과보수의 70% 추정
회수 차질에 UTC인베 인수 구조 흔들
포레스트파트너스 측 “증자 추진할 것”
이 기사는 2025년 11월 11일 15시 53분 조선비즈 머니무브(MM) 사이트에 표출됐습니다.
중견 벤처캐피털(VC) UTC인베스트먼트를 인수한 사모펀드(PEF) 운용사 포레스트파트너스가 인수 자금 조달과 관련해 난항에 빠졌다. 한때 ‘농산물 유니콘’으로 불렸던 트릿지 투자금을 회수한 후 성과보수로 인수대금을 충당한다는 계획이었지만, 성과보수는커녕 원금 회수조차 불투명해져서다.
VC업계에 따르면 포레스트파트너스는 최근 내년 3월로 예정했던 트릿지 투자금 회수 계획을 연기했다. 회사는 당초 파인트리1호, 애플트리1호, 애플트리2호 등 보유 펀드로 투자한 트릿지 지분 전량을 매각해 4900억원을 회수하고 성과보수 774억원을 확보한다는 방침이었다.
트릿지의 자금난이 회수 계획 차질로 직결됐다. 한때 3조원대 몸값의 농산물 유니콘으로 평가받았지만, 실적 악화로 투자자들이 등을 돌리면서 자본잠식 상태에 빠졌기 때문이다. 트릿지는 2023년 말 연결 기준 자본총계가 마이너스(–) 57억원, 지난해에는 –287억원으로 자본잠식 규모가 확대됐다.
VC업계의 한 관계자는 “포레스트파트너스가 계획대로 트릿지 투자금을 회수하려면 구주 매각밖에 없는데, 자본잠식 상태의 스타트업 구주를 누가 사려고 하겠느냐”며 “지난해 외부 감사인은 감사보고서에서 트릿지의 계속기업 존속 능력에 유의적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트릿지는 2015년 설립된 농산물 거래 플랫폼 운영사다. 전 세계 농식품 거래 데이터 기반 공급망 솔루션이 주목받으며 2022년 시리즈D 투자유치에서 3조6000억원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다. 그러나 손실이 계속되며 최근 5000억원 이하의 몸값에도 신규 투자자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문제는 트릿지 투자금 회수 차질이 모태펀드 등 정책 자금을 받은 VC, UTC인베스트먼트 인수대금 미지급 및 경영 불안으로 번질 수 있게 됐다는 점이다. 실제 포레스트파트너스는 UTC인베스트먼트를 인수할 당시, 트릿지 성과보수를 통한 인수 자금 조달 방안을 제시한 것으로 드러났다.
조선비즈가 입수한 ‘UTC인베스트먼트 인수대금 조달안’에 따르면, 포레스트파트너스는 지난 8월 UTC인베스트먼트 인수 이후 한국벤처투자로 현재 운용 중인 7개 펀드를 내년 3·9·12월 순차적으로 청산해 총 6404억원을 회수하고, 펀드 운용 성과보수(1124억원)로 인수대금을 충당하겠다고 보고했다.
UTC인베스트먼트 인수대금 조달안은 모태펀드 운용사인 한국벤처투자가 포레스트파트너스의 VC UTC인베스트먼트 인수 이후 재무 안정성 검증을 위해 제출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포레스트파트너스가 재무 여력 부족으로 매도자 측에 인수대금을 분납하기로 한 사실이 알려지면서다.
트릿지는 약 300억원 규모인 UTC인베스트먼트 인수대금 마련 계획의 핵심 자산으로 꼽혔다. 1124억원으로 추산한 성과보수 중 70%(774억원)를 트릿지에 기대고 있어서다. PEF 운용사는 펀드 수익률이 사전에 정한 기준을 넘어설 경우, 초과 수익의 일정 비율을 성과보수로 가져가는 구조다.
업계에선 포레스트파트너스가 트릿지에서 성과보수는커녕 원금 회수도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2018년 30억원 초기 투자를 시작으로 2020~2021년 추가 투자해 총 900억원을 투입했지만, 이후 트릿지의 기업가치가 지속 하락했기 때문이다. 첫 30억원 투자 정도가 이익 구간인 것으로 알려졌다.
트릿지 투자 지분가치를 전액 감액 처리한 사례도 나왔다. DS자산운용이 대표적이다. DS자산운용은 지난 2022년 펀드와 자기자본으로 트릿지에 약 500억원을 투자했는데, 상장 가능성이 적고, 구주 매각도 쉽지 않다는 판단에 지난해 ‘지분가치 0원, 투자금 전액 손실’로 처리했다.
VC업계의 또 다른 관계자는 “900억원 투자로 4900억원 회수에 770억원 성과보수를 확보하겠다는 계획은 시장 현실을 완전히 무시한 것”이라며 “최근 트릿지가 긴급 자금 수혈을 목표로 몸값을 1000억원 이하로까지 낮춰 이른바 구제성 투자유치를 추진하고 있다는 말도 들었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포레스트파트너스가 UTC인베스트먼트 인수대금 300억원을 투자 자산 처분과 성과보수로는 마련하지 못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회사는 트릿지 외 모레, 파두 등의 투자금 회수로 350억원 규모 성과보수 확보가 가능하다고 주장하지만, 지나치게 낙관적이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실제로 2023년 포레스트파트너스가 세쿼이아트리2호로 투자한 인공지능(AI) 인프라 설루션 스타트업 모레는 회사의 기대와 달리 기업가치 상승이 나타나지 않았다. 최근 모레는 300억~400억원 규모 신규 투자를 유치했으나, 기업가치는 3500억원 수준으로 제자리에 머문 것으로 파악됐다.
현재까지 투자 성과가 뚜렷한 자산은 2023년 8월 코스닥시장에 상장한 반도체 팹리스 기업 파두뿐인 것으로 보인다. 다만 포레스트파트너스가 한국벤처투자에 제출한 UTC인베스트먼트 인수대금 조달안에서 파두 회수 예상액은 385억원, 초과 수익에 따른 성과보수는 약 32억원에 불과하다.
한편 포레스트파트너스는 트릿지 성과보수 회수 차질에도 인수 자금 조달은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회사 관계자는 “트릿지 투자금 회수 성과보수가 추산치와 다를 수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파두 투자금 회수가 기대보다 더 높을 것으로 관측되고, 유상증자도 일부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회수 차질에 UTC인베 인수 구조 흔들
포레스트파트너스 측 “증자 추진할 것”
포레스트파트너스 CI.
이 기사는 2025년 11월 11일 15시 53분 조선비즈 머니무브(MM) 사이트에 표출됐습니다.
중견 벤처캐피털(VC) UTC인베스트먼트를 인수한 사모펀드(PEF) 운용사 포레스트파트너스가 인수 자금 조달과 관련해 난항에 빠졌다. 한때 ‘농산물 유니콘’으로 불렸던 트릿지 투자금을 회수한 후 성과보수로 인수대금을 충당한다는 계획이었지만, 성과보수는커녕 원금 회수조차 불투명해져서다.
VC업계에 따르면 포레스트파트너스는 최근 내년 3월로 예정했던 트릿지 투자금 회수 계획을 연기했다. 회사는 당초 파인트리1호, 애플트리1호, 애플트리2호 등 보유 펀드로 투자한 트릿지 지분 전량을 매각해 4900억원을 회수하고 성과보수 774억원을 확보한다는 방침이었다.
트릿지의 자금난이 회수 계획 차질로 직결됐다. 한때 3조원대 몸값의 농산물 유니콘으로 평가받았지만, 실적 악화로 투자자들이 등을 돌리면서 자본잠식 상태에 빠졌기 때문이다. 트릿지는 2023년 말 연결 기준 자본총계가 마이너스(–) 57억원, 지난해에는 –287억원으로 자본잠식 규모가 확대됐다.
VC업계의 한 관계자는 “포레스트파트너스가 계획대로 트릿지 투자금을 회수하려면 구주 매각밖에 없는데, 자본잠식 상태의 스타트업 구주를 누가 사려고 하겠느냐”며 “지난해 외부 감사인은 감사보고서에서 트릿지의 계속기업 존속 능력에 유의적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트릿지는 2015년 설립된 농산물 거래 플랫폼 운영사다. 전 세계 농식품 거래 데이터 기반 공급망 솔루션이 주목받으며 2022년 시리즈D 투자유치에서 3조6000억원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다. 그러나 손실이 계속되며 최근 5000억원 이하의 몸값에도 신규 투자자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문제는 트릿지 투자금 회수 차질이 모태펀드 등 정책 자금을 받은 VC, UTC인베스트먼트 인수대금 미지급 및 경영 불안으로 번질 수 있게 됐다는 점이다. 실제 포레스트파트너스는 UTC인베스트먼트를 인수할 당시, 트릿지 성과보수를 통한 인수 자금 조달 방안을 제시한 것으로 드러났다.
조선비즈가 입수한 ‘UTC인베스트먼트 인수대금 조달안’에 따르면, 포레스트파트너스는 지난 8월 UTC인베스트먼트 인수 이후 한국벤처투자로 현재 운용 중인 7개 펀드를 내년 3·9·12월 순차적으로 청산해 총 6404억원을 회수하고, 펀드 운용 성과보수(1124억원)로 인수대금을 충당하겠다고 보고했다.
UTC인베스트먼트 인수대금 조달안은 모태펀드 운용사인 한국벤처투자가 포레스트파트너스의 VC UTC인베스트먼트 인수 이후 재무 안정성 검증을 위해 제출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포레스트파트너스가 재무 여력 부족으로 매도자 측에 인수대금을 분납하기로 한 사실이 알려지면서다.
트릿지는 약 300억원 규모인 UTC인베스트먼트 인수대금 마련 계획의 핵심 자산으로 꼽혔다. 1124억원으로 추산한 성과보수 중 70%(774억원)를 트릿지에 기대고 있어서다. PEF 운용사는 펀드 수익률이 사전에 정한 기준을 넘어설 경우, 초과 수익의 일정 비율을 성과보수로 가져가는 구조다.
업계에선 포레스트파트너스가 트릿지에서 성과보수는커녕 원금 회수도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2018년 30억원 초기 투자를 시작으로 2020~2021년 추가 투자해 총 900억원을 투입했지만, 이후 트릿지의 기업가치가 지속 하락했기 때문이다. 첫 30억원 투자 정도가 이익 구간인 것으로 알려졌다.
트릿지 CI.
트릿지 투자 지분가치를 전액 감액 처리한 사례도 나왔다. DS자산운용이 대표적이다. DS자산운용은 지난 2022년 펀드와 자기자본으로 트릿지에 약 500억원을 투자했는데, 상장 가능성이 적고, 구주 매각도 쉽지 않다는 판단에 지난해 ‘지분가치 0원, 투자금 전액 손실’로 처리했다.
VC업계의 또 다른 관계자는 “900억원 투자로 4900억원 회수에 770억원 성과보수를 확보하겠다는 계획은 시장 현실을 완전히 무시한 것”이라며 “최근 트릿지가 긴급 자금 수혈을 목표로 몸값을 1000억원 이하로까지 낮춰 이른바 구제성 투자유치를 추진하고 있다는 말도 들었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포레스트파트너스가 UTC인베스트먼트 인수대금 300억원을 투자 자산 처분과 성과보수로는 마련하지 못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회사는 트릿지 외 모레, 파두 등의 투자금 회수로 350억원 규모 성과보수 확보가 가능하다고 주장하지만, 지나치게 낙관적이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실제로 2023년 포레스트파트너스가 세쿼이아트리2호로 투자한 인공지능(AI) 인프라 설루션 스타트업 모레는 회사의 기대와 달리 기업가치 상승이 나타나지 않았다. 최근 모레는 300억~400억원 규모 신규 투자를 유치했으나, 기업가치는 3500억원 수준으로 제자리에 머문 것으로 파악됐다.
현재까지 투자 성과가 뚜렷한 자산은 2023년 8월 코스닥시장에 상장한 반도체 팹리스 기업 파두뿐인 것으로 보인다. 다만 포레스트파트너스가 한국벤처투자에 제출한 UTC인베스트먼트 인수대금 조달안에서 파두 회수 예상액은 385억원, 초과 수익에 따른 성과보수는 약 32억원에 불과하다.
한편 포레스트파트너스는 트릿지 성과보수 회수 차질에도 인수 자금 조달은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회사 관계자는 “트릿지 투자금 회수 성과보수가 추산치와 다를 수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파두 투자금 회수가 기대보다 더 높을 것으로 관측되고, 유상증자도 일부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