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 시설 멀쩡할 때 잠실 선착장만 기울고 침수
두 달간 ‘힌지 크랙’ 7번···내년 39억원 투입키로
“비용 줄이려 했으나 예상못한 우기에 보강 결정”
두 달간 ‘힌지 크랙’ 7번···내년 39억원 투입키로
“비용 줄이려 했으나 예상못한 우기에 보강 결정”
지난 7월20일 풍수해로 한강버스 잠실 선착장이 기울어지고 도교가 물에 잠긴 모습. 양부남 의원실 제공.
지난 7월 장마철에 한강수위가 높아지면서 한강버스 잠실 선착장이 기울고 도교가 파손되는 등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구조적 결함이 가능성이 제기되는 가운데 서울시는 “예측하지 못한 풍수해 피해”라는 입장이다. 시는 39억원을 투입해 선착장 안정성 보강 공사에 나설 계획이다.
11일 국회 행정안정위원회 소속 양부남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서울시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보면 한강버스 시범운행 기간인 지난 7월 21일 잠실 선착장이 앞으로 기울어지고 도교(선착장과 육지를 잇는 다리)가 물에 잠기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고가 발생한 날은 한강수위가 높아져 출입이 통제된 시기였다. 서울에는 직전 4일간 최대 80㎜가 넘는 집중호우가 내렸다. 시는 결국 물에 잠겨 파손된 도교를 새로 교체했다.
당시 잠실에 있던 다른 민간 선착장은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안전감리 전문가 A씨는 “한강 홍수시 상승고를 예측하지 못해 (선착장과 도교에 작용하는) 유속에 의한 압력 등을 설계에 반영하지 못한 결과 발생한 사고로 보인다”며 “선착장의 고정을 제대로 안한 시공상의 문제도 배제할 수 없다”라고 추정했다. 시는 “당시 팔당댐 방류량이 9000t이 넘어 예측 못한 풍수해로 발생한 사고”라고 해명했다.
한강버스 선착장과 도교에서 여러차례 보수 공사가 있었던 사실도 확인됐다. 7월 사고 외에도 작년 9월부터 올해 10월까지 총 10회의 수상구조물(선착정·도교) 보수 공사가 있었다. 올해 8~9월 시범운행과 정식운행이 이뤄지는 동안에도 선착장과 도교를 연결하는 흰지 5곳에서 7번의 크랙(금)이 발생해 용접을 하거나 교체를 했다. 시는 “한강버스의 선착장 접·이안 횟수가 늘면서 배가 물을 밀고 들어올 때 흰지에 피로도가 누적돼 손상이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시는 무탑승 운영기간인 지난 10월에 선착장 7곳에 ‘싱커앵커’(쇠사슬 장치)를 심는 보강작업을 했다. 선착장 안정성을 보다 높이기위해 파일 고정식 계류장치를 추가 설치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39억원 가량의 예산안을 마련해 서울시의회에 제출한 상태다. 선착장 보강 공사로 한강버스 운행에 차질이 빚어질 우려도 제기된다.
앙부남 의원은 “정식운항 전 선착장 계류설비를 모두 끝냈어야 하는 게 상식인데, 활주로도 만들어 놓지 않고 비행기부터 먼저 띄어버리다 보니 뒤늦게 땜질공사에 나선 것”이라며 “시민 안전보다 일정 맞추기에 급급했던 행정절차가 드러났다”고 밝혔다.
시 관계자는 “처음 선착장을 만들 때는 배 크기에 맞춰 작게 만들고 비용을 줄이려고 했으나 7월 집중호우를 겪으면서 보완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파일을 새로 설치키로했다”며 “이번에 설치하면 영구적으로 쓸 수 있어 비용이 더 들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시는 “선착장 공사를 해도 야간에 하는 등 한강버스 운행에 차질을 주지 않는 방식으로 진행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