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지난 26일 경기 연천군 국립통일교육원 한반도통일미래센터에서 열린 ‘남북 사회문화교류 및 대북 인도지원단체 초청 행사’에 참석해 ‘평화 공존과 번영의 한반도를 구현하기 위한 과제’를 주제로 특별 강연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29일(현지시각) “북한은 미국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3대 국가의 하나가 돼 버렸다”며 “냉정하게 인정할 건 인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독일을 방문하고 있는 정 장관은 이날 베를린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북한이 스스로 전략국가라고 말하는데 전략적 위치가 달라졌다. (싱가포르에서 북-미 정상회담이 열린) 7년 전 위치와는 다르다. 일단 그 현실에서 출발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정 장관은 2019년 당시 최선희 외무성 부상이 기자회견에서 “미국이 (하노이에서) 천재일우의 기회를 놓쳤다”고 말한 것을 언급하며 “그 말이 불행하게도 맞았다. 스몰딜이 성사됐더라면 핵 문제 전개 과정은 많이 달랐을 것”이라고 말했다. 2019년 2월27~28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2차 북-미 정상회담 당시 북한은 영변 핵시설 폐기를 제안하며 대북 제재 주요 부분 해제를 요구했지만 미국이 영변 외에 추가 핵시설, 무기 프로그램까지 포함하는 ‘빅딜’을 원하면서 협상이 결렬된 바 있다.
정 장관은 북-미 정상회담 개최 가능성과 관련해선 “노동당 창건 80년 메시지의 거의 절반 가까이가 대미, 대남 메시지”라며 “그걸로 미뤄보면 북·미 양쪽 지도자 모두 지금 서로 만나고 싶다는 얘기를 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북·미 관계를 통해 안보 대 안보를 교환한다면 미국은 지원하거나 돈을 낼 생각이 전혀 없지 않나”라며 “(개혁·개방을 추구한) 베트남의 길을 가고 싶다는 김정은 위원장의 말이 진정이라면 남북 협력밖에는 길이 없다”고 덧붙였다.
또 “(북한이) 인민의 허리띠를 더 이상 졸라매지 않겠다는 전략적 지위에는 올라섰지만 인민 생활 향상까지는 못 이뤘기 때문에 대남 수요도 있다고 생각한다”며 “그런 점에서 접점을 만드는 게 평화 공존”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정 장관은 2025 국제한반도포럼(GKF)과 독일 통일기념일 행사 등에 참석하기 위해 28일부터 5박7일 일정으로 독일과 벨기에를 방문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