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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수관로 속 15만 톤 강릉 공급 제안
하루 1만 톤 비상 방류 위한 공사 돌입
강릉시 "수질 기준 충족 시 방류 가능"
8일 강원 평창군 대관령면 도암댐에 초록빛 물이 차 있다. 평창=연합뉴스
8일 강원 평창군 대관령면 도암댐에 초록빛 물이 차 있다. 평창=연합뉴스


극한 가뭄에 시달리는 강원 강릉시에 물을 공급할 대안으로 거론된 평창군 대관령면 도암댐(저수량 3,000만 톤)이 24년 만에 비상 방류에 나설 가능성이 점차 커지고 있다. 강릉시의 상수원인 오봉저수지가 바닥을 드러내면서 시행한 대책에도 저수율이 역대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기 때문이다. 제한 급수를 넘어 부분 단수를 확대해야 할 상황에 놓였다.

강원도는 환경부와 한국수력원자력, 강릉시가 도암댐 도수관로(15.6㎞)에 차 있는 용수(15만6,000톤)를 매일 1만 톤씩 비상 방류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8일 밝혔다. 한수원은 도수관로에 지름 2.5㎝ 방류관을 연결해 물을 빼낼 수 있도록 공사 자재를 발주했다. 도암댐 방류수가 강릉시 쪽으로 가는 길목에 있는 정선·영월군도 가뭄 피해를 줄이기 위한 비상 방류에 반대하지 않겠다는 뜻을 강원도에 전했다. 다만 비상 방류가 본격 발전 방류의 빌미가 돼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다.

도암댐은 평창 대관령 일대 물을 가둔 뒤 관로를 통해 남대천으로 방류하는 유역 변경식 발전 시설이다. 1991년 발전 방류에 들어갔으나 상류에서 유입된 가축 분뇨, 흙탕물이 뒤섞인 방류수가 수질 오염을 일으켜 완공 10년 만에 가동이 중단됐다. 정선·영월군이 선뜻 비상 방류에 찬성하지 못했던 이유다. 하지만 지난달 28일부터 이달 초까지 댐 도수관로에 저장된 물의 수질을 측정한 환경부는 "정수 시 먹는 물 기준에 부합하게 공급할 수 있다"는 전문 기관 의견을 받아 강릉시와 협의에 들어갔다. 환경부는 2006년 가축분뇨법 제정과 2007년 비점 오염 관리지역 지정에 따라 도암댐 상류에서 오염원 저감 사업이 꾸준히 진행돼 수질이 많이 개선된 것으로 평가했다.

당국의 대응이 물 부족의 근본 대책이 되지 못하고 있는 것도 도암댐 활용론에 힘을 싣게 하는 대목이다. 강릉시와 재난 대응 당국은 매일 급수 차량 530대, 헬기 5대, 함정 1척과 1,100명이 넘는 인원을 동원해 2만2,000톤의 물을 쏟아붓고 있지만 오봉저수지의 저수율이 12.4%까지 떨어졌다. 국립한국해양대는 아시아 최대 실습선(9,196톤급) 한나라호에 1,000톤의 물을 실어 강릉항으로 급파하기도 했다. 하지만 비다운 비가 내리지 않는다면 한 달 뒤 오봉저수지 저수율이 5% 미만까지 떨어질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강릉시의회는 이날 "환경부가 1급수라고 밝힌 도암댐 방류터널에 담긴 물을 받아야 한다"는 견해를 밝혔다. 현재로선 선택지가 많지 않은 만큼, 댐 용수 지원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강원 강릉시 포남동 스피드스케이팅경기장 주차장에서 공무원이 전국 각지에서 기부받은 생수를 시민에게 배부하고 있다. 강릉=연합뉴스
강원 강릉시 포남동 스피드스케이팅경기장 주차장에서 공무원이 전국 각지에서 기부받은 생수를 시민에게 배부하고 있다. 강릉=연합뉴스


하지만 강릉시는 여전히 신중한 입장이다. 시 관계자는 "환경부가 실시한 8개 항목보다 3배 이상 많은 30개 항목으로 이뤄진 정밀 수질 검사 뒤, 상수원으로 적합하다는 결론을 전제로 시민 의견을 수렴해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댐 용수 공급이 이뤄질 경우를 대비한 남대천 관로 등 관련 공사에는 곧 들어간다는 방침이다.

시가 이 같은 입장을 보이는 것은 과거 도암댐 물로 인해 상수원이던 남대천 수질이 오염된 상황을 겪은 시민의 우려가 크기 때문이다. 홍제동 주민 심모(49)씨는 "댐 상류 오염원이 크게 줄었다고 해도 20년 넘게 고여 있던 수질에 의심이 가는 것도 사실"이라며 "신중히 결정할 문제"라고 말했다. 도암댐 용수 수질을 철저히 검증한 뒤 방류를 결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도암댐 물을 비상 방류하더라도 농업용수로 활용하고, 오봉저수지 물만 생활용수로 쓰자는 주장도 있다.

강릉시가 방류에 찬성하면 늦어도 2주 뒤부터 도암댐 용수가 남대천에 유입된다. 이 물을 오봉저수지로 끌어오는 작업 등 토목 공사와 준비가 필요해 실제 식수로 공급되기까지는 시간이 더 걸릴 수도 있다. 김광래 강원도 경제부지사는 "댐 도수관로에 저장된 15만 톤 방류가 끝난 뒤에도 상황에 따라 매일 1만 톤씩 도암댐 물을 추가 공급하는 것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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