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통령, 1박2일 방일 마무리
이재명 대통령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14일 일본 나라현 대표 문화유적지인 호류지(법륭사)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14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와 나라현의 불교 사찰 호류지(법륭사)를 찾아 친교 시간을 갖는 것으로 1박2일 방일 일정을 마무리했다. 이번 방일로 ‘한-일 셔틀외교’가 본궤도에 오르고 양국 간 신뢰가 한층 업그레이드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첫발을 뗀 과거사 논의와 의사 타진에 그친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이하 환태평양협정) 가입 문제 등 풀어야 할 숙제가 남았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다카이치 총리와 55분가량 호류지를 둘러봤다. 전날 소규모 단독 회담과 확대 회담, 정상 간 별도 환담, 만찬에 이어 이날 다섯번째 호류지 만남으로 양국 간 ‘셔틀외교’를 공고히 한 것이다. 두 정상은 이틀 동안의 만남에서 지식재산 보호, 스캠 범죄 공동 대응 등 민생 분야는 물론 한반도 비핵화, 대북 정책 등 외교·안보 분야 등의 실질적인 협력 확대를 약속했다.
무엇보다 두 정상이 1940년대 유해 신원 확인에 합의한 조세이 탄광 문제를 계기로 한-일 간 과거사 논의가 어디까지 나아갈지 주목된다. 이수훈 전 주일대사는 “이 대통령이 그동안 안정적 상황 관리를 위해 과거사를 전면에 내세우는 것을 유보했지만, 이제 한-일 관계가 궤도에 올랐기 때문에 과거사 문제에서도 진전을 이루겠다는 의미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다음달 22일로 일본이 예정해놓은 ‘다케시마의 날’(일본이 주장하는 독도 명칭)에 다카이치 총리가 내놓을 메시지가 ‘이재명-다카이치 시대’ 한-일 과거사 이슈의 가늠자가 될 수 있다.
두 정상은 한국의 환태평양협정 가입 문제도 후속 과제로 넘겨놨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환태평양협정에 대한 이야기도 있었고, 우리가 추진 의사를 재확인했다”고만 밝혔다. 우리 정부는 미국의 무역질서 재편에 대한 대응책 중 하나로 이 협정 가입을 추진하고 있지만, 의장국 구실을 하는 일본의 동의 여부가 관건이다. 무엇보다 대만이 2022년 협정 가입을 공식화하면서 10년 넘게 유지해온 후쿠시마 인근 5개현 식품 수입 금지를 해제해, 이 조처가 협정 가입을 위한 전제 조건처럼 굳어져 버린 게 부담이다.
실제 이번 정상회담에서도 협정 가입 문제와 함께 일본산 식품 수입 문제가 테이블에 올랐다고 일본 정부는 밝혔다. 위 실장은 후쿠시마산 식품 수입에 대한 여론의 거부감을 의식한 듯 브리핑에서 “식품 안전에 대한 일본 측 설명이 있었다”면서도 “이 문제는 실무적으로 부서 간 협의를 요하는 문제”라며 말을 아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