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면제 먹인 뒤 차량 태워 바다로 돌진
'빚 2억' 생활고 비관 범행… 혼자 탈출
2심서 감형… "반사회적 동기 아니다"
'빚 2억' 생활고 비관 범행… 혼자 탈출
2심서 감형… "반사회적 동기 아니다"
지난해 6월 2일 전남 진도군 임회면 진도항에서 지모(50)씨가 아내 및 두 아들을 태운 채 바다로 돌진했던 차량이 인양되고 있다. 목포해양경찰서 제공
수면제를 먹고 잠든 아내와 두 아들을 태운 차량을 몰고 바다로 돌진해 사망에 이르게 한 50대 가장이 항소심에서 징역 30년을 선고받았다. 1심의 무기징역에서 감형된 것으로, "반사회적 동기에 따른 범행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는 이유였다.
광주고법 형사2부(부장 이의영)는 13일 살인·자살방조 혐의로 구속 기소된 지모(50)씨의 항소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했던 원심 판결을 파기하고 징역 30년을 선고했다.
지씨는 지난해 6월 1일 전남 진도군 임회면 진도항에서 아내와 10대 고교생 아들 2명에게 수면제를 먹인 뒤 차량에 태운 채 바다로 돌진, 가족 3명을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당시 지씨 역시 차량 탑승 상태로 바다에 빠졌으나 두려움을 느낀 끝에 혼자 탈출했으며, 가족을 구조하지 않고 도주했다가 결국 붙잡혔다. 건설 현장에서 십장(일꾼들을 감독하는 우두머리)으로 일했던 지씨는 "2억 원에 달하는 채무에 부담을 느껴 아내와 (일가족 자살 범행을) 공모했다"는 취지로 경찰에 진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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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고법 청사 전경. 한국일보 자료사진
앞서 1심 재판부는 "타인의 생명을 침해하는 범죄에 대해선 응분의 철퇴를 내리쳐 '반드시 대가를 치르게 된다'는 원칙을 증명함으로써 이러한 범행이 재발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며 지씨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지씨는 '처벌이 너무 무겁다'며 항소했다.
2심 재판부는 "독립된 인격체이자 보호 대상인 자녀의 생명을 빼앗은 행위는 비난 가능성이 매우 크다"며 "범행 직후 119에 구조를 요청했다면 참혹한 결과로 이어지지 않았을 것"이라고 지씨를 꾸짖었다. 그러면서도 "12년 이상 조울증에 걸린 아내를 간병하는 등 오랜 시간 가장의 책임을 짊어져 왔고, 반사회적 동기로 범행을 한 것은 아니다"라고 감형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본인만 살아남아 평생 죄책감을 안고 살아갈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감안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