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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엄 기획·실행’ 김용현에는 무기징역 구형
경찰 동원해 ‘국회 봉쇄’ 조지호는 징역 20년 구형
12·3 불법계엄 관련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기소된 윤석열 전 대통령이 13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 417호 형사대법정에서 열린 결심공판에서 변호인들과 대화하며 웃고 있다. 서울중앙지법 제공
12·3 불법계엄 관련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기소된 윤석열 전 대통령이 13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 417호 형사대법정에서 열린 결심공판에서 변호인들과 대화하며 웃고 있다. 서울중앙지법 제공


2024년 12·3 불법계엄을 선포해 파면된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해 조은석 내란 특별검사팀이 사형을 선고해달라고 13일 재판부에 요청했다. 윤 전 대통령과 가장 가까운 거리에서 계엄 계획을 기획하고, 전·현직 군인들을 동원해 실행에 옮긴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에 대해서는 무기징역을 구형했다. 특검은 “이번 내란은 국민 저항과 국회의 신속한 조치로 극복할 수 있었지만, 향후 계엄을 수단으로 한 헌정 질서 파괴가 반복될 위험성이 적지 않다”며 “공직 엘리트들이 자행한 헌법 질서 파괴를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에 대한 단죄보다 엄중히 해야한다”고 밝혔다.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재판장 지귀연)는 윤 전 대통령에 대한 내란 우두머리와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혐의 결심 공판을 열었다. 오전 9시30분부터 오후 8시41분까지 하루종일 이어진 윤 전 대통령 측의 서류증거(서증)조사 이후 특검의 구형이 이어졌다. 박억수 특검보는 오후 8시57분 자리에서 일어나 “장기간 심리하며 다수 공판을 통해 실체적 진실 규명에 최선을 다해준 재판부의 노고에 경의를 표한다. 수사와 재판 과정을 엄중하게 지켜본 국민 여러분께도 감사 말씀드린다”고 말문을 열었다.

박 특검보는 윤 전 대통령에 대해 사형을 구형하며 “헌법이 설계한 집권 구조를 무력화하고, 군·경에 의해 통치 구조를 재편하려 한 내란 범행으로 국민과 국가에 준 충격은 이루 말할 수 없게 크다”며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사회 공동체 존립과 안녕을 해하는 범죄에 대해서는 가장 엄정한 벌로 대응해왔다. 특히 진정한 반성 여부가 가장 중요한 요소로 고려되어 왔다”며 “이는 재발 방지를 위한 가장 기본적인 것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어 “그러나 피고인 윤석열은 진지한 성찰이나 책임 의식을 보이지 않고, 독재와 장기집권이라는 권력욕에 따른 비상계엄 선포와 실행을 자유민주주의 수호라고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 사건은 대통령 지위와 권한을 악용한 범행으로 피고인은 법률가로 검찰총장까지 지내 누구보다 앞장서서 헌법을 수호할 의무가 있는데도, 헌법 질서 파괴로 나아간 점에서 비난받아야 마땅하다”고 했다.

김 전 장관에 대해서는 “피고인 윤석열과 보인 행태가 조금도 다르지 않고 엄청난 피해와 해악을 초래했다”고 했다. 특검은 “국방장관 인사청문회 당시 ‘계엄설’을 일축하며 철저히 속였지만, 실상은 취임 후 군에 대한 선제 조치를 하는가 하면 인력 준비와 실행, 폭동행위 전반을 위해 윤석열을 보좌하며 총괄했다”고 했다. 이어 “내란 범행에 있어 기획을 주도하며 설계한 핵심 인물로 책임이 극히 중대하고, 참작할 만한 사정이 전혀 없어 엄중한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했다.

현역 군인들을 불러 모아 계엄을 모의하고,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장악 등을 지시해 김 전 장관을 적극 도운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에 대해서도 징역 30년의 중형을 선고해달라고 했다. 노 전 사령관 지시로 부정선거 수사를 목적으로 하는 ‘제2수사단’ 설치를 모의하고, 선관위 직원 체포 시도 등에 가담한 김용군 전 대령에 대해선 징역 10년을 구형했다.

계엄 당일 1000명 이상의 경찰을 동원해 국회를 봉쇄하고, 국회의 계엄 해제 의결을 막은 혐의를 받는 경찰 수뇌부에 대해서도 중형을 선고해달라고 요청했다. 특검은 조지호 전 경찰청장, 김봉식 전 서울경찰청장에 대해 각각 징역 20년, 징역 15년을 선고해달라고 했다. 특검은 조 전 청장에 대해 “경찰 최고 책임자 지휘에 있었으므로 치안과 범죄 대응 등 책무는 일반 경찰보다 엄중하게 요구된다”며 “국민의 지팡이로써 최선을 다할 것이라는 경찰에 대한 국민 신뢰를 중대하게 훼손했고, 구성원들의 자긍심과 명예에 큰 상처를 남겼다”고 했다. 김 전 서울경찰청장에 대해서도 “경찰의 직무 수행이 헌법과 법률에 따라 국민의 자유와 권리를 보호하는 방향으로 이뤄지도록 할 책무를 저버렸다”며 양형 의견을 밝혔다.

윤 전 대통령은 특검이 최종의견과 양형의견을 밝히는 동안 별다른 표정 변화 없이 앞을 가만히 바라보거나 입맛을 다셨다. “선제적 도발 조치로 북한의 도발을 유인했다”는 등의 특검 발언에는 헛웃음을 지으며 옆에 앉은 윤갑근 변호사를 바라보고 속닥거리기도 했다.

밤늦은 시간까지 약 60석 규모의 방청석을 가득 메운 방청객들은 특검의 의견 진술이 이어지는 동안 크게 한숨을 쉬거나 혀를 찼다. 윤 전 대통령에게 특검이 사형을 구형하자 방청석에선 황당하다는 듯 큰 웃음이 터져 나왔다. 일부는 “미친 XX”라며 욕설을 퍼부어 재판장이 수차례 “정숙해달라”며 제지했다.

재판부는 피고인 측 최종 의견을 들은 뒤 선고기일을 지정할 예정이다.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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