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아나 그란데도 “ICE 아웃”
지난 11일(현지시각) 제83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에 참석한 마크 러팔로(왼쪽)와 이날 뮤지컬·코미디 부문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배우 진 스마트. 둘 다 ‘비 굿’(착하게 살자·BE GOOD)이라고 쓰인 배지를 달고 있다. AP 연합뉴스
골든글로브 시상식에 참석한 미국 할리우드 스타들의 턱시도와 드레스를 장식한 건 화려한 브로치가 아니었다.
지난 11일(현지 시각) 미국 로스앤젤레스(LA) 베벌리힐튼호텔에서 열린 제83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에 참석한 배우 마크 러팔로는 하얀 턱시도 위에 ‘비 굿’(착하게 살자·BE GOOD)이라고 쓰인 배지를 달고 나왔다.
‘비 굿’은 지난 7일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이민세관단속국(ICE·이하 이민단속국) 요원의 총에 맞아 숨진 러네이 니콜 굿(37)을 기리는 문구로, 이민세관단속국의 과잉 대응에 대한 항의의 뜻을 담고 있다. ‘비 굿' 캠페인을 주도하고 있는 미국시민자유연맹(ACLU)은 “이 캠페인은 러네이 니콜 굿을 기리는 동시에 이런 끔찍한 상황 속에서 서로에게 선의를 베푼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즉 좋은 시민이자 이웃, 친구, 동지, 인간이 되는 것의 의미를 되새기게 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밝혔다.
지난 11일(현지시각) 제83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에 참석한 마크 러팔로가 달고 나온 ‘비 굿’(착하게 살자·BE GOOD) 배지. AP 연합뉴스
영화 ‘어벤져스’ 시리즈에서 ‘헐크’로 잘 알려진 그는 이날 레드카펫에서 “이 배지는 그녀(러네이 니콜 굿)을 위한 것”이라며 “이는 오늘날 미국에서 공포와 불안에 떨고 있는 모든 사람을 위한 것이다. 저 또한 그중 한 명이다. 나는 이 나라를 사랑하지만, 지금 벌어지고 있는 일들은 미국의 모습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대한 비판을 쏟아냈다. 그는 “우리는 (트럼프의 주장과 달리) 베네수엘라를 불법적으로 침략했고 현재 베네수엘라와 전쟁 중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국제법은 신경 쓰지 않으며 자신을 막을 수 있는 건 자신의 도덕성뿐이라고 했지만, 그는 유죄를 선고받은 강간범”이라며 “최악의 인간”이라고 말했다.
마크 러팔로 말고도 코미디언 겸 배우 완다 사이크스, 너태샤 리온, 진 스마트 등 배우들이 해당 배지를 착용하고 고인을 추모했다. 진 스마트는 레드카펫에서 “배우들이 이런 기회에 사회·정치적 이슈를 이야기하는 걸 좋게 보지 않는 사람도 있다는 것을 안다”면서도 “나는 지금 여배우가 아니라 시민이자 엄마로 이야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뮤지컬·코미디 부문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그녀는 ‘비 굿' 배지를 달고 트로피를 받으며 “레드카펫에서 이미 할 말을 다 했으니 여기서 더 하지는 않겠다”며 “우리 모두 옳은 일을 하자. 마음속으로는 누구나 옳은 일이 뭔지 알고 있을 테니, 옳은 일을 하도록 하자”고 밝혔다.
지난 11일(현지시각) 제83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아리아나 그란데(오른쪽)와 블랙핑크 멤버 리사의 모습. 아리아나 그란데 드레스 위에 ‘ICE OUT’이라고 적힌 배지가 있다. 빌보드 인스타그램 갈무리
일부는 ‘ICE OUT’이라고 적힌 배지를 달았다. 세계적인 팝스타 아리아나 그란데는 이날 검정 드레스 위에 ‘ICE OUT’이라고 적힌 흰 배지를 착용한 모습이 포착됐다. 이 역시 이민세관단속국에 저항하는 의미로, 최근 미국 전역에서는 트럼프 행정부의 이민 단속과 단속국의 폭력에 항의하는 시위가 확산하고 있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