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이민 분야 외 대화 진행 안돼"
"주권 평등 원칙 하에 미국과 대화 용의"
"독립 존중 하에 대화 이뤄져야"
"주권 평등 원칙 하에 미국과 대화 용의"
"독립 존중 하에 대화 이뤄져야"
미겔 디아스카넬 쿠바 대통령. 하바나=AFP 연합뉴스
"더 늦기 전에 거래에 나서라"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압박에 미겔 디아스카넬 쿠바 대통령이 대화 의사를 내비쳤다. 그는 미국과 대화가 현재 진행 중이지 않다면서도 향후 협상 가능성을 열어뒀다.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굴복하지 않겠다는 강경 메시지를 낸 지 하루 만이다.
디아스카넬 대통령은 12일(현지시간)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쿠바는 주권 평등, 상호 존중, 국제법 원칙 준수, 상호 이익에 기반해 미국 정부와 진지하고 책임감 있는 대화를 나눌 용의가 항상 있었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쿠바의 독립을 존중해줘야 진지한 대화가 가능하다고 피력한 것이다. 그는 다만 "미국 정부와는 현재 이민 분야에서의 기술적인 접촉을 제외하고는 어떠한 대화도 진행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디아스카넬 대통령은 "쿠바는 양국 간 체결한 이민 협정을 철저히 준수하고 있다"며 "역사가 보여주듯, 미국과 쿠바의 관계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적대감, 위협, 경제적 강압이 아닌 국제법에 기반해야 한다"고도 썼다.
전날 트럼프 대통령에 거친 반응을 보였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앞서 디아스카넬 대통령은 "더 늦기 전에 거래에 나서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강압적인 메시지에 "그 누구도 우리에게 지시할 수 없다"고 맞섰다. 그는 엑스(X)에 "모든 것을, 심지어 인간의 생명마저도 사업으로 여기는 이들은 쿠바를 비난할 만한 도덕성이 없다"며 "쿠바는 자유롭고 독립적인 주권 국가다. 그 누구도 우리에게 지시할 수 없다"고 썼다.
마이애미 대학교 산하 쿠바 및 쿠바계 미국인 연구소(ICCAS)의 국장을 지낸 앤디 고메스는 디아스카넬 대통령의 게시글에 대해 "내부적으로 어떤 조치를 취할 지 결정하기 위해 약간의 시간을 벌려는 시도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SNS 트루스소셜에 "쿠바는 오랜 기간 베네수엘라로부터 많은 양의 석유와 돈을 받으며 살아왔다"며 늦기 전에 쿠바가 거래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협상 주제는 분명하게 밝히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누군가 자신의 게시물에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이 쿠바 대통령이 될 것"이라고 쓴 게시물을 공유하고, "좋은 생각"이라고 평하기도 했다.
쿠바는 1959년 공산화 이후 미국과 적대 관계를 유지해왔다가 2015년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관계 정상화를 위해 쿠바를 테러지원국에서 해제하면서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는 듯 했다. 조 바이든 행정부도 지난해 1월 퇴임을 앞두고 쿠바를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뺐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할 때마다 쿠바와 미국 관계는 다시 나빠졌다. 트럼프 대통령이 집권할 때마다 쿠바를 테러지원국으로 재지정했기 때문이다. 테러지원국 지정으로 쿠바 정부와 군에 대한 경제제재도 복원됐다. 여기에 베네수엘라 원유 수출 봉쇄로 쿠바는 극심한 경제난과 연료 부족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쿠바 곳곳에서도 정전과 연료 대란, 산업 마비가 잇따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