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기 재심 청구 땐 절차 지연될 수도
공천헌금 수수 등 각종 비위 의혹을 받는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의원이 12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윤리심판원 회의에 출석해 소명을 마친 뒤 당사를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윤리심판원이 12일 공천 헌금 수수와 보좌진 상대 갑질 등 각종 비위 의혹에 휘말린 김병기 의원(전 원내대표)에 대해 제명 처분을 의결했다. 민주당은 14일 최고위원회의와 15일 의원총회를 개최해 김 의원에 대한 제명 여부를 최종 결정할 예정이다. 다만 김 의원이 재심을 청구할 경우, 이 절차는 조금 더 지연될 가능성이 있다.
한동수 민주당 윤리심판원장은 이날 밤 서울 여의도 민주당사 앞에서 기자들을 만나 “김병기 의원에 대해 징계시효 완성 여부와 사안의 중대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제명 처분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한 심판원장은 “징계 사유가 완성된 부분이 존재하고, 징계 시효가 완성된 사실들은 징계 양정에 참고자료가 된다는 것이 대법원 판례”라며 “징계 시효가 완성되지 않은 수개의 징계 사유만으로도 제명 처분에 해당된다는 심의 결과를 도출했다”고 밝혔다. 이날 김 의원은 윤리심판원 회의에서 당규에 규정된 징계 시효 3년이 지나 징계가 불가능하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윤리심판은 2024년 10월 대한항공으로부터 고액의 숙박권을 수수한 의혹과 지난해 9월 쿠팡 임원과 고액의 식사를 한 의혹 등 시효가 경과하지 않은 일부 사건들만으로도 김 의원 제명 의결을 하기에 충분했다는 결론을 내렸다는 뜻이다.
김 의원은 이날 윤리심판원 회의에 출석하며 취재진들에게 “의혹에 대해 무고함이 밝혀질 수 있도록 충실히 답변하겠다”고 했다. 윤리심판원은 총 9시간여에 걸쳐 진행된 회의에서 강선우 의원 공천 헌금 수수 묵인 의혹 등 총 13개 혐의를 적용해 조사를 진행했다. 이 가운데 첫 5시간가량은 김 의원이 출석한 상태에서 진행됐다. 김 의원은 ‘2020년 총선을 앞두고 서울 동작구의원으로부터 공천 헌금을 받았다’는 의혹 등에 대해 사실이 아니라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리심판원 관계자들은 이날 저녁 김 의원이 조사를 마치고 당사를 떠난 이후 4시간가량 추가적으로 내부 회의를 한 뒤, 최종적으로 제명 처분을 의결했다.
이날 윤리심판원이 제명 처분을 의결함에 따라 민주당은 당규가 정한 후속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박수현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을 만나 “수요일(14일)에 최고위원회에 심판원 결론이 공식 보고될 것”이라며 “이후 목요일(15일) 의원총회에 (김 의원 제명 안건이) 상정돼 의원 동의를 구하는 절차를 밟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당법과 민주당 당규에 따라 국회의원인 당원을 제명하고자 할 때는 의원총회를 열어 재적 의원 중 과반의 동의가 있어야 한다. 다만 김 의원이 윤리심판원에 재심을 신청할 경우 최고위원회의 보고와 의원총회 논의 일정은 바뀔 수 있다. 재심 청구는 윤리심판원이 징계 결정을 당사자에게 통호보한 날로부터 7일 이내에 할 수 있다.
애초 민주당은 이날 윤리심판원 결론이 내려지면 늦은 밤에라도 최고위원회의를 열어 후속 절차를 이어갈 계획이었다. 그러나 이날 곧장 최고위를 열지 않고 14일 최고위에서 논의하기로 한 것에 대해, 박수현 대변인은 “시간이 늦었고, 어차피 의원총회를 거쳐야 한다”며 “굳이 한밤 중에 최고위원회의를 열어 보고 받기보다 (최고위가 열리기로 원래) 정해진 날에 (윤리심판원으로부터) 보고를 받고 의원총회로 가는 게 자연스럽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