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군이 무인기 탐지에 운용하는 국지방공레이더 모습. 방위사업청 제공
북한이 지난 10일 발표한 ‘한국 무인기 침투’에 대해 군 당국은 같은 날 ‘군이 보낸 것은 없고, 민간에서 날려 보낸 것인지 조사해보겠다’고 했다. 남쪽 무인기의 북한 침투 사실 자체를 알지 못했다는 뜻이다.
김여정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부부장의 11일 담화도 이 부분을 겨냥하고 있다. 그는 담화에서 “‘물샐틈없는 방공망’을 떠들어대던 (남한) 군부가 접경지역에서 그것도 백주에 발진하여 저공으로 국경을 횡단하는 비행물체에 대해 ‘모른다’고 잡아떼는 것은 저들 국민들로부터도 욕벌이감이 될 것”이라고 했다. 군이 아니라 민간에서 보낸 게 사실이더라도, 무인기 침투에 대한 군과 정부 책임은 면해지지 않는다는 논리다.
하지만 북으로 향하는 무인기를 탐지하지 못했다고 하더라도 이것을 군 당국의 경계 실패나 방공 시스템의 치명적 결함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게 중론이다.
수도권에는 방공망이 촘촘하게 짜여 있지만, 북한 항공기와 탄도미사일 탐지·요격에 맞춰 있다. 게다가 무인기는 크기가 2m 안팎으로 작아 일반적인 방공레이더로는 잡히지 않고, 국지방공레이더(TPS-880K)에 탐지된다.
하지만 경기 파주 등 최전방에 배치된 국지방공레이더는 북쪽으로 전파를 쏴 군사분계선 이북에서 넘어오는 항적(항공기 비행 흔적)을 집중적으로 감시하는 탓에 민간인이 남에서 북으로 무인기를 올려보냈다면 탐지가 쉽지 않다.
국지방공레이더 운용개념도. 방위사업청 제공
이재명 대통령 지시에 따라 이뤄질 군경 합동수사는 북한 주장이 맞는지, 민간이 보냈다면 누가 어떤 목적으로 어떻게 군사분계선을 너머로 무인기를 보냈는지를 밝히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북한이 추락한 무인기들의 비행기록장치를 수거해 이륙 시간, 장소(지난해 9월27일 오전 11시15분 경기 파주시 적성면, 지난 4일 낮 12시50분 인천시 강화군 송해면)와 비행경로를 구체적으로 밝혀놓은 터라 이를 토대로 북한 주장을 검증하면 된다.
군 당국은 국지방공레이더 자료, 전방 대공초소의 열상감시장비(TOD) 기록을 재검토해, 해당 일시, 장소에서 남에서 북으로 가는 무인기 항적이 있는지 살펴보고 있다.
경찰은 북한이 주장한 무인기 출발 일시와 장소를 중심으로 폐회로텔레비전(CCTV) 영상을 확인해 용의 차량과 인력을 특정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지목한 지역이 유동 인구가 많은 곳이 아니어서 수사 자체에는 큰 어려움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