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바게뜨 노동자 힘내라 공동행동 관계자들이 지난해 6월2일 서울 서초구 SPC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SPC삼립 공장 끼임 사고와 관련해 책임자 처벌과 근본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정효진 기자
지난해 SPC삼립 시화공장 노동자의 끼임 사망사고와 관련해 경찰과 노동부가 공장장 등 사고 책임자의 신병 확보 절차에 돌입했다. 다만 중대재해처벌법(중처법) 위반 등의 혐의로 수사를 받은 SPC삼립의 최종 책임자인 김범수 대표이사는 신병처리 대상에서 제외됐다.
경기 시흥경찰서는 9일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센터장(공장장) A씨 등 공장 관계자 4명에 대해 사전구속영장을 신청했다. 또 고용노동부 성남지청은 A씨에 대해 산업안전보건법(산안법) 위반 혐의를 적용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지난해 5월19일 SPC삼립 시화 제빵공장에서 50대 여성 노동자가 컨베이어 벨트에 끼여 사망했다. 이 노동자는 뜨거운 빵을 식히는 컨베이어 벨트에 윤활유를 뿌리던 중 사고를 당한 것으로 파악됐다. A씨 등은 노동자가 직접 기계 안쪽으로 들어가 윤활유를 뿌려야 하는 위험천만한 상황을 초래하는 등 안전관리 의무를 소홀히 한 혐의를 받고 있다.
SPC는 사고 직후 공장 가동 중단과 사과문 발표 등에 나섰으나 유사한 중대재해가 반복되고 있다는 점에서 거센 비판이 일었다. SPC그룹 산하에서는 2022년 10월 평택 SPL 제빵공장에서 20대 노동자가 끼임 사고로 사망했고, 2023년 8월 샤니 성남공장에서는 50대 노동자가 기계에 끼여 사망했다.
경찰은 SPC삼립에서 노후한 기계를 방치하는 등 사고 예방 조처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고 봤다. 아울러 피의자들이 “(사망자가) 왜 기계 안쪽으로 들어가 윤활유를 뿌렸는지 모르겠다”는 등 사망 노동자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태도를 보이며 조사에서 혐의를 부인한 것도 구속영장 신청 판단의 근거가 됐다고 경찰은 전했다.
다만 중대재해처벌법(중처법) 위반 등의 혐의를 받는 김 대표이사는 신병처리 대상에서 제외됐다. 노동부 관계자는 “구속영장 신청은 범행의 중대성뿐 아니라 증거 인멸의 우려와 도주 가능성까지 두루 고려해서 검찰과의 협의를 통해 진행했다”며 “개별 피의자에 대한 수사 내용 및 구체적인 판단 근거 등은 밝히기 어렵다”고 했다. 경찰 관계자는 “중처법은 노동부의 수사 분야여서 김 대표이사에 대한 구속영장 신청에 관해서는 경찰에서 답변할 수 없다”고 말했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은 사고 발생 두 달여 만인 지난해 7월25일 SPC삼립 시화공장을 방문해 SPC 그룹 경영진을 상대로 취약한 현장의 안전 문제를 강하게 질책했다. 검찰이 해당 구속영장을 법원에 청구할지는 내주 중 판가름 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