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란우두머리혐의 결심공판 9일 오전 진행
역대 대통령 섰던 법정에서 최후 진술 예정
인파 가득한 방청석, '처벌'·'석방' 집회 각각
재판 초반, 호칭·증거조사 두고 양 측 충돌
역대 대통령 섰던 법정에서 최후 진술 예정
인파 가득한 방청석, '처벌'·'석방' 집회 각각
재판 초반, 호칭·증거조사 두고 양 측 충돌
편집자주
초유의 '3대 특검'이 규명한 사실이 법정으로 향했다. 조은석·민중기·이명현 특별검사팀이 밝힌 진상은 이제 재판정에서 증거와 공방으로 검증된다. 진상 규명과 책임 추궁을 위한 여정을 차분히 기록한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26일 서울 서초구 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체포방해 혐의 1심 결심 공판에서 최후 진술을 하고 있다. 서울중앙지법 제공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에 대한 결심공판이 9일 서울중앙지법 417호 대법정에서 열렸다. 내란 특검팀의 구형과 윤 전 대통령의 최후 변론 등으로 진행된 이날 재판을 눈에 담으려는 인파들이 법정을 가득 채웠다. 이 곳 법정에서 30년 전 전직 대통령인 전두환과 노태우는 사형과 무기징역의 형을 선고 받았고, 박근혜 이명박 전 대통령도 이 법정에서 재판을 받은 뒤 중형 선고 받았다. 한층 야위 모습의 윤 전 대통령은 재판이 진행되는 동안 조용히 눈을 감고 있었다.
이날 결심공판은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부장 지귀연)의 심리로 오전 9시20분부터 열렸다. 2024년 12월 기소된 뒤 이듬해 2월부터 이날까지 42번째 공판이자 1심 법원에서는 마지막으로 변론을 할 수 있는 시간. 윤 전 대통령은 흰머리가 가득하고 야윈 모습으로 법정에 모습을 드러냈다. 하얀색 셔츠에 검은 정장을 입고 갈색 서류봉투를 옆구리에 낀 채로 힐끗 방청석을 둘러본 그는 재판부에 인사를 한 뒤 절뚝이는 듯한 보폭으로 피고인석을 향해 걸어갔다.
자리에 앉은 윤 전 대통령은 미소를 띤 채로 변호인들과 대화를 나눴다. 하지만 재판이 시작된 후로는 조용히 눈을 감고 고개를 숙였다. 가끔은 PPT 화면을 유심히 읽기도 했고 지지자들이 앉아있는 방청석을 바라보기만 했다.
함께 재판을 받은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 김용군 전 제3야전군사령부 헌병대장(대령), 조지호 전 경찰청장, 김봉식 전 서울경찰청장, 윤승영 전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수사기획조정관, 목현태 전 서울경찰청 국회경비대장도 법정에 출석했다. 김 전 장관은 정장을 입고 정중하게 재판부에 고개를 숙였고, 노 전 사령관은 성큼성큼 법정에 들어왔다.
법정 안팎은 시민들로 붐볐다. 재판 30분 전부터 출입구 앞에는 수십명의 시민들이 긴 줄을 선 채 입장을 기다렸다. 이날 방청은 선착순 착석, 취재진과 사건 관련인을 포함 150석 규모의 대법정은 금새 가득 찼다. 늦게 와 자리에 앉지 못한 시민들은 출입구 앞에서 빈자리를 기다렸다. 이 곳 417호 대법정은 과거 전직 대통령들(전두환·노태우·이명박·박근혜)이 재판을 받았던 곳으로 과거 검찰은 1996년 12·12 군사 반란과 5·18 광주민주화항쟁 관련 내란수괴 등 혐의로 기소된 전 전 대통령에게 사형을 구형했고 내란 중요 임무 종사 등의 노 전 대통령에게는 무기징역을 구형했었다.
법원 밖에서는 장외전이 펼쳐졌다. 중앙지법 서문에서 열린 보수 단체 집회에 20여 명이 결집했다. 이들은 '윤 어게인' '특검을 특검하라' 등이 적힌 팻말을 들고 "윤석열을 석방하라" 구호를 외쳤다. 윤 전 대통령 처벌을 촉구하는 시민단체도 인근에서 "윤석열 사형" 구호를 외치며 맞섰다. 다만 오전까지 양 측 모두 소수 인원이 모이는데 그쳤고, 별다른 물리적 충돌은 발생하지 않았다.
마지막 변론의 기회가 주어진 만큼 특검 측과 피고인 측은 재판 초반부터 강하게 충돌했다. 특히 증거조사에 앞서 진행 방식을 두고는 날선 신경전을 벌였다. 김 전 장관 측 변호인들이 증거조사 자료 복사본이 부족하다며 구두변론으로 진행하겠다고 하자, 특검 측은 "저희는 전날 시나리오부터 제출했는데 자료도 없이 한다면 (맞지 않다) 준비를 해왔어야 한다"고 반발했다. 김 전 장관 측은 이에 "하루 동안 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분위기가 과열되자, 재판부는 "프로와 아마추어의 차이는 프로는 징징대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제지하기도 했다. 다행히 곧이어 복사본이 도착해 상황은 마무리됐다.
김 전 장관 측 이하상 변호사는 특검 측의 호칭을 문제삼았다. 이 변호사는 "나이 어린 검사들이 전직 대통령에게 처음에는 아무런 호칭 없이 윤석열 이런 식으로 부르다가 저희들이 거듭 항의하니까 그제서야 양보하는 척하면서 어떤 검사는 '윤석열 피고인, 피고인 윤석열' 그런 식으로 얘기해서 많은 국민들을 분노케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공소사실들을 부인하며 "대통령의 민주적 정당성에 대한 심각한 도전이자 국헌 문란행위"라며 "대통령의 헌법 권한 행사와 김 전 장관의 직무상 권한 행사를 느닷없이 내란과 직권남용으로 둔갑시켰다"고 비판했다.
재판부는 증거조사, 특검 구형, 변호인 최종변론, 피고인 8명의 최후 진술변론을 끝으로 절차를 종결할 예정이다. 앞서 윤 전 대통령은 지난달 26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체포영장 방해 등 혐의 결심공판에서 59분 간 최후진술했다. 다른 피고인들도 1~2시간씩 변론을 진행할 것으로 예상돼, 재판은 밤 늦게까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