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 한 쿠팡 물류센터에 주차된 배송차량. 뉴스1
이커머스 업계에 ‘탈팡(쿠팡 탈퇴) 반사이익’ 현상이 점점 가시화하고 있다. 쿠팡 이탈 움직임이 이어지는 가운데, 경쟁사들이 이 수요를 흡수하며 ‘풍선효과’가 현실화하고 있단 분석이다.
8일 쿠팡과 유사한 새벽·당일 배송 서비스를 제공하는 쓱(SSG)닷컴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전체 주문 건수는 전월 대비 15% 늘었고, 같은 기간 첫 주문 고객 수는 30% 증가했다. 마켓컬리 역시 12월 주문량이 전월 대비 10~15% 늘었다. 컬리 관계자는 “정확한 수치 공개는 어렵지만, 네이버플러스 스토어에 입점한 ‘컬리N마트’의 주문량도 큰 폭으로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11번가에서도 지난달 빠른배송 서비스 ‘슈팅배송’을 처음 이용한 고객 수가 전년 동기 대비 3배 이상 증가했다.
경쟁사로의 탈팡 고객 유입은 일간 활성 이용자수(DAU)에서도 확인된다. 시장조사업체 아이지에이웍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 3일 기준 쿠팡의 DAU는 1546만9436명으로, 쿠팡 사태가 알려진 지난해 11월 29일 DAU(1625만1968명)보다 4.81% 감소했다. 주간 결제추정액도 약 1조296억4000만원(지난해 11월 24~30일)에서 약 9561억7800만원(12월 22~28일)으로 7% 이상 줄었다. 반면 11번가의 3일 DAU는149만4243명으로 지난해 11월 29일보다 15.38% 증가했고, G마켓도 167만9314명으로 같은 기간 22.93% 늘었다.
김경진 기자
패션플랫폼 무신사 역시 올 들어 신규회원 수가 급증했다. 무신사에 따르면 지난 2~3일 무신사 온라인스토어의 신규회원수는 전년 동기대비 70% 이상 증가했다. 현재 무신사 온라인 회원수는 1600만명이다. 무신사가 운영하는 ‘29CM’ 역시 지난 3일 온라인 신규회원수가 전년 동기대비 100% 이상 늘었다.
거래액 증가세도 두드러진다. 지난 1~5일 무신사 온라인에서 뷰티 카테고리 거래액은 전년 동기대비 2배 이상 늘어났다. 같은 기간 29CM에선 뷰티소품(194%), 바디케어 제품(153%), 주방용품(74%) 거래액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
이에 따라 이커머스 업계는 탈팡족을 선점하기 위한 치열한 마케팅 경쟁을 벌이고 있다. 쓱닷컴은 결제금액의 7%를 월 최대 5만원까지 적립해주는 멤버십 ‘쓱세븐클럽’을 지난 6일 출시했다. 월 구독료 2900원으로 쿠팡 와우 멤버십(7980원)보다 크게 낮췄다. 11번가는 할인 품목을 대폭 확대했고, G마켓은 최근 주말 배송을 시작했다.
무신사 관계자도 “회사의 주력 사업인 의류 뿐 아니라 뷰티·생활용품에서도 성장세를 보이는 건 쿠팡 이탈 수요가 유입됐기 때문으로 보인다”며 “특히 쿠팡을 겨냥한 조건없이 쓸 수 있는 ‘5만원 할인쿠폰’ 마케팅 효과가 컸다”고 말했다.
무신사가 쿠팡의 보상안을 겨냥해 내놓은 쿠폰. 사진 무신사
앞서 쿠팡은 개인정보 유출 피해자 3370만명을 대상으로 1인당 5만원 상당의 쿠폰 보상안을 내놨지만 사용처 등이 제한돼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이와 관련 무신사는 이달 1일부터 오는 14일까지 기존·신규 회원을 대상으로 무신사 스토어(2만원), 무신사 슈즈(2만원), 무신사 뷰티(5000원), 중고 플랫폼 무신사 유즈드(5000원) 등에서 쓸 수 있는 총 5만원 상당의 할인 쿠폰을 제공하고 있다.
이종우 아주대 경영학과 교수는 “경쟁사들의 마케팅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며 “아직은 쿠팡과 경쟁사들의 이용자 수 차이가 크지만, 점차 좁혀질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