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감독 정보 실시간 유출 정황…현직 노동부 직원 연루 추정
쿠팡 배송차량. 연합뉴스
쿠팡이 김앤장법률사무소와 청와대 행정관 출신 대관담당 임원을 통해 고용노동부의 근로감독 관련 정보를 실시간으로 파악한 정황이 확인됐다. 이들에게 정보를 넘겨준 이는 당시 노동부 현직 직원으로 보인다.
8일 한겨레가 쿠팡 전 시피오(CPO·개인정보보호 최고책임자) ㄱ씨를 통해 입수한 2020년 11월 내부 전자우편을 보면, 쿠팡은 당시 장덕준씨 과로사 등을 계기로 실시된 노동부의 근로감독 관련 정보를 사전에 파악했다. 당시 노동부는 쿠팡은 물론 마켓컬리와 에스에스지닷컴 등 온라인 유통업체를 상대로 근로기준·산업안전 감독을 추진했다. 감독 계획에는 고용형태와 노동시간, 휴게시간 등에 대한 모바일 설문조사도 포함돼 있었다. 이 조사는 그해 11월4일부터 진행될 예정이었다.
조사를 이틀 앞둔 11월2일 인사 담당자 ㅇ씨는 해롤드 로저스 당시 쿠팡 법무담당관(현 대표이사)에게 보낸 전자우편에서 “김앤장에 따르면, 설문조사와 관련해 노동부 내부 문서만 있었고, 설문조사에 대해 외부로 발송된 공식문서는 없었다고 한다”며 “김앤장이 문서를 확인한 것은 아니고, 노동부 내부 소식통으로 들은 바로는 대구 물류센터에서 사망사건이 발생했기 때문에 설문조사는 쿠팡과 씨에프에스를 대상으로 진행돼야 하며(다른 배송업체는 제외), 그렇게 이해하고 있다고 한다”고 썼다. ‘노동부 내부 소식통’→‘김앤장’→쿠팡 순으로 노동부 감독 정보가 흘러간 셈이다. 정보 누설자인 노동부 내부 소식통이 누구인지는 확인되지 않는다.
이 우편에는 “이 보고내용은 ‘○○○’이 보고한 내용(그의 소식통에 따르면 다른 배송업체들도 조사대상에 포함되었다고 함)과 다르고, 어느 소식이 맞는지 확실하지 않아 보다 정확한 소스를 내일 아침까지 추가로 확인해달라고 김앤장에 요청했다”는 내용도 담겨 있다. ‘○○○’은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보좌관과 청와대 행정관을 거쳐, 2020년 쿠팡 전무로 이직한 정아무개씨로 보인다.
이에 대해 로저스 현 대표는 “매우 도움이 된다”고 회신했다. 하루 뒤 아침엔 ㅇ씨는 로저스에게 “김앤장이 오늘 아침 다른 배송업체도 설문조사 리스트에 포함됐다고 확인했다”고 보고했다.
쿠팡은 노동관계법을 비롯한 법률 이슈에 대해 매우 민감하게 반응하며, 법무와 대관 인력을 대폭 충원해왔다. 앞서 ㄱ씨가 공개한 다른 전자우편에선 2020년 11월 당시 근로감독을 하던 중부지방고용노동청 감독관이 쿠팡 쪽과 식사를 하며, 근로감독 경과와 결과보고서 내용을 쿠팡 쪽에 알려준 정황이 드러나기도 했다. 노동부는 현재 해당 감독관에 대해 감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에 대해 쿠팡 쪽은 한겨레의 반복된 반론 요청에도 아무런 답변을 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