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랭크모어

국토교통부가 전남 무안국제공항 ‘12·29 제주항공 참사’ 주요 원인으로 꼽혀온 ‘콘크리트 언덕’ 위 로컬라이저(공항 방위각 시설)에 대해 “규정을 충족하지 못했다”는 입장을 처음 밝혔다. 줄곧 “위반이 아니다”고 주장하다 사고 1년이 넘어 입장을 번복한 것이다. 로컬라이저 언덕이 없었거나 규정을 지켰다면 탑승객 전원이 생존했을 것이라는 조사 결과도 나왔다.
2004년 12월 29일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여객기가 로컬라이저(원 안)와 충돌하는 사고가 났다. 황희규 기자
2004년 12월 29일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여객기가 로컬라이저(원 안)와 충돌하는 사고가 났다. 황희규 기자
8일 국회 12·29 여객기 참사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특별위원회 간사 김은혜 국민의힘 의원에 따르면 국토부는 최근 국회에 “무안공항 내 로컬라이저가 공항안전운영기준에 미부합했고, 2020년 개량사업 당시 규정에 따라 정밀접근활주로 착륙대 종단에서 240m 이내에는 (충돌 시) 부러지기 쉽게 개선했었어야 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로컬라이저는 항공기가 활주로에 진입할 때 방향을 공유하는 핵심 시설로, 무안 공항에선 콘크리트 언덕에 설치됐었다. 참사 당시 항공기가 충돌한 언덕이다. 국토부는 사고 직후 “무안공항의 종단안전구역은 199m로, ‘활주로 끝에서 최소 150m’라는 기준을 넘겼기에 이 구간 바깥에 있던 로컬라이저는 규정에 맞게 설치됐다”고 했었다.

종단안전구역은 이번 사건 최대 쟁점이었다. 국토부 ‘공항안전운영기준’(고시)을 보면, 2003년 건설교통부(국토부 전신)는 고시를 제정하면서 ‘착륙대 종단으로부터 240m 이내에 항행 목적상 필요해 설치하는 시설 및 장비 등은 부러지기 쉬워야 하며 가능한 한 낮게 설치해야 한다’고 명시했는데, 시행 시점이 2010년이었다.

무안공항은 2007년 개항하면서 콘크리트 언덕 로컬라이저를 착륙대 끝에서 199m 떨어져 설치했다. 이에 국토부는 “무안공항이 건설된 2007년 이후 2010년에 고시가 시행됐다”(지난해 1월 7일 브리핑)는 취지로 규정 위반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고시 시행 전 설치된 시설이므로 규정 위반이 아니라는 것이다.

이 주장을 받아들이더라도 2020년 로컬라이저 개량 사업 때 콘크리트 언덕이 개선되지 않았던 점 역시 쟁점이었다. 당시 국토부와 한국공항공사는 설계 용역입찰 공고에서 ‘Frangibility(부서지기 쉬움) 확보 방안 검토’라는 말을 넣었음에도, 무안공항은 콘크리트 언덕을 부러지기 쉬운 상태로 바꾸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김 의원은 로컬라이저 개량 공사 당시 회의록을 바탕으로 국토부의 부실 검증이 드러났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당시 무안공항이 로컬라이저 시설을 콘크리트 구조물 위치에 그대로 유지하겠다고 발표했음에도 부서지기 쉬운 구조로 바꿔야 한다고 누구도 이견을 내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12·29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1주기인 지난달 29일 유족들이 전남 무안국제공항 참사 현장을 방문한 가운데 참사를 키운 원인으로 지목된 로컬라이저 둔덕 앞에 국화가 놓여있다. 연합뉴스
12·29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1주기인 지난달 29일 유족들이 전남 무안국제공항 참사 현장을 방문한 가운데 참사를 키운 원인으로 지목된 로컬라이저 둔덕 앞에 국화가 놓여있다. 연합뉴스
김 의원은 국토부의 입장 번복에 대해 “2020년 로컬라이저 시설 개량사업 당시 안전을 위해 시설 개선 등의 조치가 있었어야 했다는 책임을 인정한 것으로 평가된다”면서도 “정부가 이를 묵인하고 방관한 데에 대한 엄중한 책임 규명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언덕 없거나 부서지기 쉬웠으면 전원 생존”
한편 김 의원은 이날 “국토부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항철위)로부터 제출받은 연구용역보고서에 따르면 무안공항에 로컬라이저 언덕이 없었을 경우를 시뮬레이션한 결과 탑승자 전원이 생존했을 것이라는 추정이 도출됐다”라고도 밝혔다. 항철위가 지난해 3월 한국전산구조공학회에 의뢰한 용역 보고서가 토대다.

특히 로컬라이저 언덕이 콘크리트가 아니라 ‘부서지기 쉬운’ 구조로 개선된 상태를 가정한 시뮬레이션 역시 중상자는 없었을 것으로 추정됐다. 확정된 결과는 아니지만, 콘크리트 언덕이 참사를 키웠다는 유족 측 해석에 힘을 싣는 분석이다. 김 의원은 “부서지기 쉽도록 지어져야 할 언덕이 죽음의 고개가 된 실체 규명을 해야 한다”고 했다.

중앙일보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43136 "尹 측은 얼마나?" "8시간쯤"‥초유의 '밤샘 재판' 예고 [현장영상].txt new 뉴뉴서 2026.01.09 0
43135 국민연금·기초연금 올해부터 2.1% 인상…“물가 상승 반영”.jpg new 뉴뉴서 2026.01.09 0
43134 김경 “강선우에 1억원 줬다 돌려받았다”…경찰에 자술서 제출.jpg new 뉴뉴서 2026.01.09 0
43133 '채상병 수사 외압' 폭로 박정훈, 준장 진급‥국방조사본부장 대리 발탁.jpg new 뉴뉴서 2026.01.09 0
43132 [단독]퇴직금 안 주려 “한 달 나갔다 들어와라”···건설현장서 ‘11개월 꼼수’ 난무.jpg new 뉴뉴서 2026.01.09 0
43131 윤석열 구형 날, 박정훈 대령 별 달았다···‘특전사 국회 진입 지연’ 김문상도 준장으로.jpg new 뉴뉴서 2026.01.09 0
43130 美하원 본회의서 한국어로 "누나"…지한파 의원, 한국계 영김에 감사.jpg new 뉴뉴서 2026.01.09 0
43129 김경 "강선우 측에 1억 건넸다" 자술서 제출… 주말 입국할 듯.jpg new 뉴뉴서 2026.01.09 0
43128 농민 돈 쌈짓돈처럼 쓴 농협중앙회... 부실 우려 속 임원에 천만원대 성심성 성과급.jpg new 뉴뉴서 2026.01.09 0
43127 [단독] 포스코이앤씨, 가덕도신공항 공사 불참 확정… “안전사고 수습 전념”.jpg new 뉴뉴서 2026.01.09 0
43126 그린란드 야욕 트럼프 "1인당 1.4억원 주겠다"…"내겐 국제법 필요 없어".jpg new 뉴뉴서 2026.01.09 0
43125 이 대통령, 與 호남 의원과 지선 전 ‘광주·전남 통합’ 공감대.jpg new 뉴뉴서 2026.01.09 0
43124 '채상병 사건 저항' 박정훈·'국회 진입지연' 김문상, 준장 진급(종합).jpg new 뉴뉴서 2026.01.09 0
43123 ‘5시간째’ 김용현 측 변론 중 잠든 윤석열···‘사형 또는 무기징역’ 특검 구형은 언제?.jpg new 뉴뉴서 2026.01.09 0
43122 "사형 구형 당연‥유혈사태 없었다? 고려사항 아냐" [내란 1심 구형].txt new 뉴뉴서 2026.01.09 0
43121 “한일 정상, 1박 2일이지만 5차례 대화한다” [현장영상].txt new 뉴뉴서 2026.01.09 0
43120 [단독]이혜훈, 저서에 “고소득 탈세자 발 못 붙이게”…정작 본인 ‘강남 아파트 증여세 미납’ 해명은 없어.jpg new 뉴뉴서 2026.01.09 0
43119 김경 "강선우에 1억 건넸다"…공천헌금 혐의 인정 자술서.jpg new 뉴뉴서 2026.01.09 0
43118 [마켓뷰] 코스피, 올해 하루도 빠짐없이 올라 ‘사상 최고치’.jpg new 뉴뉴서 2026.01.09 0
43117 트럼프, 멕시코 공격 시사…“‘마약 카르텔’ 육상 타격 시작할 것”.jpg new 뉴뉴서 2026.01.09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