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서울 시내 부동산의 모습. 뉴스1
[서울경제]
서울 아파트 월세 부담이 갈수록 무거워지고 있다. 전세 매물 감소와 대출 규제가 맞물리며 ‘전세의 월세화’가 빠르게 진행되며 월세 지수와 실제 월세 가격 모두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6일 KB부동산 월간 주택가격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서울 아파트 월세지수는 131.2로 집계됐다. 통계 작성 이래 가장 높은 수치다. 1년 전인 지난해 1월(120.9)과 비교하면 10.3포인트나 뛰었다. 해당 지수는 전용면적 95.86㎡ 이하 중형 아파트를 기준으로 산출된다.
체감 부담도 커졌다. 한국부동산원 자료를 보면 서울 아파트 평균 월세는 지난해 1월 134만3000원에서 12월 147만6000원으로 1년 새 13만원 이상 올랐다.
배경에는 임대차 시장의 구조적 변화가 있다. 전세 물건이 줄어들면서 전셋값이 오르고, 전세자금 마련이 어려워진 세입자들이 월세로 이동하는 흐름이 반복됐다. 월세 수요가 늘자 다시 월셋값이 오르는 악순환이 이어진 것이다.
여기에 정부의 6·27 대책(전세대출 규제 강화)과 10·15 대책(서울·경기 토지거래허가구역 확대)에 따른 실거주 의무 강화가 겹치며 전세 매물이 ‘잠기는’ 현상도 심화됐다. 수급 불균형 속에서 전세가격이 다시 반등했고, 보증금 부담을 감당하기 어려운 세입자일수록 월세를 선택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실제로 월세 비중은 빠르게 커지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통계를 보면 지난해 1~11월 전국 주택 월세 거래 비중은 전년 동기 대비 5.3%포인트 늘어난 62.7%에 달했다. 아파트 월세 비중은 47.9%, 비(非)아파트는 76.2%까지 확대됐다.
대한건설정책연구원은 최근 발간한 ‘지표로 보는 건설시장과 이슈’에서 이 같은 흐름을 구조적 변화의 신호로 해석했다. 연구원은 “전세대출 규제와 실거주 의무 강화로 전세 매물 감소가 이어지면서 월세 전환이 가속화되고 있다”며 “전세사기 확산으로 전세시장에 대한 신뢰가 약화된 점도 월세 이동을 부추겼다”고 분석했다.
특히 문제는 부담의 고착화다. 연구원은 “전세자금 조달 여력이 부족한 중·저소득 세입자를 중심으로 월세 전환이 계속될 경우, 주거비 부담이 일시적 현상을 넘어 구조적으로 굳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