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이혜훈 전 국민의힘 의원이 30일 오전 서울 중구 예금보험공사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뉴스1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를 둘러싼 각종 의혹에 부동산 투기 논란이 추가로 제기됐다. 국민의힘은 인천공항 개항을 앞두고 이 후보자 배우자가 영종도 토지를 매입해 수년 만에 큰 시세 차익을 얻었다며 “경제부처 장관으로 부적절하다”고 공세 수위를 높였다.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은 3일 페이스북을 통해 이 후보자 배우자가 2000년 1월 18일 인천 중구 영종도 일대 잡종지 6612㎡(약 2000평)를 매입했다고 밝혔다. 주 의원에 따르면 매입 당시 해당 토지의 공시지가는 약 13억8800만원이었다.
주 의원은 매입 시점이 인천국제공항 개항을 1년 앞둔 때라는 점에 주목했다. 그는 “당시 영종도와 인근 지역에는 대규모 부동산 투기 바람이 불고 있었다”며 “서울에 거주하던 이 후보자 부부가 영종도 잡종지 2000평을 매입할 합리적 이유는 공항 개발에 따른 시세 차익을 노린 투기 외에는 설명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주 의원에 따르면 해당 토지는 2006년 12월 한국토지공사와 인천도시개발공사에 수용됐으며, 이 후보자의 공직자 재산 신고 내역에는 수용가가 39억2100만원으로 기재돼 있다. 매입 후 6년 만에 약 3배에 가까운 차익을 거둔 셈이라는 게 주 의원의 설명이다.
주 의원은 “전형적인 개발 이익형 투기 사례”라며 “경제부처인 기획예산처 장관 자리에 부동산 투기 의혹 인사를 앉혀도 되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이어 “갑질 의혹에 이어 부동산 투기까지 불거졌다”며 후보자 사퇴를 촉구했다.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 배우자가 2000년 매입한 인천 영종도 토지 위치. 사진 주진우 의원실
국민의힘 지도부도 압박에 가세했다. 박성훈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공개된 녹취록 속 이 후보자의 언행은 단순한 질책을 넘어 인격을 짓밟는 언어폭력”이라며 “각종 의혹은 공직자로서의 도덕적 결함을 드러낸다”고 비판했다. 그는 “지금이라도 청문회 준비를 멈추고 국민 앞에 사과한 뒤 거취를 정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기획예산처 장관 인사청문준비단 측은 “해당 주장과 관련해 파악된 바가 없으며, 별도로 드릴 말씀이 없다”고 밝혔다.
이 후보자를 둘러싼 갑질·폭언 의혹에 이어 부동산 투기 논란까지 제기되면서,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여야 간 공방은 한층 격화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