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상장사 이익 증가분 절반이 ‘반도체’
수요 다변화·공급 제약에 사이클 장기화
전력기기·조선·방산도 레벨업… 수확기 진입
전문가들은 올해 국내 증시가 인공지능(AI)이 이끄는 본격적인 ‘실적 장세’에 진입할 것으로 전망했다. 단순한 기대감을 넘어 상장사 성적표가 지수 상승을 견인하면서, 코스피가 사상 처음 5000포인트 고지를 밟을 것이라는 낙관론이 힘을 얻고 있다.
특히 반도체 업종이 상장사 전체 이익 증가분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면서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AI 관련주가 새해 증시 상승을 주도할 것으로 예상됐다.
증권업계가 내다보는 올해 코스피 상장사의 예상 영업이익은 약 397조원으로, 작년 대비 38% 증가할 것으로 추산된다. 주목할 점은 이익의 ‘기여도’다. 미래에셋증권에 따르면 전체 이익 증가분 약 111조원 중 반도체 업종의 기여분은 68조원에 달할 예정이다. 사실상 반도체가 한국 증시 상승을 홀로 견인하는 구조다.
시장에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합산 영업이익이 내년 200조원을 넘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AI 컴퓨팅의 초점이 ‘훈련’에서 ‘추론’으로 이동하면서 HBM·D램·낸드 등 메모리 전 계층에서 동시 호황이 나타날 것이라는 전망이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내년 반도체 업종의 자기자본이익률(ROE)은 과거 호황기에 필적하는 21% 수준까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소버린 AI·네오클라우드’ 가세… 투자 주체 다변화로 수요 장기화
최근 포착된 의미 있는 변화는 AI에 대한 투자 주체가 다변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구글과 메타 등 대규모 AI 인프라 서비스를 제공하는 ‘하이퍼스케일러’들이 ‘투자 부족’을 가장 큰 리스크로 인식하며 공격적인 자본지출(CAPEX) 확대에 나선 가운데 주요국이 기술 패권 경쟁에 나서면서 미국·유럽·중동 등 각국 정부가 주도하는 ‘소버린 AI’ 투자도 빠르게 늘어나는 추세다.
특히 국가 단위의 투자 주체는 가격 민감도가 상대적으로 낮아 기존 AI 투자 사이클을 장기화하는 요소로 꼽힌다. 이상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통상 반도체 사이클이 2년 이상 지속되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2026년은 AI 혁명에 따른 슈퍼 사이클이 숫자로 증명되는 해가 될 것”이라며 “숫자로 증명할 수 있는 반도체를 의심하기는 어렵다”고 진단했다.
메리츠증권은 새로운 수요처로 부상한 ‘네오클라우드’에 주목했다. AI 연산에 특화된 네오클라우드 사업자들이 등장하면서 메모리 반도체 수요를 더 자극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네오클라우드는 GPU 클러스터 공급에 집중하며 기존 클라우드 대비 절반 수준의 임대료를 제시해 코어위브, 람다 등 고성장 AI 스타트업들을 주요 고객사로 두고 있다. 투자 주체가 대형 빅테크에서 특화 사업자로 확대되면서 AI 반도체 수요가 단기 사이클에 그치지 않고 장기화될 것이라는 평가다.
반면 공급 측면에서는 메모리 증설 여력은 제한적이다. 메리츠증권은 내년 D램 생산 증가율이 8~13% 수준에 그칠 것으로 추정했다. 수익성이 높은 고대역폭메모리(HBM)에 설비가 우선 배정되면서 범용 D램과 eSSD 중심의 낸드플래시 공급 부족이 내년 말까지 이어질 것이란 분석도 나왔다.
아울러 생산 공간 확보와 신규 투자 결정까지 상당한 시차가 발생하는 구조적 한계도 존재한다. 이로 인해 단기간 내 공급 확대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결국 수요 주체의 다변화와 공급 제약이 맞물리면서 반도체 업황의 이익 사이클은 시장 예상보다 길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AI 버블론? “아직은 즐길 때”… 단, 수익성 ‘옥석 가리기’
다수 전문가는 일각에서 제기되는 AI 버블 붕괴 가능성은 시기상조라고 얘기한다. 과도하게 형성된 버블이 터지려면 실적 악화와 채무 리스크 확대가 동시에 발생해야 하지만, 주요 AI 기업의 이익 성장은 2028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2028년까지 실적 성장이 지속되고 올해 상반기까지 금리 인하 사이클이 이어지는 한 AI 버블을 본격적으로 논하기에는 이르다”며 “현재는 버블을 경계하기보다 AI 붐을 누려야 할 구간”이라고 짚었다.
다만 종목 간 ‘옥석 가리기’는 불가피하다. 막대한 설비투자 부담을 수익성으로 증명해 투자자들을 설득할 수 있어야 하는 상황이다. 이웅찬 iM증권 연구원은 “현재 자산 가격은 AI 기대감을 선반영해 높아져 있지만, 이익은 여전히 설비투자 단계에서 발생하고 있다”며 “대규모 자금 조달은 필연적으로 감가상각을 통한 비용화로 이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투자 부담으로 재무 상황이 악화하거나 비용 지출 대비 혁신적인 성과를 내지 못하는 기업은 향후 금리 인하 중단 논란이 불거질 경우 타격을 입을 수 있다”면서도 “다만 올해 구글이 AI 역량을 재평가받으며 반등했듯, 실질적인 경쟁력을 증명하는 기업은 새로운 승자로 부상할 것”이라고 말했다.
AI훈풍은 IT·전력기기에도… 조선·방산은 실적 ‘수확기’ 진입
AI가 촉발한 성장 모멘텀은 반도체를 넘어 IT 부품과 전력 인프라 전반으로 확산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특히 구글의 텐서처리장치(TPU)와 엔비디아의 그래픽처리장치(GPU) 공급망 내에서 기판·적층세라믹콘덴서(MLCC)·동박적층판(CCL) 등 핵심 소재를 담당하는 IT기업이 수혜를 볼 가능성이 크다. 삼성증권은 관련 수혜주로 삼성전기, 이수페타시스, 두산 등을 꼽았다.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 급증으로 전력기기 업종의 실적 개선세 또한 주목할 만하다. AI 활용 확대와 글로벌 데이터센터 투자 증가로 전력 소모량이 폭증하고 있지만, 전력 인프라 확충 속도는 이를 따라가지 못해서다. 실제 글로벌 데이터센터 투자가 전년 대비 29.7% 증가한 사이 전력 인프라 투자는 2.5% 증가에 그쳤다고 삼성증권은 분석했다.
이에 따라 전력난 해소를 위한 글로벌 전력 인프라 투자 확대가 불가피할 것으로 관측된다. 시장에서는 원전 관련주인 한국전력과 전력기기 업체인 HD현대일렉트릭 등을 대표적인 수혜주로 꼽고 있다. 다만 이들 업종의 실적 개선 폭은 빅테크 기업들의 인프라 투자 지속 여부와 실적 흐름에 연동될 가능성이 크다.
조선·방산 업종은 내년 대규모 수주 잔고를 바탕으로 실적이 숫자로 확인되는 본격적인 ‘수확기’에 접어든다. 조선업은 신규 발주가 다소 둔화되는 양상이지만 이미 확보한 물량으로 실적 가시성이 높고, 군함을 중심으로 한 기업가치 재평가(리레이팅) 전략이 유효하단 평가다. 증권가에선 HD현대중공업, HD한국조선해양, 한화오션의 성장 가능성을 높이 평가했다.
방산업 역시 글로벌 군비 증강 기조 속에 중동용 K2 전차 수주 모멘텀과 루마니아·사우디 등 수출 파이프라인이 대기하고 있어 중장기 성장이 기대된다. 증권사 추천 종목은 현대로템과 한국항공우주 등이다.
수요 다변화·공급 제약에 사이클 장기화
전력기기·조선·방산도 레벨업… 수확기 진입
전문가들은 올해 국내 증시가 인공지능(AI)이 이끄는 본격적인 ‘실적 장세’에 진입할 것으로 전망했다. 단순한 기대감을 넘어 상장사 성적표가 지수 상승을 견인하면서, 코스피가 사상 처음 5000포인트 고지를 밟을 것이라는 낙관론이 힘을 얻고 있다.
특히 반도체 업종이 상장사 전체 이익 증가분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면서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AI 관련주가 새해 증시 상승을 주도할 것으로 예상됐다.
증권업계가 내다보는 올해 코스피 상장사의 예상 영업이익은 약 397조원으로, 작년 대비 38% 증가할 것으로 추산된다. 주목할 점은 이익의 ‘기여도’다. 미래에셋증권에 따르면 전체 이익 증가분 약 111조원 중 반도체 업종의 기여분은 68조원에 달할 예정이다. 사실상 반도체가 한국 증시 상승을 홀로 견인하는 구조다.
일러스트=챗GPT 달리3
시장에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합산 영업이익이 내년 200조원을 넘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AI 컴퓨팅의 초점이 ‘훈련’에서 ‘추론’으로 이동하면서 HBM·D램·낸드 등 메모리 전 계층에서 동시 호황이 나타날 것이라는 전망이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내년 반도체 업종의 자기자본이익률(ROE)은 과거 호황기에 필적하는 21% 수준까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소버린 AI·네오클라우드’ 가세… 투자 주체 다변화로 수요 장기화
최근 포착된 의미 있는 변화는 AI에 대한 투자 주체가 다변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구글과 메타 등 대규모 AI 인프라 서비스를 제공하는 ‘하이퍼스케일러’들이 ‘투자 부족’을 가장 큰 리스크로 인식하며 공격적인 자본지출(CAPEX) 확대에 나선 가운데 주요국이 기술 패권 경쟁에 나서면서 미국·유럽·중동 등 각국 정부가 주도하는 ‘소버린 AI’ 투자도 빠르게 늘어나는 추세다.
특히 국가 단위의 투자 주체는 가격 민감도가 상대적으로 낮아 기존 AI 투자 사이클을 장기화하는 요소로 꼽힌다. 이상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통상 반도체 사이클이 2년 이상 지속되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2026년은 AI 혁명에 따른 슈퍼 사이클이 숫자로 증명되는 해가 될 것”이라며 “숫자로 증명할 수 있는 반도체를 의심하기는 어렵다”고 진단했다.
메리츠증권은 새로운 수요처로 부상한 ‘네오클라우드’에 주목했다. AI 연산에 특화된 네오클라우드 사업자들이 등장하면서 메모리 반도체 수요를 더 자극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네오클라우드는 GPU 클러스터 공급에 집중하며 기존 클라우드 대비 절반 수준의 임대료를 제시해 코어위브, 람다 등 고성장 AI 스타트업들을 주요 고객사로 두고 있다. 투자 주체가 대형 빅테크에서 특화 사업자로 확대되면서 AI 반도체 수요가 단기 사이클에 그치지 않고 장기화될 것이라는 평가다.
그래픽=손민균
반면 공급 측면에서는 메모리 증설 여력은 제한적이다. 메리츠증권은 내년 D램 생산 증가율이 8~13% 수준에 그칠 것으로 추정했다. 수익성이 높은 고대역폭메모리(HBM)에 설비가 우선 배정되면서 범용 D램과 eSSD 중심의 낸드플래시 공급 부족이 내년 말까지 이어질 것이란 분석도 나왔다.
아울러 생산 공간 확보와 신규 투자 결정까지 상당한 시차가 발생하는 구조적 한계도 존재한다. 이로 인해 단기간 내 공급 확대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결국 수요 주체의 다변화와 공급 제약이 맞물리면서 반도체 업황의 이익 사이클은 시장 예상보다 길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AI 버블론? “아직은 즐길 때”… 단, 수익성 ‘옥석 가리기’
다수 전문가는 일각에서 제기되는 AI 버블 붕괴 가능성은 시기상조라고 얘기한다. 과도하게 형성된 버블이 터지려면 실적 악화와 채무 리스크 확대가 동시에 발생해야 하지만, 주요 AI 기업의 이익 성장은 2028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2028년까지 실적 성장이 지속되고 올해 상반기까지 금리 인하 사이클이 이어지는 한 AI 버블을 본격적으로 논하기에는 이르다”며 “현재는 버블을 경계하기보다 AI 붐을 누려야 할 구간”이라고 짚었다.
다만 종목 간 ‘옥석 가리기’는 불가피하다. 막대한 설비투자 부담을 수익성으로 증명해 투자자들을 설득할 수 있어야 하는 상황이다. 이웅찬 iM증권 연구원은 “현재 자산 가격은 AI 기대감을 선반영해 높아져 있지만, 이익은 여전히 설비투자 단계에서 발생하고 있다”며 “대규모 자금 조달은 필연적으로 감가상각을 통한 비용화로 이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투자 부담으로 재무 상황이 악화하거나 비용 지출 대비 혁신적인 성과를 내지 못하는 기업은 향후 금리 인하 중단 논란이 불거질 경우 타격을 입을 수 있다”면서도 “다만 올해 구글이 AI 역량을 재평가받으며 반등했듯, 실질적인 경쟁력을 증명하는 기업은 새로운 승자로 부상할 것”이라고 말했다.
AI훈풍은 IT·전력기기에도… 조선·방산은 실적 ‘수확기’ 진입
AI가 촉발한 성장 모멘텀은 반도체를 넘어 IT 부품과 전력 인프라 전반으로 확산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특히 구글의 텐서처리장치(TPU)와 엔비디아의 그래픽처리장치(GPU) 공급망 내에서 기판·적층세라믹콘덴서(MLCC)·동박적층판(CCL) 등 핵심 소재를 담당하는 IT기업이 수혜를 볼 가능성이 크다. 삼성증권은 관련 수혜주로 삼성전기, 이수페타시스, 두산 등을 꼽았다.
그래픽=정서희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 급증으로 전력기기 업종의 실적 개선세 또한 주목할 만하다. AI 활용 확대와 글로벌 데이터센터 투자 증가로 전력 소모량이 폭증하고 있지만, 전력 인프라 확충 속도는 이를 따라가지 못해서다. 실제 글로벌 데이터센터 투자가 전년 대비 29.7% 증가한 사이 전력 인프라 투자는 2.5% 증가에 그쳤다고 삼성증권은 분석했다.
이에 따라 전력난 해소를 위한 글로벌 전력 인프라 투자 확대가 불가피할 것으로 관측된다. 시장에서는 원전 관련주인 한국전력과 전력기기 업체인 HD현대일렉트릭 등을 대표적인 수혜주로 꼽고 있다. 다만 이들 업종의 실적 개선 폭은 빅테크 기업들의 인프라 투자 지속 여부와 실적 흐름에 연동될 가능성이 크다.
조선·방산 업종은 내년 대규모 수주 잔고를 바탕으로 실적이 숫자로 확인되는 본격적인 ‘수확기’에 접어든다. 조선업은 신규 발주가 다소 둔화되는 양상이지만 이미 확보한 물량으로 실적 가시성이 높고, 군함을 중심으로 한 기업가치 재평가(리레이팅) 전략이 유효하단 평가다. 증권가에선 HD현대중공업, HD한국조선해양, 한화오션의 성장 가능성을 높이 평가했다.
방산업 역시 글로벌 군비 증강 기조 속에 중동용 K2 전차 수주 모멘텀과 루마니아·사우디 등 수출 파이프라인이 대기하고 있어 중장기 성장이 기대된다. 증권사 추천 종목은 현대로템과 한국항공우주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