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션이 배우 박보검과 지난달 23일 연탄 봉사에 나서며 현장 사진을 공개했다. 사진=션 SNS 캡처
[서울경제]
타인을 돕는 행동이 고령자의 뇌 노화를 늦추고 치매 위험까지 낮출 수 있다는 대규모 장기 연구 결과가 나왔다. 조직적인 자원봉사뿐 아니라 친구나 이웃을 돕는 일상적인 행동만으로도 인지 기능 저하 속도가 눈에 띄게 완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1일(현지시간) 과학 매체 사이언스데일리에 따르면 미국 텍사스대 오스틴 캠퍼스 인간발달·가족과학과 한새황 교수 연구팀은 51세 이상 미국인 3만여 명을 대상으로 최장 20년에 걸쳐 추적 관찰을 실시했다. 연구 결과는 최근 국제학술지 ‘소셜 사이언스 앤드 메디슨(Social Science & Medicine)’에 실렸다.
연구진은 참가자들을 대상으로 정기적인 전화 인터뷰를 진행해 즉각 기억력, 작업 기억력, 정신 처리 속도를 측정했다. 세 지표를 종합해 장기간 인지 기능 변화를 분석했다.
분석 결과, 공식적 자원봉사든 비공식적 도움 활동이든 타인을 도운 경험이 있는 집단은 그렇지 않은 집단보다 인지 기능 저하 속도가 15~20% 느린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주당 2~4시간 정도의 비교적 적은 시간 동안 도움 활동에 참여한 경우 가장 뚜렷한 보호 효과가 확인됐다.
연구진은 종교·교육·보건·자선단체 등에서 무급으로 활동한 경우를 ‘공식 자원봉사’로, 함께 살지 않는 친구·이웃·친척을 보수 없이 도운 경우를 ‘비공식적 도움’으로 분류했다. 연간 100시간 이상 활동했는지도 함께 분석했다.
주목할 점은 사회적 인정이나 보상이 거의 없는 비공식적 도움 활동 역시 공식 자원봉사와 동일한 수준의 인지적 이점을 보였다는 점이다. 일상적인 도움 행동 자체가 뇌 건강에 긍정적으로 작용한 셈이다.
연구진은 “타인을 돕는 행동이 일시적인 기분 개선에 그치지 않고, 시간이 누적되며 인지 건강에 장기적인 보호 효과를 제공한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결과는 연구진이 앞서 발표한 연구와도 맥락을 같이한다. 이전 연구에서는 자원봉사가 만성 스트레스와 연관된 염증 반응을 완화해 인지 저하 위험을 낮출 수 있다는 점이 확인됐다. 특히 염증 수치가 높은 고령자에서 보호 효과가 더 뚜렷하게 나타났다.
연구진은 건강 상태가 상대적으로 좋지 않은 고령자일수록 타인을 도울 기회가 인지 건강에 더 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도움 활동의 구체적인 내용까지는 파악하지 못한 점은 이번 연구의 한계로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