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클립아트코리아
[서울경제]
겨울철이 되면 보일러 동파나 심각한 외풍 등 계약 당시에는 파악하기 어려운 주거 결함이 드러나면서, 입주 이후 예상치 못한 불편을 호소하는 세입자들이 늘고 있다.
2일 부동산 거주 리뷰 플랫폼 ‘집품’에 따르면 서울·경기 지역을 중심으로 겨울철 주거 환경과 관련한 세입자들의 불만 후기가 꾸준히 쌓이고 있다. 단열과 설비 문제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일상생활 자체가 불편해졌다는 호소가 적지 않다.
경기 수원시 영통구 원천동에 거주하는 A씨는 겨울마다 온수 문제로 고통을 겪고 있다고 전했다. A씨는 “단열이 제대로 안 된 구조라 온수통에 물이 금세 식는다”며 “겨울에는 전투 샤워를 해야 할 정도로 온수가 부족하고, 기름기 있는 설거지는 찬물로 할 수밖에 없어 손이 다 트고 빨래도 찬물로 돌린다”고 토로했다. 여름에는 크게 느끼지 못했던 문제가 겨울이 되자 생활의 질을 크게 떨어뜨렸다는 것이다.
집품 홈페이지에 등록된 실제 거주 후기. 집품 제공
보일러 동파로 인한 불편도 반복되고 있다.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 거주하는 C씨는 한파가 몰아친 날 보일러가 얼어 물이 전혀 나오지 않는 상황을 겪었다. C씨는 “관리사무소에 연락했더니 ‘보일러 회사에 직접 문의하라’거나 ‘드라이기로 녹여보라’는 말만 들었다”며 “이 시대에 동파로 물이 안 나오는 아파트가 있다는 게 믿기지 않았다”고 말했다. 문제 해결 과정에서 관리 주체의 책임이 모호하다는 점도 불만으로 꼽았다.
외풍과 단열 문제는 주거 불안으로까지 이어진다. 종로구 명륜3가에 거주하는 D씨는 “방음이 전혀 안 돼 밖 소리와 옆집 소리가 그대로 들린다. 스트레스 때문에 약 먹으며 잤다”며 “겨울에는 외풍이 너무 심해 집 안에 걸어둔 모빌이 바람에 움직일 정도”라고 말했다. 난방을 해도 체온이 유지되지 않아 두꺼운 옷을 입고 지내야 했다는 설명이다.
이 같은 불편은 통계에서도 확인된다. 주택임대차분쟁조정위원회에 따르면 주택임대차 관련 분쟁 조정 신청 건수는 2020년 44건에서 2023년 665건, 2024년 709건으로 급증했다. 특히 보일러·단열 등 유지·수선 의무와 관련된 분쟁은 2022년 31건에서 2023년 63건, 2024년에는 111건으로 꾸준히 늘고 있다. 겨울철 주거 문제를 둘러싼 갈등이 구조적으로 확대되고 있는 셈이다.
집품 관계자는 “입주 전에는 온수 시스템이나 보일러 상태, 외풍 여부를 세입자가 직접 확인하기 어려운 구조”라며 “결국 계약 후에야 문제가 드러나 불편과 분쟁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이어 “계약 전 현장 점검을 최대한 꼼꼼히 하고, 실제 거주자들의 후기를 참고하는 것이 겨울철 주거 피해를 줄일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방법”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