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원·양향자 “폭언 익히 알고 있었다”
2020년 4월3일 미래통합당 서울 동대문을 이혜훈 당시 국회의원 후보가 동대문구 장안동 일대에서 유세차량을 타고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이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의 ‘보좌진 갑질’ 의혹에 파상공세를 펴는 가운데, 이 후보자가 보수 정당에서 오랫동안 의정 활동을 해온 만큼 ‘내부 자성’도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2일 문화방송(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 인터뷰에서 “이혜훈 전 의원께서 그렇게 소리 지르거나 그런 일을 벌이는 것을 스스로도 봤고, 또 그런 얘기를 워낙 많이 들어서 저런 사례가 무수히 많을 거라고 생각된다”고 말했다. 이어 “여의도에 조금만 아는 분한테 확인해 보면 인간 됨됨에 대해서 알았을 텐데, (발탁) 의도가 무엇일까 생각까지 하게 만드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양향자 국민의힘 최고위원도 1일 에스비에스(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와 인터뷰에서 이 후보자의 갑질 의혹과 관련해 “익히 듣고 있었던 이야기라 놀랄 것도 없었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이 후보자의 갑질 행태를 다수가 인지하고 있었다는 이야기로 들리는 대목이다.
이런 국민의힘 인사들의 공세를 두고 일각에서는 ‘제 얼굴에 침 뱉기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2004년 정계에 입문한 이 후보자는 한나라당(17·18대)→새누리당(20대)→미래통합당(21대)→국민의힘(22대) 등 국민의힘 계열 정당에서 다섯 차례 공천을 받아 3선(17·18·20대) 의원을 지냈다. 이 후보자의 ‘보좌진 폭언·갑질’ 의혹은 장관 후보자 발탁을 이유로 국민의힘에서 제명되기 훨씬 전인 2017년의 일이다.
강성필 더불어민주당 부대변인이 이날 와이티엔(YTN) ‘뉴스업’에 출연해 ‘청와대 인사 검증에 문제가 있다'는 야당 쪽 지적에 “국민의힘의 검증 시스템을 저희가 너무 믿었다”며 “국민의힘에서 다섯 번이나 공천받으신 분인데 이런 인성을 가졌는지 어떻게 알았겠나”라고 꼬집은 이유다. 실제로 국민의힘 전신인 새누리당과 자유한국당은 각각 20대·21대 총선을 앞두고 갑질 논란이 제기된 인물을 공천에서 배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국민의힘 보좌진협의회는 1일 성명을 내어 이 후보자 사퇴를 촉구하면서도 “우리 당에 몸담았던 인물이기에 우리 당이 선제적으로 재발 방지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고 당 지도부에 요구했다. 이들은 “갑질 근절 서약서 작성 의무화, 현직 의원의 공천 시 보좌진 다면 평가 도입 등의 방안 마련에 나서주시기 바란다”고 밝혔다.
한편, ‘보좌진 갑질’ 의혹과 관련해 이 후보자 쪽 관계자는 1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이 후보자가 해당 직원이 그런 발언으로 큰 상처를 받은 것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리고 깊이 반성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