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오 14세, 유흥식 추기경 통해 메시지
“주린 사람 먹이는 ‘모두를 위한 경제’ 격려”
“주린 사람 먹이는 ‘모두를 위한 경제’ 격려”
교황 레오 14세(왼쪽)와 대전 성심당. 로이터 연합뉴스, 김규원 선임기자 [email protected]
교황 레오 14세가 대전의 유명 빵집 ‘성심당’의 창립 70주년을 축하하는 메시지를 보내 화제를 모으고 있다.
경향신문은 1일 레오 14세가 교황청 성직자부 장관인 유흥식(74) 라자로 추기경을 통해 올해 창립 70주년을 맞이하는 성심당에 축하 메시지를 보냈다고 보도했다. 교황의 메시지는 최근 한국을 방문한 유 추기경이 직접 성심당을 찾아 전달했다고 한다.
보도를 보면, 교황은 “주님께 감사하는 마음으로 창립 70주년을 기념하는 대전의 유서 깊은 제과점 성심당에 축복의 인사를 전합니다. 성심당이 지난 세월 동안 ‘모두를 위한 경제’ 모델에 입각하여 형제애와 연대적 도움을 증진하고자 시민 공동체와 교회 공동체, 특히 가장 가난한 이들을 위하여 이루어 낸 중대한 사회적, 경제적 업적에 깊은 치하를 보냅니다”고 밝혔다. 이어 “여러분들이 이 훌륭한 활동을 계속 이어 나가시기를 격려합니다. 동정 마리아의 모성적 보호와 한국 순교성인들의 보호에 여러분을 의탁하며, 성령의 풍성한 은총의 보증인 사도적 축복을 보냅니다”라고 덧붙였다.
찐빵 300개 만들면 100개는 배고픈 이들에게
교황이 언급한 ‘모두를 위한 경제’는 인간 중심의 경제와 공동선을 실현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가톨릭의 경제 운동이다. 가톨릭 교회의 사회운동인 ‘포콜라레’ 운동에서 시작된 ‘모두를 위한 경제’는 “자본주의의 핵심을 바꾸기 위해선 기업이 바뀌어야 하고, 그 기업을 운영하는 기업가의 생각이 바뀌어야 한다”는 믿음을 바탕에 깔고 있다. 성심당은 1999년부터 ‘모두를 위한 경제’를 경영 방식으로 삼고 있다.
성심당은 가톨릭과 인연이 깊은 곳으로 알려져 있다. 성심이란 이름도 ‘예수와 성모와 거룩한 사랑의 마음’이라는 의미다. 독실한 가톨릭 신자였던 임길순 초대 성심당 회장이 성업 중이던 대전역 부근의 빵집을, 당시에는 변두리였던 중구 대흥동성당 근처로 옮긴 일화가 특히 유명하다.
임 회장은 하루 찐빵 300개를 만들면 100개는 배고픈 이들을 찾아 나눠줬다고 한다. 성심당은 지금도 매일 판매하고 남은 빵을 지역 복지관·양로원 등에 보내고 있다.
유 추기경도 1983년 대흥동성당 수석보좌신부로 부임하면서 성당 맞은편에 있던 성심당과 인연을 맺었다. 그는 지난 2014년 고 프란치스코 교황 방한 당시 프란치스코 교황에게 성심당 빵을 소개한 당사자다. 당시 아침 식사로 성심당 빵이 제공됐다. 이후 임영진 성심당 대표는 2015년 교황청으로부터 ‘성 대 그레고리오 교황 기사 훈장’을, 임 대표의 부인 김미진 성심당 이사는 2019년 ‘교회와 교황을 위한 십자가 훈장’을 받은 바 있다.
유 추기경은 이날 공개된 경항신문과 인터뷰에서 “레오 14세 교황님께 모두를 위한 경제를 실천하며 70주년을 맞은 성심당 이야기를 전해드렸더니 무척 놀라워하셨다”며 교황의 메시지가 나온 배경을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