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일보와 전화 인터뷰
“李의 통합행보는 중도차지 속셈”
국힘에는 “안방 다 내줄 것이냐”
유 “작년 2월 총리직 제안 거절”
“李의 통합행보는 중도차지 속셈”
국힘에는 “안방 다 내줄 것이냐”
유 “작년 2월 총리직 제안 거절”
윤웅 기자
유승민(사진) 전 미래통합당 의원은 이재명 대통령의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 기용 등 ‘통합 인사’에 대해 “진정성 있는 통합을 하려면 노무현 전 대통령이 그랬듯 ‘당 대 당’으로 야당에 정식 제안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유 전 의원은 1일 국민일보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이 대통령의 보수 인사 기용에 대해 “보수를 더 오른쪽으로 밀면서 (더불어민주당 정권은) 중도보수를 차지하겠다고 하는 쇼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야당 지도부도 모르게 보수 인사를 빼 가는 것은 국민통합 행보라기보다 보수 분열을 꾀하는 정치공학에 가깝다는 취지다.
유 전 의원은 노 전 대통령 사례를 거론하며 “국가 재정을 책임지는 기획처라는 중요한 부처 장관 자리에 국민의힘 인사를 기용하고 싶었다면 국민의힘에 정식 제안을 해야 했다”고 지적했다. 노 전 대통령은 2005년 대연정을 제안하면서 당시 제1야당인 한나라당 대표였던 박근혜 전 대통령과 청와대에서 직접 만났다.
유 전 의원은 지난해 2월 이 대통령 측으로부터 국무총리직 제안을 받고 즉각 거절했다고 밝혔다. 그는 총리직을 제안한 의원에 대해 “이 대통령이 정한 메신저 아니었겠느냐”라며 “‘이 대표 뜻이 맞느냐’고 거듭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어 “전혀 생각이 없으니 그렇게 전하라고 했다”며 “대통령 파면 결정이 이뤄지기도 전이었는데, 그런 제안을 한 것에 실소가 나오기도 했다”고 회상했다.
5월 초에도 여러 민주당 의원과 김민석 총리로부터 관련 전화·문자 등을 받았다. 이 대통령도 직접 ‘꼭 통화하길 바란다’는 문자를 보냈으나 모두 답하지 않았다. 그는 “이미 분명한 거절 의사를 밝혔다. 괜한 오해를 살까 싶어 일절 답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총리직을 거절한 이유에 대해선 “그 자리가 뭐라고 26년 정치해 왔던 것을 팔겠느냐”며 “생각이 다른 사람과는 일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한 친명계 의원은 “이 대통령과 김 총리 딱 두 분이 상의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앞선 29일 이 대통령 측이 유 전 의원에게 총리직을 제안했다는 본보 보도(2025년 12월 30일자 1면 참조)를 전면 부인했던 청와대는 이날도 “청와대나 이 대통령은 유 전 의원에게 총리직을 제안한 바 없다”고 말했다. 보수 진영으로부터 ‘사람 빼오기’ 비판을 받는 상황에서 파장 확대를 우려하는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유 전 의원은 이 후보자의 ‘전향’에 “보수가 위기의식을 느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국민의힘이 분노하는 것은 당연하다”면서도 “지금 중요한 것은 이 대통령의 그런 수싸움에 자꾸 휘말리면 안 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국민의힘은 계속 극우로 내몰리고 있는 상황인데, 중도보수는 우리가 나서서 지켜야 한다”며 “우리 스스로 안방을 내어 주는 어리석음을 범하면 안 된다”고 경고했다.
6월 지방선거에서 경기지사 후보군으로 거론되는 데 대해선 “전혀 생각하지 않고 있다”며 선을 그었다. 당장의 선거보다는 또 한 번의 대통령 탄핵으로 절멸 위기를 맞은 보수 진영을 재건하는 데 역할을 맡겠다는 구상인 것으로 전해졌다. 유 전 의원은 “우리 국민의힘이 도대체 이길 생각이 있는 정당이 맞는가, 그 고민에서부터 다시 출발해야 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