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수현 “강선우 쪽 ‘공천헌금 1억원 수수 묵인 의혹’ 조사도 포함될 것”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새해 첫날인 1일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 현충탑을 참배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김병기 전 민주당 원내대표에 대해 지난달 25일 윤리감찰을 지시했다”고 1일 밝혔다. 김 전 원내대표가 강선우 의원 쪽의 공천헌금 1억원 수수 의혹을 인지하고도 묵인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기 전, 대한항공으로부터 고가의 호텔 숙박권과 공항 의전을 받았다는 보도가 나온 시점에 이미 윤리감찰을 지시했다는 것이다.
정 대표는 이날 새해를 맞아 경남 김해시 봉하마을 고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한 뒤 ‘김 전 원내대표가 윤리감찰 대상에서 빠진 이유가 무엇인지’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김병기 전 원내대표(에 대해서)도 (지난달) 25일 윤리감찰을 지시한 바 있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강 의원의 지역 보좌관이 2022년 지방선거 당시 서울시의원 후보였던 김경 시의원으로부터 1억원을 전달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되자, 지난 30일 당 윤리감찰단에 강 의원에 대한 진상조사를 지시한 바 있다. 하지만 이를 묵인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김 전 원내대표에 대해서는 윤리감찰을 지시하지 않아 논란이 되자 이날 해명에 나선 것이다.
정 대표는 “당내 인사 어느 누구도 지휘고하를 막론하고 윤리감찰 대상이 되면 비껴갈 수 없다”며 “강선우 의원을 포함해 누구도 예외일 수 없고 성역일 수 없다. 끊어낼 것은 끊어내고, 이어갈 것은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이날 노 전 대통령 묘역 참배에 앞서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민주당을 국민 눈높이에 맞게 정비하고 정화하겠다. 늦지 않은 시간 안에 끊어낼 것은 끊어내고 이어갈 것은 이어가겠다”고 한 바 있다.
박수현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지난달 25일 밤 9시께 정 대표가 제게 전화해 김 전 원내대표에 대한 윤리감찰 지시 사실을 알렸다”며 “(당시 이 사실을 공개하지 않은 건, 김 전 원내대표가 당시) 현직 원내대표임을 감안해 당분간 비공개하는 게 좋겠다는 판단이었다”고 밝혔다. 그는 “진행 단계에 따라 어느 정도 수준에서 공개하려고 했는데, 오늘 대표가 직접 공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 수석대변인은 당시 윤리감찰 지시 당시엔 강선우 의원 쪽의 ‘1억원 공천헌금 수수’ 의혹이 나오기 전이라 해당 의혹은 감찰 대상에 포함돼 있지 않았으나, 향후 감찰 범위에 이 부분도 포함될 것이라고 전했다.
김 원내대표 쪽에선 정 대표의 윤리감찰 지시 사항을 통보받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 수석대변인은 이와 관련해 정 대표가 지시 당시에는 “김 전 원내대표 쪽에 윤리감찰 사실을 알리지 않도록 했다”고 밝혔다. 그는 “현직 원내대표에게 (당대표가) 윤리감찰을 지시했다고 바로 공개할 수 있겠느냐”며 “정무적 판단에 따른 특수한 경우로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전날 서울경찰청은 김 전 원내대표와 관련된 각종 의혹 고발 사건 11건 가운데 10건을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공공범죄수사대에 배당해 수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 전 원내대표는 민주당 서울시당 공천관리위원회 간사이던 2022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강선우 의원이 1억원의 공천 헌금을 받은 사실을 알면서도 묵인했다는 혐의(업무방해)로 경찰에 고발됐다. 이밖에도 대한항공으로부터 숙박권을 받아 사용한 의혹(뇌물수수·청탁금지법 위반), 지난 9월 박대준 당시 쿠팡 대표와 만나 고가의 식사를 하면서 보좌진 출신 쿠팡 임원에 대한 인사 불이익을 종용했다는 혐의(위계에 의한 업무방해, 청탁금지법 위반) 등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