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선수만 개인 연봉 상한 규정 등 대상
다음 시즌부터 상한선 8.2억→5.4억 결정
우승 상금도 남자보다 적어… "성차별적"
다음 시즌부터 상한선 8.2억→5.4억 결정
우승 상금도 남자보다 적어… "성차별적"
여자배구 페퍼저축은행 선수들이 30일 광주 서구 페퍼스타디움에서 열린 2025-2026 V리그 여자부 GS칼텍스와의 경기를 승리로 마무리한 뒤 환호하고 있다. 한국배구연맹 제공
국가인권위원회가 한국배구연맹(KOVO)의 성차별적 성과 규정에 대한 정식 조사에 착수했다. 프로배구 여자부 선수들에게만 적용되는 '개인 연봉 상한 규제' 등이 주요 대상이다.
인권위는 최근 접수된 KOVO의 프로배구 선수 연봉 규정 관련 진정 3건을 조사과에 배당했다고 31일 밝혔다. 인권위는 △여자부에만 적용되는 개인 연봉 상한 제한 △남자부보다 적은 여자부 우승 상금 등에 합리적 근거가 있는지 따져 볼 방침이다.
앞서 KOVO는 10일 이사회에서 2026-2027 시즌부터 프로배구 여자 선수의 개인 연봉 상한액을 기존 8억2,500만 원에서 5억4,000만 원으로 대폭 낮추는 방안을 의결했다. 개인이 받을 수 있는 최고 연봉 액수가 2억8,500만 원이나 깎이는 셈이다. 특정 선수들에게만 고액 연봉이 주어지는 현 구조를 바꾸겠다는 명분이다.
문제는 성차별 논란이다. 애초 남자부에는 없는 연봉 상한 규정이 여자 선수들에 대해서만 적용돼 온 데다, 이미 구단당 보수 총액 상한 규정도 존재해 여자 선수들이 남자 선수들보다 훨씬 적은 연봉을 받고 있는 게 현실이기 때문이다. 구단당 보수 총액은 여자부가 총 30억 원, 남자부가 총 56억1,000만 원으로 묶여 있다. 두 배에 가까운 액수다.
서울 중구에 위치한 국가인권위원회 건물. 인권위 제공
이런 상황에서 이제는 여자 선수의 개인 연봉 상한마저 확 낮춘 터라 성차별 논란은 더 증폭되는 분위기다. 특히 최근 여자부 V리그 경기 시청률이 남자부의 2배를 웃도는 등 배구 흥행을 주도하고 있다는 점도 비판의 근거다. 남자부 선수의 개인 연봉 상한 도입은 내년 3월 이사회에서 공식 안건으로 다뤄질 전망이다.
여자 배구 선수들에 대한 차별 대우는 이뿐이 아니다. 우승 상금도 적게 받는다. 정규리그 남자부 우승팀엔 1억2,000만 원의 상금이 주어진다. 여자부 우승팀은 1억 원이다. 챔피언결정전에서도 남자부 우승팀은 1억 원을 받는 반면, 여자부 우승팀은 7,000만 원을 지급받는다.
인권위는 일반적으로 3개월간 조사를 진행한다. 인권위 관계자는 "사안이 복잡할 경우 조사 기간은 길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진정이 인용되면 KOVO에 시정 권고가 내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