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연합뉴스.
소비자물가가 4개월 연속 2%대 중반의 오름세를 유지했다. 고환율의 영향으로 석유류가 큰 폭으로 뛴 데다 농축수산물 가격도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국가데이터처는 12월 소비자물가지수가 117.57(2020=100)로 1년 전보다 2.3% 상승했다고 31일 밝혔다.
지난 6~7월 2%대를 유지하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8월 1.7%까지 내려앉으며 주춤했으나, 9월(2.1%) 들어 다시 반등했다. 이후 상승 폭을 확대한 물가는 10월과 11월 두 달 연속 2.4%를 기록하며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다.
석유류가 6.1% 오르면서 올해 2월(6.3%) 이후 10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하며 전체 물가를 0.24%포인트 끌어올렸다. 고환율의 영향으로 경유(10.8%)와 휘발유(5.7%) 가격이 큰 폭으로 뛰었다. 이두원 국가데이터처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석유류 상승률이 지난달 5.9%에서 이달 6.1%로 확대됐다”며 “두바이유 기준 국제유가는 소폭 내렸지만, 환율 상승으로 석유류 가격이 더 올랐다”고 밝혔다.
농축수산물도 전년 대비 4.1% 오르며 물가 상승을 주도했다. 1년 전과 비교해 채소류(-5.1%)는 떨어졌지만, 축산물과 수산물은 각각 5.1%, 6.2% 올랐다. 품목별로 보면 사과(19.6), 쌀(18.2), 귤(15.1), 고등어(11.1), 수입쇠고기(8.0)가 큰 폭으로 뛰었다.
서비스 물가도 2.3% 올랐다. 특히, 외식을 포함한 개인서비스 물가는 1년 전보다 2.9% 상승했다.
자주 구매하는 품목 위주로 구성돼 체감물가에 가까운 생활물가지수는 2.8% 상승했다. 어류·조개류가 속한 신선어개·채소·과실 등 기상조건에 따라 가격변동이 큰 품목으로 구성된 신선식품지수는 1.8% 뛰었다.
근원물가 지표인 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지수는 2.3% 올랐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방식의 근원물가 지표인 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지수는 2.0% 상승했다.
올해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에 비해 2.1% 상승했다. 이는 2020년(0.5%) 이후 가장 낮은 물가 상승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