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현지시간) 개인금고 3200여개가 털린 독일 서부 겔젠키르헨의 저축은행. AFP=연합뉴스
독일 서부 소도시 겔젠키르헨의 한 저축은행 금고실에 강도가 침입해 약 3000만 유로(약 508억원) 상당의 현금과 귀중품을 훔쳐 달아났다.
30일(현지시간) dpa 통신에 따르면, 강도들은 특수 드릴을 동원해 벽면을 뚫고 금고실에 침입했다. 이어 개인 금고 3200여개를 부수고 보관 중이던 현금과 금, 보석류 등을 털어갔다. 이들의 침입 사실은 전날 오전 화재경보가 울리면서 드러났다.
은행 측은 고객이 맡긴 개인 금고 95%가 파손됐고, 피해 고객들을 위한 전용 안내 전화를 개설했다고 밝혔다.
dpa는 이번 사건으로 2500여명이 영향을 받았다며 현대 독일 역사상 최악의 은행 강도 사건 중 하나가 될 수도 있다고 보도했다.
강도 침입 소식에 고객 약 200명이 은행 앞으로 몰려와 자신의 금고가 피해를 봤는지 정보를 요구하며 진입을 시도하자 경찰은 안전을 위해 은행을 폐쇄했다. 독일 일간 빌트는 분노한 일부 고객이 변호사와 연락하면서 은행 진입을 상의하는 장면도 목격됐다고 전했다.
이 은행은 "각 금고의 보관물에 대해서는 최고 1만300유로(약 1750만원)의 보험이 적용된다"며 "피해 고객에게 서면으로 개별 통보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초동 수사 결과에 따르면, 용의자들은 주차장을 통해 건물에 침입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지난 28일 밤부터 29일 새벽 사이 인근 주차장에서 커다란 가방을 든 남성 여럿을 봤다는 목격자 진술을 토대로 수사 중이다.
CCTV에는 29일 새벽 검은색 차 1대가 마스크를 쓴 탑승자들을 태운 채 주차장을 빠져나가는 모습이 포착됐다. 이 차량 번호판은 독일 하노버에서 도난된 것으로 확인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