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시통역 두고 청문위원들과 언성


해롤드 로저스 쿠팡 임시 대표가 30일 열린 국회 연석청문회에서 언성을 높이고 불쾌감을 표시했다. 쿠팡의 창업자인 김범석 쿠팡 Inc 이사회 의장이 불출석 한 가운데, 로저스 대표가 비협조적인 태도를 보이자 청문위원들의 질타도 쏟아졌다.

해롤드 로저스 쿠팡 대표이사가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30회국회(임시회) 쿠팡 침해사고 및 개인정보 유출, 불공정 거래, 노동환경 실태 파악과 재발방지 대책 마련을 위한 연석 청문회에 출석해 최민희 위원장의 동시통역기 착용 지시에 답변하고 있다./뉴스1

로저스 대표는 30일 국회에서 열린 ‘쿠팡 연석청문회’에 출석해 대규모 개인정보유출과 자체 조사 의혹, 과로사 은폐 의혹 등에 대한 질의를 받았다.

의원들과 로저스 대표의 충돌은 통역부터 시작됐다. 지난 17일 열린 청문회에서 로저스 대표 발언에 대한 오역 지적이 나와 동시통역을 준비했으나, 로저스 대표는 개인통역사를 고집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장인 최민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개인통역사를 거절하자 로저스 대표는 “정상적이지 않다. 이의를 제기하고 싶다”며 언성을 높였다.

로저스 대표의 답변에 대한 지적도 이어졌다. 특히 정일영 민주당 의원이 ‘김범석 의장이 사태에 책임이 있나’라고 질문했지만, 로저스 대표는 김 의장에 대한 언급 없이 “저는 쿠팡의 한국 대표로서 이 사태에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의원들이 김 의장이 과로사와 관련해 노동 강도를 축소하도록 지시했다는 의혹에 대한 증거가 제시되자 로저스 대표는 “이 문서들의 진위가 확인된 바 없다”는 말만 반복했다.

30일 국회에서 열린 쿠팡 침해사고 및 개인정보 유출, 불공정 거래, 노동환경 실태 파악과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을 위한 청문회에서 해롤드 로저스 쿠팡 대표이사가 최민희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의 동시통역기 착용 요구에 답변하고 있다./연합뉴스

최 위원장은 로저스 대표를 향해 “대화가 안 된다” “답변을 앵무새처럼 되풀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답변이 반복되자 나아가 “김범석씨는 왜 한국말의 함의를 모르는 사람을 내세워서 왜 이런 장난질을 하나”라고 비판했다.

로저스 대표는 의원들이 답변을 단답으로 할 것을 요구하자 손가락으로 책상을 치며 “그만합시다(Enough)”라고 말하기도 했다. ‘1인당 5만원 이용권’이 보상안이 아니라 판촉 행위라는 비판엔 로저스 대표는 “전례가 없는 보상안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조선비즈

송복규 기자 [email protected]